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볼파크] 연속경기출루 아시아 기록 보유자는 린즈셩?


[더팩트 | 최정식 선임기자] 프로야구 한화의 간판타자 김태균이 16일 열린 넥센과 경기에서 70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kt전에서 64경기 연속 출루로 펠릭스 호세의 KBO 기록을 경신한데 이어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시절인 1994년에 세운 69경기마저 넘어섰다.

그런데 이 기록이 '아시아 최다'인지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을 수 있다. 대만의 린즈셩이 이치로보다 훨씬 많은 경기에서 연속 출루를 했기 때문이다. 대만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의 내야수 린즈셩은 지난해 109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했다. 이치로는 물론 테드 윌리엄스의 '세계 기록'(84경기)마저 '경신'했다.

린즈셩의 기록이 있는데도 김태균의 연속 출루를 '아시아 기록'이라고 한다면 메이저리그가 오 사다하루의 통산 홈런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리그의 차이를 들어 아시아의 진정한 프로야구는 한국과 일본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린즈셩은 자신의 기록에 대해 자부심을 나타냈지만 이치로나 윌리엄스를 넘어선 것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자신이 뛰는 리그가 일본이나 미국보다 수준이 낮다고 생각해서는 아니었다. 2015년에 60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한 뒤 시즌이 끝났고 지난해 49경기를 보탰기 때문이다. 이치로와 윌리엄스는 한 시즌에 기록을 달성했다.

김태균의 기록도 린즈셩과 마찬가지로 두 시즌에 걸쳐 이룬 것이다. 단일 시즌 기록으로 이치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45경기가 더 필요하다. 그러나 단일 시즌에 달성한 것을 별도로 다룬다고 하더라도 두 시즌에 걸친 기록 역시 인정받는다. 윌리엄스는 1949년에 세운 메이저리그 1위 기록 외에도 조 디마지오와 함께 74경기의 공동 2위 기록을 갖고 있다. 디마지오는 1941년 한 시즌에, 윌리엄스는 1941년부터 1942년에 걸쳐 기록했다.

김태균의 연속 출루가 '아시아 기록'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빛나는 위업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대단한 기록으로 평가받는 것은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 안타, 그 다음이 윌리엄스의 연속 출루다. 연속 안타가 더 어렵기는 하지만 연속 출루의 가치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야구에서 출루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게 평가되고 있다. 표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통계적으로 팀의 승률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요소는 투수쪽에서는 평균자책점이고, 타자쪽에서는 팀의 타율이나 장타율, OPS가 아니라 출루율이다.

다른 리그와의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 출루율은 야구에서 중요한 지표이고, 김태균이 KBO리그에서 달성한 숫자는 그 자체로 인정받기에 충분하다. 야구는 기록의 경기지만 어떤 위대한 기록도 그 기록을 세운 선수가 뛰고 있는 무대에서 가장 큰 가치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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