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잡을 수 없는 5강. 지금은 '춘추전국시대'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한국 최고의 프로 스포츠 KBO리그가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나 팬들을 찾아간다. FA 이동, 스타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그리고 수준급 외국인 선수까지 한국 프로야구는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
2016 KBO리그가 1일 5개월간의 동면을 마치고 잠실, 마산, 문학, 고척, 대구 등 5개 구장에서 팬들을 찾아간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개 구단-144경기 체제로 돌입해 두산 베어스가 14년 만에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삼성 라이온즈의 장기 집권은 마무리됐고, 시즌 종료 후에는 이른바 '돈잔치'가 열리며 스타급 선수들이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더불어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중심 타자였던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와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꿈을 쫒아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더불어 전직 메이저리거들이 한국 땅을 밟으며 KBO리그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KBO리그는 지난겨울 'FA 대이동'을 시작으로 주력 선수들의 이적이 어느 때보다 잦았다. 특히 가을 야구에 목말랐던 팀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전력 평준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 이글스는 정우람, 심수창을 보강해 빈약했던 마운드를 보강했고, LG 트윈스 역시 '베테랑 포수' 정상호를 영입했고, 롯데 자이언츠는 손승락과 윤길현을 보강해 가을 야구를 노리고 있다. '막내 구단' kt는 2차 드래프트로 이진영을 손에 쥐었고, FA 시장에선 넥센으로부터 유한준을 데려왔다. 더불어 '돌아온 김상사' 김상현 역시 붙잡는 데 성공했다. NC 다이노스는 역대 최고액으로 박석민을 데려왔다.
반면, 출혈이 극심한 팀들도 있다. 대체로 최근 4강을 구축했던 강자들이 주축 선수들을 떠나보냈다. '극강'이라 불렸던 삼성 라이온즈는 박석민을 시작으로 '클로저' 임창용을 잃었고, 불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성환과 안지만은 복귀 시점이 불투명한 상태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 역시 '타격 기계' 김현수를 잃었다. 가장 타격이 큰 팀은 바로 넥센 히어로즈다. 박병호를 필두로 유한준, 손승락마저 팀을 옮겼고, 마운드 주력인 한현희와 조상우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NC를 제외하곤 대체로 전력 균등화가 이뤄진 KBO리그다. 전문가들은 NC 우승 후보로 꼽는 가운데 나머지 팀들은 대체로 비등비등한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투타에서 주력 선수를 잃은 넥센이 가장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매시즌 어려운 상황에서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만큼 쉽게는 무너지지 않겠다는게 넥센의 포부다.
전문가들은 4강 후보로 NC, 두산, 한화, 삼성을 꼽고 있다. NC는 박석민의 가세로 취약점이었던 3루를 보강했다. 더불어 기존 나성범-이호준-테임즈 '나이테 타선'에서 3할 20홈런이 보장된 박석민이 합류하며 '극강 타선'을 구축했다. 두산은 김현수가 팀을 떠났으나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이 버티는 선발진이 탄탄하다.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긴 하지만 김강률, 함덕주, 오현택, 이현승을 이어지는 불펜진 역시 절대 만만한 전력이 아니다. 한화는 최근 FA 시장과 외국인 선수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년 연속으로 마운드에 투자했고, 로사리오라는 거물급 타자까지 영입해 투타에서 안정된 전력을 구축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다. 삼성은 이래저래 선수들의 이탈이 많았으나 선수층이 두껍기 때문에 무난히 4강엔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롯데, LG, kt, KIA, SK, 넥센 역시 절대 쉽게 볼 팀은 아니다. 언제든지 가을 야구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전력을 구축했다.
롯데는 손승락과 윤길현의 합류로 불안했던 구원진을 보강했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손아섭과 황재균이 팀에 잔류하며 투타 균형을 맞췄다. LG는 투타 핵심인 박용택과 이동현을 잡았고, '탄탄한 안방마님' 장성호를 영입했다. 뚜렷한 보강이 없었던 KIA는 차가운 여론에도 임창용과 계약을 이끌어내 빈약했던 뒷문 보강에 성공했다. 겨울 출혈이 심했던 SK와 넥센은 각각 '김용희의 시스템 야구'와 '염갈량의 전략'으로 5강 싸움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