[더팩트 | 박순규 기자] 실낱같던 희망도 사라졌다. 초반 부진으로 '경우의 수'에 내몰린 한국 야구가 일본과 대만이 4차전에서 승리하면서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슈퍼라운드(4강) 진출에 실패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7일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오프닝 라운드 B조 4차전에서 일본이 쿠바를 상대로 7-6 승리를 거두고, 대만이 호주를 11-3으로 제압함에 따라 2위 진입 기회가 사라졌다. 일본은 쿠바와 의외의 접전을 펼친 끝에 1점 차 승리를 거두며 4연승으로 1위를 확정했다. 대만은 호주를 크게 이기며 3승 1패로 2위를 차지했다.

하루를 쉬면서 다른 팀의 결과를 지켜보던 2승 2패의 한국은 이로써 2위에 오를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가 사라져 18일 호주와 최종전에서 이기더라도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대만이 쿠바에 지더라도 승자승 순위 결정 방식에 따라 한국은 대만을 넘어설 수 없다.

한국은 대만과 지난 13일 1차전에서 3-6으로 패했다. 쿠바와 2차전에서 8-4로 승리한 한국은 15일 일본전에서 이겼으면 4강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으나 이마저 3-6으로 패하면서 2패를 안아 '경우의 수'에 접어들었다. 한국은 16일 도미니카공화국과 4차전에서 0-6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9-6으로 뒤집는 집중력을 보여줬으나 결국 대만 일본전 패배가 발목을 잡아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는 A,B조 2위까지 슈퍼라운드에 오를 수 있다. 일본과 대만은 A조 1, 2위로 슈퍼라운드에 오른 베네수엘라, 미국과 결승행을 다툰다. 슈퍼라운드는 21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다. 한국은 2015년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오르고, 2019년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린 이번 대회에서는 4강 진출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한국은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국제대회에서 쇠퇴 기미를 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최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006년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으로 황금기를 누리던 한국 야구는 2013년과 2017년, 2023년 WBC에서는 모두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메이저리거가 출전하지 않는 WBSC 주최의 프리미어12에서는 2015년 우승, 2019년 준우승으로 선전해왔지만, 이번 대회인 2024년에는 4강 진출의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하도 오프닝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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