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솔로포-멀티히트' 박병호, 3G 연속 안타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누가 박병호를 '슬로 스타터'라고 했나. '박뱅' 박병호(29·미네소타 트윈스)가 메이저리그 시범 경기 6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2홈런 포함 3할대 타율 진입에 성공했다.
박병호는 10일(이하 한국 시각) 플로리다주 센추리링크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16 메이저리그 시범 경기에 4번·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4번 타순에 배치돼 멀티히트까지 작성하며 주전 경쟁에 청신호를 켰다. 타율은 종전 2할3푼1리에서 3할1푼3리(16타수 5안타)까지 올랐다.
박병호는 1회 2사 1루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잭 에플린을 맞아 서서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부터 시원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4회 선두 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상대 수비의 악송구를 틈타 2루까지 밟았다. 기세가 오른 박병호는 6회 구원 투수 제이크 톰슨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려 시범 경기 첫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6경기 만에 미국 무대 적응을 마쳤다. 3할대 타율 진입과 동시에 2홈런 6타점 5득점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슬로 스타터'란 꼬리표를 떨쳐낼 준비를 마쳤다. 박병호는 KBO 리그에서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였다. 시범 경기를 포함해 페넌트레이스 4, 5월까지는 타격감을 익히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와 개막 2연전에서 9타수 8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에 그치기도 했다. 미국이란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기에 우려를 낳기도 했다. 실제로 데뷔전이었던 지난 3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박병호는 3연속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미국 무대 두 번째 경기였던 4일 보스턴전에서 첫 안타를 기록한 박병호는 7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마수걸이 홈런포를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하더니 9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선 솔로포를 가동하며 두 경기 연속 아치를 그렸다. 그리고 필라델피아전에선 멀티 안타까지 터뜨리며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메이저리그에서 '얼리 스타터'로 발돋움하고 있는 박병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