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핫코너] '잠실벌 달군' 양현종 vs 장원준 '명불허전 좌완 맞대결'

명품 좌완 맞대결 양현종이 4일 열린 두산전에서 올해 첫 완봉승을 거둔 가운데 상대 선발 장원준도 호투를 펼치며 팬들에게 명풍 투수전을 선물했다. / 잠실구장 = 최용민 기자

'명품 좌완 맞대결' 양현종 vs 장원준

결과는 일방적이었으나 '명불허전 맞대결'이었다. KBO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 양현종(27·KIA 타이거즈)과 장원준(29·두산 베어스)이 잠실벌을 찾은 1만 5063명의 팬에게 '명품 투수전'을 선물했다.

KIA 타이거즈는 4일 잠실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8차전에서 선발 양현종의 완봉쇼를 앞세워 6-0 완승을 따내며 주중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했다. 시즌 26승(27패)째를 거두며 승률 5할대 진입을 눈앞에 두며 중위권 도약에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관심사는 '어느 팀이 주중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하느냐'와 더불어 양현종과 장원준이 펼치는 '좌완 맞대결'이었다. 이들은 지난달 17일 첫 맞대결을 펼쳐 모두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리고 18일 만에 위닝 시리즈로 가는 길목에서 다시 만나 보기 드문 투수전을 펼쳤다.

양현종은 출발부터 깔끔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양현종은 2회 선두 타자 홍성흔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 양의지-허경민-박건우를 각각 중견수 뜬공, 삼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불을 껐다. 이어 3, 4, 5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5회까지 무 4사구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쳤다. 투구 수는 63개에 불과했다.

양현종은 6회 선두 타자 양종민에게 볼넷을 내준 뒤 9회 최주환에게 두 번째 볼넷을 내주기까지 9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시즌 첫 완봉승을 챙겼다. 2-0으로 이긴 지난 2010년 6월 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무려 1828일만에 개인 통산 2호 완봉승이다. 더불어 세 경기, 25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은 1.48까지 끌어내렸다. 과연 KIA 에이스다운 '명품투'였다.

반면, 장원준은 5.1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2패(5승)째를 떠안았다. 2회가 아쉬웠다. 선두 이범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고, 김민우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고 무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김주형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한숨 돌렸으나 이성우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빼앗겼다. 하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으며 5회까지 KIA 타선을 1실점을 틀어막았다.

야구 팬의 시선을 사로잡은 팽팽한 투수전은 6회 아쉽게 마무리됐다. 장원준은 6회 마운드에 올라 선두 김주찬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필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를 맞고 무사 1, 3루에 몰렸다. 그런데 이상이 생겼다. 왼쪽 중지에 물집이 터진 것이다. 트레이너가 마운드에 방문했고, 장원준은 계속 던지겠다는 의사 표현을 했다. 이후 이범호를 상대로 3루 땅볼을 유도해 필을 2루에서 잡았다.

하지만 더는 견디지 못했다. 물집이 터진 왼쪽 중지에 고통은 심해졌고 오현택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오현택이 장원준의 책임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실점은 2로 늘어났다. 두산은 장원준이 강판당한 이후 마운드에 힘을 잃으며 KIA에 승리를 내줬다.

경기 후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장원준의 뜻하지 않은 부상에 아쉬워했다. 그는 "투수전으로 흐르던 경기에서 장원준이 물집으로 마운드를 내려가며 결과적으로 아쉽게 됐다"며 "양현종을 공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고 밝혔다.

[더팩트ㅣ잠실구장 = 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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