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KBO리그 14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장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라이언킹' 이승엽(40·삼성 라이온즈)이 또 하나의 KBO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프로야구 통산 1390타점 고지를 밟으며 '선배' 양준혁(은퇴)을 넘어섰다. 일본 시절을 제외하고 14년 동안 큰 부상 없이 녹색 다이아몬드 그라운드를 누볐다. 프로 생활 내내 철저한 자기 관리가 만든 금자탑이다.
이승엽은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홈 경기에 5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은 3-4로 패했으나 이날 1타점을 추가해 양준혁이 가지고 있던 한국 프로야구 최다 타점(1389개)을 넘어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양준혁과 함께 1389타점으로 동률을 이뤘던 이승엽은 첫 타석에서 적시타를 폭발하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2회 무사 2루에서 상대 선발 김광현의 4구째를 통타해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2루 주자 최형우가 홈을 밟으며 이승엽의 통산 타점은 1390개로 늘어났다. 18년 만에 만든 양준혁의 업적을 이승엽은 14년 만에 무너뜨리며 최다 타점자로 등극했다.
지난 1995년 4월 16일 LG 트윈스전에서 KBO리그 첫 타점을 작성한 이승엽은 7801일 만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며 공백기를 가졌으나 지난 2012년 최소 경기 1000타점(1293경기)을 경신했고, 최다 타점까지 기록하게 됐다. 이제 11개만 더 추가하면 전대미문 1400타점 고지를 점하게 된다.
지난해 KBO리그 통산 400홈런을 돌파하며 홈런과 타점에서 최다 기록을 보유한 이승엽은 이제 한일 통산 600홈런(-2개)을 비롯해 양준혁이 가지고 있는 최다 득점(1299개), 2루타(458개), 루타(3879루타) 역시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이승엽은 26일 경기 전까지 1270득점, 2루타 427개, 3780루타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까지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기록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지금의 이승엽을 만들었다. 이승엽은 지난 1995년 프로에 입단해 일본 시절을 제외한 KBO리그 14년 동안 흔한 큰 부상 하나 없었다. 물론 잔 부상을 안고 배트를 잡긴 했으나 장기 이탈은 단 한번도 없었다. 매 시즌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팀 중심 타선을 이끌었다.
프로 데뷔 이후 2004년 일본 진출 이전 9년 동안 평균 127경기에 출장했고, 한국에 복귀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121.5경기에 나서는 괴력을 보였다. 불혹을 맞이한 올해 역시 팀이 소화한 112경기 가운데 110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이승엽이 프로 통산 100경기 이하를 소화한 적은 단 3차례. 일본 요미우리 시절인 2008년(45경기), 2009년(77경기), 2010년(56경기)에 3년 연속 두 자릿수 출전에 그쳤다. 당시 잔 부상이 있긴 했으나 부진한 성적 탓에 2군에 주로 머물러 있었지 부상 때문은 아니었다.
이승엽은 프로 데뷔 이후 매년 7개월간의 대장정을 치르면서 그 흔한 부상 이탈 없이 22년을 그라운드에서 시간을 보냈다. 불혹의 나이에도 20대 못지않은 몸 상태를 유지하며 변함없이 라이온즈 타선을 지키며 한국 프로야구 새 역사를 썼다. 등번호 36을 새긴 '철인 36호' 이승엽은 오늘도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