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개막전 2연승 불발' 류현진, 딱 한고비를 넘지 못 한 '아쉬움'

토론토 블루제이스 1선발로 나선 류현진이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0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개막전에서 4.2이닝 3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 했다./세인트피터스버그(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

25일 메이저리그 토론토-탬파베이 개막전 선발 4.2이닝 3실점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컸다. 모두의 기대는 승리 요건 문턱의 딱 한 고비를 넘기지 못 해 허공에 사라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마운드에 오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이 25일 오전(한국시간) 2020시즌 첫 등판에서 '기대반 우려반'의 성적을 남겼다. 한국인 사상 첫 개막전 2연승이라는 대기록 요건을 딱 한 타자 남기고 교체된 것은 류현진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선발 4.2이닝 동안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 반면 승리 요건인 5회말 2사 후 한 타자를 잡지 못 하고 홈런을 포함한 연속 2안타를 내주고 강판된 것은 여름철 우려되는 급격한 체력 저하 때문이다.

류현진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개막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9번을 달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발투수로 나섰다. 6-1로 앞서던 5회 말 2사까지는 팀의 중심축답게 모두의 기대를 만족시켰다. 강약을 조절하는 투심패스트볼과 완급을 보인 체인지업으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강호로 꼽히는 탬파베이 타자들을 무력화시켰다.

특히 위기의 순간 노련한 피칭으로 삼진아웃을 잡아내며 주도권 장악에 앞장섰다.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던 3회 말 2사 1,3루 실점 위기에선 렌프로를 삼진아웃으로 잡아내며 4회초 반격에서 3득점의 물꼬를 텄다. 3-1로 앞서던 4회 말 2사 1,2루의 추가실점 위기에선 키어마이어를 역시 삼진아웃으로 솎아내 토론토 프런트의 기대에 부응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시즌 후 토론토 사상 최고액인 8000만 달러(4년)의 이적료를 받고 LA 다저스에서 팀을 옮겼다. 백넘버 99번 또한 캐나다 아이스하키 영웅인 웨인 그레츠키가 달던 번호로 류현진에 대한 캐나다인들의 기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6-1로 앞서던 5회 말 2사 2루에서 교체됐다. 타선의 도움을 받아 점수를 크게 앞선 데다 5회 말 투아웃까지 잡은 상태에서 급격히 무너져 아쉬움을 키웠다. 주니노와 디아즈를 평범한 내야땅볼로 잡으며 무난하게 승리 요건을 채우는 듯했으나 렌프로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일본인 타자 쓰쓰고에게 중월 투런홈런을 내줘 강판의 빌미를 제공했다.

류현진은 148km의 투심 패스트볼과 120km의 체인지업을 주로 사용하며 비교적 안정된 투구를 보였다. 하지만 좀처럼 내주지 않던 사사구를 3개나 내주고 5회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가운데로 볼이 몰려 연속 안타를 내주는 빌미가 됐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인 지난해 8월 급격한 슬럼프를 겪게한 체력 저하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류현진은 선발 4.2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3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류현진은 지난해 다저스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뒤 한국인 사상 첫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 2연승을 목전에 뒀으나 딱 한 타자를 잡지 못하는 바람에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해 대기록이 무산됐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에 오른 탬파베이 선발 찰리 모턴 역시 5회를 버티지 못하고 6실점 후 물러났다.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뒤늦게 무관중 경기로 개막전을 치렀다. 올시즌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144경기에서 60경기로 줄여 경기를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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