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정식기자] 2017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다투고 있는 LA 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시즌 중 주목할 만한 전력 보강을 했다. 다저스는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다르빗슈 유(31)를 데려왔고, 휴스턴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저스틴 벌랜더를 영입했다. 월드시리즈 제패를 위한 두 팀의 선택, 그 결과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다저스는 지난 7월 말(현지시간)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 당일 텍사스에 유망주 3명을 내주고 다르빗슈를 받았다. 에이스 댈러스 카이클조차 팀이 전력 보강에 미온적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을 정도였던 휴스턴은 8월 말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1분 남겨놓고 디트로이트와 트레이드를 성사시켜 벌랜더를 얻었다.
다저스의 영입 대상 투수는 다르빗슈 외에 벌랜더와 소니 그레이(오클랜드 애슬레틱스)도 있었다. 그러나 벌랜더는 디트로이트와 최소 2019년까지 총 5천600만 달러 계약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다저스로서는 2년간 거액의 연봉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그레이는 영입과 동시에 다년 계약을 할 수 있는 상황으로 트레이드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데려오는데 따른 출혈이 너무 컸다. 결국 다저스는 올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다르빗슈를 선택했다. 이후 그레이는 뉴욕 양키스로, 벌랜더는 휴스턴으로 가게 됐다.
흥미로운 것은 아메리칸리그 전체 승률 1위로 창단 후 첫 우승을 노리는 휴스턴도 다르빗슈에 관심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텍사스는 같은 지구의 휴스턴 대신 리그가 다른 다저스로 다르빗슈를 보냈다. 어쩌면 벌랜더와 다르빗슈가 지금과 다른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에서 대결했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다저스는 1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으로 돌아와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휴스턴에 3-1로 역전승을 거두고 3승 3패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다저스 타선은 5회까지 휴스턴의 선발 벌랜더에게 5회까지 1안타만을 뽑아내고 8개의 삼진을 당하며 철저하게 막혔다. 트레이드의 명암이 엇갈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0-1로 뒤진 6회 말 오스틴 반스의 안타, 체이스 어틀리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맞은 무사 1,2루에서 크리스 테일러의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고 코리 시거의 희생플라이로 경기를 뒤집었다. 7회말에는 족 피더슨이 벌랜더에 이어 등판한 조 머스그로버를 상대로 1점홈런을 터뜨려 점수차를 벌렸다.
2차전에서도 6이닝을 2안타로 막았으나 그 2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던 까닭에 3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던 벌랜더는 6차전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리즈가 타격전 양상으로 흘러왔기 때문에 다저스가 벌랜더를 잡지 못한 것이 별 영향이 없어 보이지만 만약 벌랜더가 다저스 투수로 나섰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벌랜더가 다저스의 선발과 불펜을 모두 안정시키는 것도 있지만 그가 없는 휴스턴 선발진이 훨씬 약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2일 벌어지는 마지막 7차전에 휴스턴은 랜스 맥컬러스를, 다저스는 다르빗슈를 각각 선발로 내보낸다. 다르빗슈는 앞서 3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2회를 못 넘기고 홈런 1개를 포함한 6안타를 맞으며 4실점으로 무너져 패전투수가 됐다. 다저스는 불펜 소모가 심하고 믿었던 불펜 투수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마운드 총력전이지만 그럴 수록 선발의 중요성이 크다. 다르빗슈가 어떤 피칭을 보여주느냐가 챔피언 결정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트레이드에서 다저스의 선택이 옳았는가도 함께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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