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29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 외야수 이영욱과 KIA 투수 한기주의 1대1 맞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2006년 1차 지명으로 세간의 화제를 뿌리며 KIA에 입단한 한기주는 12년 만에 KIA를 떠나게 됐다.
대형 강속구 투수로 주목을 받았던 한기주는 광주 동성고 시절 최고 구속 150km를 웃도는 빠른 공으로 고교 3년 평균자책점 0점대의 기염을 토한 기대주였다. 이를 눈여겨 본 KIA는 한기주를 지명한 뒤 계약금 10억 원으로 영입에 성공했으나 불행하게도 프로에서는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당시 한기주가 받은 계약금은 36년 KBO리그 역사에서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최고 금액이다.
한기주는 2006년 KIA에 입단해 프로 통산 8시즌 동안 239경기에 등판, 25승 28패 7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퓨처스리그에서만 13경기 등판했다. 입단 당시의 기대와 달리 KIA에서는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다. 데뷔 첫 해 44경기에 등판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승11패1세이브8홀드, 3.26을 기록했을 뿐, 이후 성적은 부상으로 불펜을 오가며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데뷔 첫 해 간신히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으나 이후 2년간은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7년부터 2년간 101경기에 모두 구원등판해 5승5패51세이브,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했다. 선발 대신 소방수로서의 변신 가능성이 어느 정도 보이던 상황에서 불행이 시작됐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의 아쉬움과 함께 2009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고, 2010년부터 수술과 재활을 반복했다. 2009년 여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2011시즌에 맞춰 복귀를 준비했으나, 2010년 다시 팔꿈치에 염증이 생겼다. 2011시즌 1군에 돌아왔지만 위력은 사라진 상황이었다.
2013시즌에는 어깨 회전근 파열로 시즌 아웃. 사실상 선수 생명이 위험하다는 얘기까지 나왔으나 한기주는 기적처럼 재활했다. 2015년 7월12일 LG전에 무려 1,064일 만에 1군 복귀전을 치르기도 했다. 2011시즌부터 올해까지 7년간 한기주의 성적은 68경기 등판, 6승7패1홀드15세이브, 평균자책점 5.64. 거듭된 부상과 재활의 늪에서 결국 완벽히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좌투좌타인 이영욱은 덕수중-중앙고-동국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 삼성에 입단한 뒤 상무(2012~2013년)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프로 통산 8시즌 동안 52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5리, 12홈런, 103타점, 173득점, 72도루를 기록한 베테랑 외야수다. 한기주를 삼성에 보낸 KIA 관계자는 "이영욱이 견실한 외야 수비와 주루 능력을 갖추고 있어 내년 시즌 활용도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트레이드 배경을 설명했다.
과연 한기주는 KIA에서의 불운을 떨쳐내고 비상할 수 있을까. 새로운 환경에서 얼마나 강렬하게 부활의 의지를 보이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 성적을 가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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