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2021메이저리그 양키스전 선발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13승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몬스터'는 회춘하고 있는가. 모든 구종에 힘이 넘쳤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이 확 달라진 모습으로 양키스 타선을 잠재우고 '2전3기'의 시즌 13승에 성공한 것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 최고 구속 151km를 찍은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이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은 7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 원정경기에 수염을 깎고 심기일전한 마음으로 선발 등판한 뒤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3실점 이하)로 호투하며 8-0 승리를 이끌어 토론토 팬들을 기쁘게 했다.
시즌 27번째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그동안 13승 도전에서 두 차례 실패한 뒤 오른 세 번째 등판에서 드디어 13승(8패) 관문을 뚫어 의미를 더했다. 13승은 뉴욕 양키스의 게릿 콜의 14승에 이어 아메리칸 리그 다승 단독 2위의 기록이다. 포스트진출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토론토의 5연승에 기여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ERA)은 3.92에서 3.77로 떨어졌다.
특히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을 벌이는 양키스와 원정 4연전의 첫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써 류현진의 투구가 더 빛났다. 74승63패를 기록한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순위 1위인 양키스(78승59패)를 3.5경기 승차로 추격하고 있다. 양키스는 최근 9경기에서 2승7패로 부진, 상승세를 타고 있는 토론토의 역전도 바라볼 수 있다.
최근 2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으로 연패를 기록한 류현진은 이날 파워넘치는 투구로 '코리안 몬스터'의 진가를 입증했다. 토론토 구단이 SNS를 통해 '몬스터의 오후(A monster afternoon)'라며 류현진의 호투를 극찬할 정도로 중요한 경기에서 눈부신 피칭을 했다. 류현진은 1회말 애런 저지를 상대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 공은 94마일에 달한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류현진은 최근 초반부터 전력피칭을 보이고 있는데 이날도 1회부터 93마일(150km) 이상 구사한 공만 6개에 달했고 커터의 구속도 90마일(145km)까지 육박하면서 타자들의 혼란을 부채질했다. 특히 류현진은 올해 양키스전에서 유달리 강한 면모를 이날도 이어갔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까지 총 4차례 양키스전에 나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88(24이닝 5실점 4자책)을 기록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등판한 양키스전에서 3승1패를 거뒀다. 토론토 타선은 이날도 1회부터 마커스 세미엔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백투백 홈런을 터뜨리는 등 마운드의 류현진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 도우미' 세미엔은 9회 만루 홈런까지 터뜨리며 류현진의 13승을 지원했다.
류현진은 양키스전 호투는 최근 부진으로 자아냈던 우려를 완전히 떨쳐버렸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끌었다. 류현진은 지난 8월 22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12승을 거둔 뒤 8월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13승 도전에 나섰으나 3⅔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이어 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5⅔이닝 3실점)에서도 체인지업이 흔들리고 한 이닝에 대량 실점하면서 고개를 떨궜으나 보란듯이 양키스전에서 부활하며 에이스의 존재감을 보였다.
"얼마 남지 않은 경기에 선발 투수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한 류현진은 자신의 결의를 내보이 듯 올스타브레이크부터 길렀던 수염을 말끔히 밀고 양키스전에 나서 최고 93.9마일(약 151.1㎞)의 빠른 공을 던졌다. 포심패스트볼의 속구로 타자들의 마음을 흔든 뒤 예리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터로 탈삼진 행진을 펼쳤다.
류현진은 5회 말 22개의 공을 던지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3개의 안타를 내줬으나 모두 산발 단타로 막았으며 한 이닝에 2명의 주자를 내보내지도 않았다. 무4사구 경기는 시즌 5번째다. 류현진은 4회말 2사에서 4번 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상대해 볼 3개를 던졌지만 내리 스트라이크 3개를 잡아 삼진 아웃시키기도 했다.
류현진은 6회까지 총 80개의 공을 던지며 7회 등판도 가능했으나 7회 초 추가 득점이 터지자 7회 말 트레버 리차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 토론토는 9회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솔로 홈런과 세미엔의 만루 홈런이 터지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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