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31일 애리조나전 4이닝 8피안타 6실점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타자들의 노림수와 심판의 일관성 없는 판정에 '코리안 몬스터'도 무너지고 말았다. '멘탈'이 흔들리며 후반기 최악의 피칭으로 시즌 7패(5승)째를 떠안은 류현진(30)이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31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펼쳐진 애리조나와 2017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등판해 패전투수가 됐다. 4이닝 동안 안타 8개(홈런 2개)를 맞고 볼넷 3개를 내주며 6실점 했다. 4회까지 80개의 공을 던져 49개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면서 2개의 삼진을 뽑아낸 뒤 5회 교체됐다. 경기 후반 다저스가 추격전을 벌였으나 4-6으로 지면서 시즌 7패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 자책점은 3.71로 치솟았다.
1회부터 흔들렸다. 홈런 두 방을 맞고 3실점 했다. 1사 후 애덤 로살레스에게 70.4마일(약 113km) 커브를 던지다 솔로포를 얻어맞았고, A,J. 폴락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4번 타자 폴 골드슈미트에게 투런포를 내줬다. 89.1마일(약 143km) 포심 패스트볼을 낮게 던졌으나 골드슈미트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애리조나 타자들의 '적극적인 공격'에 류현진의 상승세가 꺾였다. 1회 허용한 두 개의 홈런 모두 초구를 공략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 기록한 8피안타 가운데 초구를 맞은 게 4번, 2구째가 3번, 5구째가 1번이었다. 7개의 안타를 초구나 2구째에서 내줬다. 류현진의 빠른 승부 타이밍을 예측한 애리조나 타자들의 노림수에 당한 셈이다.
여기에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은 류현진을 더욱 힘들게 했다. 같은 좌완인 애리조나 선발 투수 로비 레이와 다르게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이 류현진에게 좁은 느낌을 줬다. 레이가 던져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비슷한 코스의 공이 몇 차례 류현진에게는 볼로 판정되면서 힘이 많이 빠졌다.
특히, 안정을 찾아가던 3회말 2사 후 J.D 마르티네스와 대결에서 던진 6구째 공이 볼로 판정된 부분이 컸다. 구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으며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브랜던 드루리에게 2루타를 맞고 추가점을 허용했다. 4실점째 하면서 투구수도 불어났다. 그리고 4회 들어 2점을 더 잃고 결국 조기 교체되고 말았다.
후반기 최다 실점으로 숙제를 확인한 류현진이다. 상대의 빠른 공략에 대한 대비와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는 제구력 유지가 더욱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수도 있는 애리조나를 상대로 발견한 숙제이기에 '패배'라는 비싼 수업료가 더 큰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류현진마저 패전을 기록하면서 다저스의 시즌 첫 4연패의 늪에 빠졌다. 다저스는 9월 1일 경기에서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다저스 선발은 마에다 겐타, 애리조나 선발은 잭 그레인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