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31.2이닝 45탈삼진! 이닝당 1.4개-9이닝당 13개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파이널 보스'란 수식어를 달고 빅리그에 입성한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Oh K'로 돌아왔다. 시즌 5번째 1이닝 3탈삼진 경기를 펼치며 빅리그 타자들을 농락했다. 시즌 세이브 부분 톱 5를 구성하고 있는 각 팀 클로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마무리 투수 못지않은 탈삼진 본능을 자랑하고 있다.
오승환은 9일(한국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세 타자를 상대로 최고 구속 시속 94마일(약 151km)의 묵직한 강속구를 앞세워 공 18개로 모두 삼진 처리하며 팀 12-7 승리에 힘을 보탰다.
말 그대로 '완벽투'였다. 첫 타자 아담 듀발을 풀카운트 끝에 시속 92마일(약 148km)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유도했고, 에우헤니오 수아레스는 시속 84마일(약 135km) 슬라이더로 3구로, 빌리 해밀턴 역시 시속 86마일(약 138km) 슬라이더로 유인하며 연달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모든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퍼펙트 피칭'을 보였다.
오승환은 시즌 5번째 3탈삼진 투구를 펼치는 동시에 7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시즌 성적은 30경기 1승 10홀드 평균자책점 1.71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76. 31.2이닝을 소화해 모두 45탈삼진을 기록했다. 1이닝당 탈삼진은 약 1.4개, 9이닝으로 환산하면 약 13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2년 연속 40세이브 이상(45세이브, 48세이브)을 기록한 팀 클로저 트레버 로젠탈의 그늘에 가려 불펜 투수로 활약하고 있으나 시즌 성적을 보면 여느 팀 마무리 못지않은 빼어난 투구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마무리 투수의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는 탈삼진 비율은 리그 정상급이다.
9일 현재 메이저리그 세이브 부분 톱 5를 구성하고 있는 쥬리스 파말리아(뉴욕 메츠), 진마 고메스(필라델피아 필리스), 마크 멜란슨(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상 19세이브), 잭 브리튼(볼티모어 오리올스), A.J 라모스(마이애미 말린스·이상 18세이브) 모두 오승환의 탈삼진 페이스에 못 미치고 있다.
세이브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세 선수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를 보면 파말리아(28.1이닝 25탈삼진)는 8개, 고메스(31이닝 23탈삼진)가 6.7개, 멜라슨(25.1이닝 20탈삼진)이 7.2개를 기록하고 있다. 브리튼(25.1이닝 28탈삼진)이 10개, 라모스(24이닝 29탈삼진)가 11개의 9이닝당 탈삼진을 작성했다. 메이저리그 톱 5 클로저 모두 9이닝당 13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오승환과 비교해 모두 모자란 수치를 적어내고 있는 셈이다.
최근 3년 동안 세이브 타이틀 홀더의 성적을 보자. 지난해 구원왕(51세이브·76.2이닝 62탈삼진)에 올랐던 멜라슨는 당시 1이닝당 0.8개, 9이닝당 7.4개의 탈삼진에 그쳤다. 2014년 48세이브를 챙겼던 페르난도 로드니(샌디에이고 파드리스·66.1이닝 76탈삼진)는 당시 1.1개, 10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2013년 50세이브로 구원 타이틀을 가져갔던 짐 존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70.1이닝 56탈삼진)은 0.8개, 7.1개를 기록했고, 크레이그 킴브럴(보스턴 레드삭스·67이닝 98탈삼진)은 1.5개, 13개의 삼진을 잡았다. 현재 오승환 삼진 페이스와 비교해 모자라거나 비슷한 수치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로젠탈(통산 106세이브), 킴브럴(통산 239세이브),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통산 156세이브)과 비교하면 어떨까.
로젠탈은 올 시즌 19이닝을 소화하면서 30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1이닝당 1.6개 9이닝당 16개 페이스다. 통산 성적(256이닝 333탈삼진)은 각각 1.3개, 12개다. 킴브럴은 올 시즌 23.1이닝을 책임지면서 35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닝당 1.5개 9이닝으로 환산하면 14개다. 통산 성적(371.2이닝 598탈삼진)은 각각 1.6개, 15개의 탈삼진을 작성했다. 마지막으로 폭행 사건에 휘말려 뒤늦게 팀에 합류한 '파이어 볼러' 채프먼은 올 시즌 13이닝을 던져 19개의 탈삼진을 이끌어냈다. 1.5개, 13개 페이스다. 통산 성적(332이닝 565탈삼진) 각각 1.6개, 15개다.
비교한 특급 마무리투수들은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오승환보다 조금 앞선 수치를 보이고 있으나 통산 성적에선 비슷하거나 오승환에게 뒤처지고 있다.
물론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다. 마지막 이닝에 마운드에 올라 살얼음판 승부를 펼치는 마무리 투수들의 심리적 압박은 상상 이상이다. 오승환이 추격조와 필승조를 오간다는 점. 아직 시즌 중반도 지나지 않은 점 그리고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아직 오승환의 독특한 투구폼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 성적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섣부른 판단일 수 있으나 분명한 건. 현재까지 빅리그 강타자들이 오승환의 구위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고, 메이저리그 특급 마무리 투수들과 견주어 봐도 결코 뒤처지지 않은 탈삼진 비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 오승환 시즌 성적
오승환 - 30경기 1승 10홀드 평균자책점 1.71 / 31.2이닝 45탈삼진 이닝당 1.4개, 9이닝당 13개
◆ 메이저리그 세이브 부분 톱 5 성적
쥬리스 파밀리아 - 29경기 2승 1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3.81 / 28.1이닝 25탈삼진 이닝당 0.9 , 9이닝 8개
진마 고메스 - 28경기 2승 1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61 / 31이닝 23탈삼진 이닝당 0.7게, 9이닝 6.7개
마크 멜라슨 - 28경기 1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78 / 25.1이닝 20탈삼진 이닝당 0.8개, 9이닝 7.2개
잭 브리튼 - 25경기 2승 1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1.07 / 25.1이닝 28탈삼진 이닝당 1.1개, 9이닝 10개
A.J 라모스 - 25경기 18세이브 평균자책점 1.88 / 24이닝 29탈삼진 이닝당 1.2개, 9이닝당 11개
◆ 로젠탈, 채프먼, 킴브럴 성적
드레버 로젠탈 - 21경기 2승 1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32 / 19이닝 30탈삼진 이닝당 1.6개, 9이닝당 14개 / 통산 256이닝 333탈삼진 이닝당 1.3개, 9이닝당 12개
아롤디스 채프먼 - 14경기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8 / 13이닝 19탈삼진 이닝당 1.5개 9이닝당 13개 / 통산 332이닝 565탈사진 이닝당 1.7개, 9이닝당 15개
크레이그 킴브럴 - 24경기 2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2.70 / 23.1이닝 35탈삼진 이닝당 1.5개, 9이닝당 14개 / 통산 371.2이닝 598탈삼진 이닝당 1.6개, 9이닝당 1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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