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어느 팀이 더 이득일까.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우 쌍포' kt 박병호(37)와 삼성 오재일(37)이 전격적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으면서 두 팀의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는 셈법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프로야구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28일 동갑내기 베테랑 박병호와 오재일을 맞트레이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kt에서 출전 기회를 잃어가던 '우타 거포' 박병호가 kt에 이적 요청을 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전격 트레이드다. 박병호와 '좌타 거포' 오재일 모두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긴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중량급 선수란 점에서 이후 행보와 두 구단의 이해득실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시즌 부진한 성적을 낸 박병호는 지난 벤치 멤버로 밀리자 구단 관계자들을 찾아 출전 기회와 관련한 건의를 했고,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자 구단에 방출(웨이버 공시)을 포함한 이적 요청을 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박병호가 허리 통증을 이유로 2군으로 내려간 26일 이후 이틀 만이다.
이에 따라 kt는 박병호와 더는 함께 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트레이드 대상을 물색한 뒤 28일 경기 시작 전 삼성과 트레이드에 전격 합의했다. 삼성 역시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인 오재일에 대한 고민과 거포에 대한 필요에 따라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하던 오재일은 자유계약선수(FA)로 2021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 2022시즌까지 맹활약했으나 지난 시즌 타율 0.203, 11홈런, 54타점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에도 22경기에서 타율 0.234, 3홈런, 8타점에 그쳤다.
'거포' 박병호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인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활용하는 삼성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길 희망하고 있다. 박병호는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소속 시절인 2014년과 2015년 각각 50개 이상의 홈런을 친 KBO리그 대표 장타자다. kt로 이적한 2022년 타율 0.275, 35홈런, 98타점을 기록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고, 지난 시즌에도 타율 0.283, 18홈런, 87타점으로 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44경기에서 타율 0.198, 3홈런, 10타점으로 부진했다.
삼성 역시 '우타 거포'에 대한 갈증을 박병호가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은 28일까지 팀 홈런 50개로 리그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팀 장타율은 0.402로 리그 7위에 그치고 있다. 팀 내 홈런 1위 김영웅(12개), 2위 구자욱(9개) 모두 좌타자다. 7홈런으로 팀 내 홈런 3위인 우타자 이성규와 우타자 중 꾸준하게 홈런을 기대할 수 있지만 2홈런에 그치고 있는 강민호 역시 폭발력이 떨어진다. 이 같은 팀 내 타선을 고려한 삼성의 박병호 영입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오재일은 2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 2-4로 뒤진 9회말 대타로 나와 좌중월 솔로 홈런을 치며 홈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오재일은 곧바로 상경해 29일 kt에 합류할 예정이다. 허리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간 박병호는 몸 상태에 따라 삼성 1군 합류 시기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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