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화려함보다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드리는 야구를 펼치겠다."
'국민타자' 이승엽(46)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은 14일 오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새 사령탑으로 확정된 후 성원해준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야구를 펼쳐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승엽 신임 감독은 "현역 시절 야구 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았다. 지도자가 되어 그 사랑을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다. 그러던 중 두산베어스에서 손을 내밀어주셨고 고민 끝에 결정했다.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삼성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선수 은퇴 후 5년 만에 지도자로 복귀하는 소감을 말했다.
오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임식을 갖는 이승엽 감독은 "그리웠던 그라운드를 5년 만에 밟게 됐다. 현역 시절 한국과 일본에서 얻은 경험에다 KBO 기술위원과 해설로 보고 배운 점들을 더해 선수단을 하나로 모을 것"이라며 이승엽식 야구관을 설명했다.
일찌감치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한 두산은 기존의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며 리빌딩에 나서면서 슈퍼스타 출신인 이승엽 위원과 역대 신인 감독 최고 대우로 예우하며 계약에 성공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기간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5억원)이다. 최근 신임 감독의 연봉이 2억원~2억5000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최고 대우다.
두산은 지난 11일 2015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팀을 이끈 김태형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며 팀 재건에 착수했다. 8년(2015∼2022년)의 재임 기간 동안 7년 연속 한국시리즈(2015∼2021년)에 진출하고 3차례 우승(2015, 2016, 2019년)을 일군 김 전 감독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결별한 두산은 곧바로 이승엽 신임 감독과 접촉해 계약에 이르렀다.
두산 관계자는 "이승엽 감독의 이름값이 아닌 지도자로서의 철학과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조화를 통해 두산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신임 감독으로 영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은 선수 시절 '국민 타자'로 이름을 날린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적 선수로 꼽힌다. 경상중-경북고를 거쳐 1995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통산 1096경기서 타율 0.302, 467홈런, 1498타점을 기록했다. 현역 시절 최우수선수(MVP) 및 홈런왕을 각각 5차례, 골든글러브를 10차례 수상했다. 통산 홈런 순위에서도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활약하며 재팬시리즈 우승을 2차례 경험한 바 있다. 일본 프로야구 시절을 포함해 한일 통산 626홈런의 기록했다. 국내리그에서 2156개, 일본에서 686개로 한일 통산 총 2842개의 안타를 때렸다. 프로야구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03년·56개)도 보유하고 있다.
국가대표로서도 국민들에게 기쁨을 줬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금메달 1개(2008년), 동메달 1개(2000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1개(2002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3위(2006년) 등의 성과를 이끌었다. 은퇴 후에는 KBO리그 해설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재단법인 이승엽야구장학재단을 운영해 풀뿌리 야구 문화 정착에 힘썼다.
통산 타율 0.302(7132타수 2156안타) 467홈런 1498타점 1355득점의 성적을 남기고 2017년 KBO 사상 첫 은퇴투어를 펼치며 선수 생활을 마감한 이승엽 감독은 지도자 경험이 없지만 꾸준히 해설위원과 기술위원으로 현장을 지켜 감독으로서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skp200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