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영규 기자] 믿었던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0)가 무너지면서 '몬스터' 류현진(31)의 월드시리즈 두 번째 등판 기회도 사라졌다.
LA 다저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에이스 커쇼를 내세워 벼랑 끝 탈출을 노렸으나 홈런 3방을 내주며 보스턴 레드삭스에 1-5로 졌다. 이로써 30년 만의 정상 탈환에 나선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초보 감독' 알렉스 코라 감독 체제의 보스턴은 잘 짜여진 조직력과 과감한 용병술에 힘입어 5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복귀했다. 보스턴은 2000년 이후 4번째 월드시리즈 우승(통산 9번째)에 성공했다
3차전 연장 18회말 3-2 승리의 여세를 몰아 홈에서 대반전을 노리던 다저스는 4차전 6-9 패배에 이어 5차전에서도 무기력하게 무너지면서 홈팬들을 실망시켰다. 1승 3패로 몰린 가운데 마운드에 오른 커쇼는 1회 투런포를 맞는 등 홈런 3방을 허용하며 7이닝 7피안타 4실점했다.
보스턴 스티브 피어스는 1회초 1사 1루에서 커쇼의 시속 147㎞ 직구를 받아쳐 중앙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려 주도권을 쥐었다. 1회 결승 홈런을 친 피어스는 8회에도 페드로 바에스를 상대로 쐐기포를 쏘며 보스턴 우승에 결정적 활약을 했다. 피어스는 마운드의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제치고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올시즌 처음 보스턴 사령탑에 오른 코라 감독은 결정적 승부처에서 과감한 승부수로 경기의 흐름을 이어가는 용병술로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대조를 보였다. 코라 감독은 5차전 선발투수로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선발로 내세워 다저스의 의표를 찔렀다. 프라이스는 지난 25일 2차전 선발로 등판하고, 27일 3차전에서 구원 등판한 뒤 28일 4차전에서도 불펜에서 몸을 풀어 5차전 선발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코라 감독은 파격을 선택했다. 프라이스는 7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다저스 타선을 잠재우며 호투했다.
반면 다저스의 로버츠 감독은 3차전 24살의 '영건' 워커 뷸러, 4차전 38살의 '노장' 리치 힐의 선발 호투에도 불구하고 후속 투수 교체에 실패하며 30년 만의 우승 꿈을 날려버렸다. 3,4차전에서 1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8회초 조기 등판시킨 마무리 켄리 잰슨은 두 경기 모두 홈런을 얻어맞아 기대를 저버렸다.
이에 따라 류현진의 월드시리즈 추가 등판도 물거품이 됐다. 2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친 프라이스는 5차전에 다시 선발로 나와 호투했으나 6차전 선발이 점쳐진 류현진의 등판은 월드시리즈가 마감됨에 따라 사라졌다. 지난 2013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6년간 3천600만 달러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류현진은 다저스 잔류를 희망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팀으로의 이적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