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야구 팬이 함께한 KS 시구' 유명인 없어도 감동은 2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시구자 이주상 군(왼쪽)과 박병호가 눈을 마주치며 밝게 웃고 있다. / 최용민 기자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한국시리즈 4경기가 끝났다.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나란히 2승씩을 챙기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 가고 있다. 그리고 감동적인 시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 시구 코드는 '감동'이다. 유명인 또는 연예인이 단 한번도 시구를 위해 마운드에 오른 적이 없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저마다 사연과 의미를 가진 시구자들이 힘차게 공을 던졌다. 야구 팬들도 감동적인 '시구 퍼레이드'를 반기고 있다.

홍양자 교수가 1차전 시구자로 나섰다.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지난 4일 대구구장에서는 '여성 스포츠 지도자' 홍양자 이화여자대학교 체육학부 명예교수가 시구자로 나섰다. 한국 여자 야구의 선구자인 홍 교수는 2016 세계여자야구월드컵 유치를 축하하고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정식 종목 채택을 기원하며 시구에 나섰다.

2차전에는 5세 때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인 허경호 씨가 그의 안내견 '해냄'이와 함께 마운드에 올랐다. 허 씨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삼성을 열렬히 응원하는 열성 팬이다. 그는 안내견이 포수와 자신이 던진 공을 바라볼 수 있게 자리를 조정한 뒤 공을 던졌다. 비록 힘차게 미트에 꽂히진 않았지만 관중들은 어느 시구자보다 큰 박수를 보냈다. 이날 애국가는 전신마비의 장애를 딛고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용기와 희망을 전파하는 행복 전도사 성악가 이남현 씨가 맡아 더 진한 감동을 안겼다.

시각장애인 허경호 씨가 한국시리즈 2차전 시구자로 나서 야구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3차전은 '소방의 날'을 기념해 김남진 소방위가 시구를 했다. 김 소방위는 각종 화재와 재난 현장의 최전선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생명을 보호해주는 4만여 명의 소방 공무원 가운데 한 명으로 지난 9월 24일 경기도 안양의 한 식당에서 가족과 식사를 하던 도중 주방에서 불이 발생하자 보호장비도 없이 현장으로 뛰어들어 화재를 조기 진압했다. 그가 마운드에 올라 거수경례를 하자 팬들은 환호와 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4차전은 백혈병과 싸우고 있는 박주상(9) 군이 멋진 시구를 했다.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투병하고 있는 박 군은 지난 7월 열린 올스타전에서 진행된 소원 성취 이벤트로 가장 좋아하는 선수 박병호와 그라운드에 함께 등장해 멋진 안타를 뽑아낸 후 1루 베이스까지 당당히 질주해 야구 팬, 선수, 관계자 모두에게 감동을 안겼다. 올스타전 이후 씩씩하게 항암치료를 받은 박 군은 건강이 전보다 훨씬 좋아진 상태로 박병호와 함께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박병호는 박 군과 눈을 마주치며 밝게 웃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등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소방의 날을 맞아 김남진 소방위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시구는 유명인 또는 연예인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초창기에는 정치인이 주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1987년까지 한국시리즈 시구는 단 5번 있었는데 그 가운데 3번이 정치인이었다. 첫 한국시리즈 시구인 지난 1982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유흥수 당시 충남도지사가 맡았다. 1983년 1차전은 서종철 KBO 총재, 1987년 1차전 박오근 대구시장, 3차전 김양배 광주시장 등이 경기에 앞서 공을 던졌다.

지난해에는 3차전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마운드에 올라 야구 팬을 깜짝 놀라게 했다. 5차전에는 개그맨 김준호, 7차전 배우 손예진 등 연예인이 주로 나섰다. 지난 2012년에는 1차전 배우 김하늘, 2차전 배우 윤세아, 3차전 션·정혜영 부부, 4차전 걸그룹 시크릿, 6차전 배우 이동욱 등이 시구를 했다. 지난 2009년에는 1차전 배우 박시연, 2차전 가수 채연, 3차전 배우 공효진, 4차전 김남주, 5차전 최강희, 6차전 장동건, 7차전 이보영 등 모든 경기에서 연예인이 시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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