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시즌 15번째 선발 등판, 6회까지 무실점 투구하다 7회 4실점 '아쉬움'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대승을 거뒀지만 웃을 수 없는 경기였다. 6회까지 12-0의 압도적 리드와 무실점 쾌속 투구를 이어가다 7회 집중력이 흔들리며 4실점, 마운드를 넘겨줬기 때문이다. 완투를 넘어 완봉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지나친 신중함이 결국 화를 불렀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류현진(34)이 27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동안 모두 91개의 공을 던져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12-4의 승리투수로 시즌 7승(4패)을 달성했다. 올 시즌 15번째 선발 등판한 평균자책점(ERA)은 3.25에서 3.41로 소폭 상승했다.
류현진은 지난 21일 볼티모어 원정에서 7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6승째를 거둔 데 이어 올들어 처음 같은 팀을 상대로 연승에 성공했다. 최고 구속 148㎞의 직구와 함께 체인지업, 커브, 컷 패스트볼 등을 섞어 총 91개의 공을 던졌다. 이로써 류현진은 6월 5차례 등판에서 2승(2패)을 거두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한 달 등판 일정을 모두 마쳤다.
류현진은 이날 그동안 속을 썩이던 체인지업이 살아나며 6회까지 쾌속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은 1회 초 세드릭 멀린스를 우익수 뜬공, 트레이 맨시니를 삼진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려나갔다.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앤서니 산탄데르를 땅볼로 돌려세우며 선발 등판의 가장 큰 고비인 1회를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2회 오스틴 헤이스와 프레디 갈비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첫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마이켈 프랑코를 4-6-3 병살로 잡아낸 후 페드로 세베리노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한 이후 순항 모드에 돌입했다. 6회까지 던진 공은 모두 62개. 2회 7개의 투구수를 시작으로 5회까지 4이닝 동안 모두 한 자릿수 피칭을 하며 타선의 폭발을 이끌어냈다. 토론토 타자들은 3회 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홈런 등으로 맹타를 이어가며 3,5,6회 말에 각각 4득점, 류현진의 투구를 도왔다.
투구수 관리에도 성공한 류현진은 남은 7,8,9회만 잘 마무리하면 완투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야구는 항상 그렇듯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완투를 의식했는지, 평균자책점을 낮추려는 의지가 강했는지 몰라도 류현진의 7회 피칭은 이전 투구와 확연히 달랐다. 투구 인터벌이 길어지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 8-0 리드에서 6회 말 4점을 더 추가한 상황에서 무려 4실점하는 '아쉬운 7회'가 되고 말았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마운트캐슬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며 완투의 청신호를 켰으나 산탄데르와 헤이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투구 인터벌도 길어졌다.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프랑코에게 볼넷을 허용,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세베리노와 5구 승부 끝에 4구째 87.8마일(약 141km) 커터를 공략당해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발라이카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계속되는 만루에서 멀린스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주며 결국 제이콥 반스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7회에만 4실점한 류현진은 구원 투수 반스가 트레이 만시니를 삼진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은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했다. 류현진은 7회에만 안타 5개와 볼넷 1개를 허용했다.
6일 만에 다시 만난 볼티모어를 상대로 쾌속 피칭을 이어간 류현진은 아쉬운 7회 도중 교체된 후 벤치에 들어가서도 굳은 표정을 풀지 못 했다. 하지만 6월 들어 3경기에서 17.2이닝 13실점(12자책)을 기록하며 2패 ERA 6.23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류현진은 볼티모어를 상대로 한 2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반전에 성공함으로써 7월 10승 달성을 기대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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