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 9회 재역전 스리런, 29년 만의 우승 탈환 '청신호'


10일 2023 한국시리즈 3차전 9회 초 재역전 3점포...8-7 역전승 '수훈갑'
KS 2승1패 LG, 1994년 우승 후 29년 만의 V3 가능성↑

LG 캡틴 오지환이 10일 kt와 2023 한국시리즈 3차전 9회 초 2사 1,2루에서 극적인 재역전 스리런 결승포를 터뜨린 후 환호하면 베이스를 돌고 있다./수원=뉴시스

야구는 9회부터...29년 만의 우승 가능성을 키운 오지환의 감격 세리머니./수원=뉴시스

재역전의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오지환과 LG 선수들./수언=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LG 베테랑 오지환(33)이 극적인 홈런으로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능성을 높였다. 1승1패 후 우승의 관문으로 여겨지는 3차전에서 드라마 같은 재역전 3점포를 쏘아올리며 우승 갈증에 목마른 LG팬들을 춤추게 했다.

LG 내야수이자 '주장' 오지환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KS) 3차전 kt와 원정경기에서 5-7로 뒤진 9회 초 2사 1,2루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드라마 같은 재역전 스리런 결승 홈런을 날려 LG의 8-7 재역전승에 앞장섰다.

패색이 기울던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타석에 들어선 5번 타자 오지환은 2사 1, 2루에서 kt 마무리 김재윤의 바깥쪽 129km의 포크볼 초구를 고른 뒤 143km 직구를 정확하게 받아쳐 비거리 120m의 3점 아치를 그려냈다.

오지환의 역전 스리런 결승 홈런은 야구 경기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 내용을 보여준다는 8-7 '케네디 스코어'를 기록함으로써 이날 경기의 백미의 작용했다. '케네디 스코어'는 미국의 제35대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TV 정책 토론회에 출연해 야구 경기에서 8-7 스코어의 경기가 가장 재미있다고 말한 데서 유래됐다.

데일리 MVP에 선정돼 상금 100만 원을 받은 LG 주장 오지환./수원=뉴시스

kt 이강철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승운이 저쪽(LG)으로 갔다"고 말할 정도로 극적인 홈런이었다. 초구 변화구를 침착하게 고른 오지환은 상대 포수가 마운드에 올라 투수 김재윤과 상의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2구 직구를 기다렸다는 듯이 배트를 돌려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결승 스리런포로 연결했다. 오지환의 풍부한 경기 경험이 절체절명의 순간 심리전 승리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기록한 오지환은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오지환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무조건 하나 쳐야겠다 생각했다. 거짓말처럼 공이 잘 맞아버려서 좋았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분위기가 다운됐지만 찬스를 만들어보고자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29년 만의 우승 염원으로 1점 차 재역전승을 끌어낸 오지환과 LG 선수들./수언=뉴시스

이로써 LG는 1차전 패배 후 2, 3차전을 잡고 한국시리즈 전적을 2승1패로 뒤집으며 7전 4승제의 우승 가능성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무승부 포함)로 맞선 뒤 먼저 2승째를 거둔 팀은 85%의 확률(20회 중 17회)로 우승컵을 들었다. LG는 지난 1990년 백인천 감독 시절 삼성을 상대로 한국시리즈 4연승을 기록하며 처음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1994년 이광환 감독 체제에서 다시 태평양을 상대로 역시 4연승 우승을 거뒀지만 이후 28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 했다.

하지만 LG의 우승 염원은 2023년 들어 더욱 불꽃처럼 타올랐다. 정규시즌 1위를 기록한 올 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3으로 재역전패를 당하며 기세가 꺾이는 듯했으나 2차전에서 1회 초 4점을 내주고도 박동원의 8회 말 극적인 역전 투런홈런에 힘입어 1승 1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8-7 케네디 스코어로 3차전을 마무리한 LG 이정용과 박동원 배터리./수원=뉴시스

시리즈 전체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3차전에서도 LG의 집념은 거세게 불을 뿜었다. kt도 대단했지만 LG의 기세에는 미치지 못 했다. kt는 특히 'LG 천적’ 웨스 벤자민을 내고도 패해 더 충격이 컸다. 벤자민은 올 시즌 LG전에 5차례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강했다. 하지만 3회 안타와 볼넷으로 주자를 쌓은 벤자민은 오스틴 딘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다.

kt는 3회 황재균의 적시타와 5회말 상대 실책과 타선의 집중력을 더해 4-3 역전에 성공했지만 6회 곧바로 역전을 허용했다. 6회 무사 1루에서 필승조 손동현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박동원에게 2점 홈런을 맞으며 역전당했다. 2차전에선 박영현이, 3차전에선 손동현, 필승조 듀오가 모두 박동원에게 역전포를 얻어맞으면서 충격을 더했다.

1차전을 내주고 2,3차전을 역전승으로 끌어낸 LG선수들이 감격적인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수원=뉴시스

kt는 8회 말 LG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배정대의 안타와 황재균의 동점 적시타, 그리고 박병호가 역전 스리런포를 터뜨려 7-5로 역전에 성공하며 3차전 승리를 가져오는 듯했다. 하지만 LG의 집념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몰린 LG가 오지환의 재역전 스리런 결승포로 시리즈 전적 2승 1패의 우위를 가져갔다. 3차전 모두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1점 차 승부를 펼친 뒤라 LG의 역전승은 더 짜릿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2차전 승리로 자신감을 찾았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 승리에 대한 열정과 절실함을 갖고 있기에 오늘 경기에서도 승리를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서두르는 부분이 있다. 다음 경기는 보다 침착하게 준비하는 게 중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LG와 kt는 1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펼친다. LG는 김윤식을, KT는 엄상백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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