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양의 해' 을미년이 우리 곁에 다가왔다. 대형 이벤트가 많았던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스포츠 세계의 잔잔한 감동 드라마가 이어진다. 굵직한 대회는 적지만 1월 아시안컵, 6월 여자 축구 월드컵, 7월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비롯해 종목별 올림픽 예선과 세계선수권대회가 치러져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 주어진 기회를 지렛대 삼아 내일의 도약으로 삼으려는 유망주들은 조용한 칼날을 간다. 이들에게 대회 명성은 중요치 않다. 모든 경기가 이름을 날릴 새로운 장이자 도전이며 과제다. 2015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기 위해 질주하고 있는 '될성부른 떡잎'을 먼저 확인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이미 '선배 뺨치는' 실력을 갖춘 멋진 후배들이 기지개를 켤 준비를 마쳤다. '내일은 최고'를 꿈꾸며 기량을 갈고닦고 있는 '예비 스타'들을 <더팩트>에서 <신년인터뷰> 기획 코너로 미리 만나 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수원kt위즈파크 = 이성노 기자] 프로 데뷔 1년 차. 1군 무대도 아닌 2군 무대에서 이제 갓 1년을 보냈지만, 자신감만큼은 하늘을 찌른다. 괜한 자신감이 아니다. 지난 시즌 시작부터 새해 스프링캠프 직전까지 오직 '운동'에만 전념했다. 물론 성적도 좋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다승왕(9승), 최다 탈삼진(123개), 최다 이닝(118이닝)을 소화하며 올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10번째 심장' kt 위즈의 '국내 에이스'로 떠오른 박세웅(19)의 이야기다.
박세웅은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2013년 kt에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첫발을 내딛었다. 데뷔 시즌부터 거침 없었다. 특유의 묵직한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는 2군 무대에서 '언터처블'에 가까웠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에서 21번 등판해 118이닝을 던지며 9승 3패 123 탈삼진 평균자책점 4.12의 성적을 올렸다. 시즌 후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최다승리투수상을 받았고,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에선 퓨처스 투수상을 거머쥐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더팩트>는 kt 시무식이 열린 지난 14일 수원kt위즈파크를 찾아 박세웅을 만났다. 아직 '새내기 딱지'를 떼지 못한 그는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취재진을 맞았지만,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땐 베테랑 못지 않은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최고 홈런 타자 박병호를 상대하면 몸쪽 직구로 승부 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를 화려하게 수 놓은 박세웅의 눈은 2015년 프로야구 1군 무대로 향하고 있었다.
◆ 퓨처스 마운드를 평정한 '무서운 10대'
- 2014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작년 한 해를 돌아보면 좋아진 점도 있었고,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겠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경기마다 기복이 있었다. 좋았던 점은 완급조절이나 힘을 분배하는 부분이 시즌 시작과 비교해 많이 나아졌다.
- 데뷔 첫 시즌이었다. 고등학교 무대와 차이점은?
정교한 타격과 파워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고등학교 때 실투를 던져도 헛스윙이나 파울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프로는 달랐다. 실투는 대부분 장타로 이어졌다. 꼭 안타가 아니더라도 중심에 맞는 타구가 많이 나왔다.
- 가장 껄끄러웠던 상대가 있었다면.
(잠시 고민하더니) 삼성 라이온즈 타자들이 껄끄러웠다. 1군 선수들이 섞인 삼성 타자들을 상대한 적이 있었다. 몸 상태나 공이 좋았지만, 정교한 타자들이 많았다. 대체로 콘택트 능력이 좋았고, 커트도 뛰어났다.
- 시즌이 끝나고 어떻게 지냈나.
제주도 마무리 훈련을 소화하고, 대구에서 개인 훈련을 꾸준히 했다. 러닝과 웨이트를 중점적으로 했다. 캐치볼은 간단한 롱팩(70m 이상 멀리 던지기)정도를 소화했다.
-마무리 훈련에선 주로 어떤 운동을 했나
기술적인 연습도 빠지지 않고 했지만, 체력 운동을 위주로 했다. 지난 시즌에 부상이 없었는데 올해 역시 다치지 않고 시즌을 소화하고 싶다.
◆ 코칭 스태프도 인정한 '슈퍼 루키'
- 본인이 생각하는 장, 단점은?
장점은 빠른 직구라고 생각한다. 단점은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아 상대적으로 몸이 가볍다. 올 시즌 이점을 보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살을 찌우기 위해 웨이트 운동을 많이 한다. 체중이 늘다 보면 직구 구속도 그렇고 공이 더욱 묵직해진다.
- 조범현 감독과 정명원 투수 코치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감독님도 그렇고 코치님도 평소에 저를 좋게 봐주신다. 많이 가르쳐주시려고 한다. 관심을 받을 때 좀 더 잘해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저에 대한 관심은 부담되진 않는다.
- 정명원 코치가 제구력과 변화구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했는데.
1군에서 많은 타자를 상대하려면 정교한 제구력이 중요하다. 제주도 마무리캠프 전부터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코칭 스태프에게 서운한 점은 없나?
다들 평소에도 정말 잘해주신다. 언제나 좋은 말씀만 해주시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다. 조금이라도 서운한 점은 없다.
- 고등학교 시절에 개인적으로 가고 싶었던 팀이 있었나?
가고 싶었던 팀보다 저를 지명해준 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생각해왔다. 저를 믿어준 구단에 보답하고 싶었다. kt는 신생 구단이기 때문에 다른 팀과 비교해 더 많은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감독, 코치님이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주신다.
◆ 박병호 선배와 맞대결 "몸쪽 직구로 삼진!"
- 1군 데뷔를 앞두고 첫 스프링캠프다.
1군은 퓨처스리그와 많이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제 장점을 더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선 체력적, 기술적 부분 등 모든 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겠다.
- 선발 경쟁 자신 있나?
경쟁 상대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제가 던질 수 있는 공을 얼마나 잘 던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공을 꾸준히 던지다 보면 기회는 온다고 생각한다. 제 공만 던지려고 생각하고 있다.
- 평소 닮고 싶은 선배가 있다면.
배영수 선수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누가 타석에 들어오든 어떤 상황이든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진다.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
- 상대하고 싶은 타자와 결정구는?
박병호 선수를 상대해보고 싶다. 장타력을 가지고 있는데 콘택트능력도 겸비했다. 박병호 선배를 잡아내면 다른 타자를 처리했을 때와 쾌감이 다를 것 같다. (박병호를 상대로 결정구는?) 그날 가장 좋았던 구종을 선택할 것 같다. 지금 당장 선택하자면 몸쪽 직구를 던질 것 같다.(웃음)
- 반대로 만나기 싫은 타자는?
최정 선수를 피하고 싶다. 대체로 SK 타자들이 노림수가 좋은 것 같다. 최정 선수는 정교한 타격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타자여서 상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승수, 평균자책점 등 개인적인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선발 경쟁에서 승리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싶다. 가장 큰 목표는 팀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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