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정식기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이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막을 올린다. 한국과 일본, 대만 프로야구의 24세 이하 또는 3년차가 넘지 않는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 이후 2년 만의 한일전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한 대만 선수가 일본 프로구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만프로야구(CPBL)에서 2년 연속 4할 타율을 기록한 외야수 왕보롱(24,라미고 몽키스)이다.
왕보롱은 2016시즌 CPBL에서 타율 0.414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2017시즌에도 0.407으로 타격왕에 올랐다. CPBL에서 4할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왕보롱 외에도 있지만 2년 연속은 그가 처음이다. 왕보롱은 지난 2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일본 대표팀이 대만프로연합팀과 연습경기를 했을 때 노리모토 다카히로(라쿠텐)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려 일본 야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5월 한화 김태균이 연속경기출루 기록을 세웠을 때 대만 중신 브라더스 내야수 린즈셩의 기록이 눈길을 끌었다. 그가 지난해 109경기 연속 출루로 테드 윌리엄스의 메이저리그 기록(84경기)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리그의 차이 때문에 왕보롱의 4할 타율도 상대적일 수밖에 없지만 그의 타격이 일본프로야구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만큼 뛰어난 것은 틀림없다.
왕보롱은 올해 115경기에 출장해 178안타 31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7개의 개인 타이틀을 따냈다. 이런 발군의 활약으로 '보롱 대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015년에 프로에 데뷔한 그는 세 시즌을 치러 해외 진출이 가능해졌다. 대만 프로야구 규약은 활동기간 3년이 지난 선수는 구단이 동의하면 해외 진출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외야수가 타격의 정확성만으로 해외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다. 장타력이 필요하다. 왕보롱은 프로에 들어오기 전부터 타격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장타력은 돋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프로에 들어온 이후 장타력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타격 자세와 타석에서 배트를 내는 타이밍 등을 바꾸며 장타를 더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안타수는 지난해 200개에서 올해 178개로 줄었지만 홈런은 29개에서 31개로 약간이지만 늘었다. 힘이 좋다기보다는 스윙이 부드럽고 타격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더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
타격뿐 아니라 외야 수비도 좋은 편이다. 어깨가 아주 강하지는 않지만 송구가 정확하고 위치 선정과 타구 처리도 뛰어나다. 베이스러닝도 수준급이다.
이미 일본프로야구의 눈길을 끌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이번 APBC는 각 구단이 다시 한 번 그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뿐 아니라 KBO리그도 관심을 가질 만한 타자다. 16일 일본전에 이어 17일 대만전을 치르는 한국 대표팀이 경계해야 할 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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