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노 기자] 'SUN, 다시 떠오를 수 있을까?'
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믿음은 여전했다. KIA 타이거즈가 선동열(51) 감독과 2년 재계약했다. 벌써부터 선 감독의 부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연 위기의 선 감독은 KIA에서 3년 동안 기록한 성적인 '5-8-8 악몽'을 떨쳐낼 수 있을까.
KIA 구단은 19일 '선 감독과 2년간 총액 10억 6000만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8000만 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애초 부진한 성적 탓에 재계약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KIA는 마땅한 대안을 찾기 힘들다는 이유로 선 감독을 믿어 보기로 했다. 선 감독은 재계약 후 "무엇보다 지난 3년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해 타이거즈를 응원해 주신 많은 팬에게 죄송하다"며 "재신임해 준 구단에 감사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백업 육성과 수비 강화 등 기초가 튼튼한 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조범현 감독에 이어 KIA 사령탑에 앉은 선 감독은 3년 내내 가을 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감독 시절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 3회 한국시리즈 진출을 비롯해 두 차례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궈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고향팀'에선 유독 힘을 못 썼다. 부임 첫 해 5위를 시작으로 지난해 8위, 그리고 올해 역시 8위에 머물면서 타이거즈 팬들에 많은 원성을 샀다. 부임 3년 동안 김주찬, 이대형(프리에이전트), 송은범(트레이드) 등 스타급 선수 보강에도 성적은 줄곧 내림세를 걸으며 지도력에도 의문을 품는 팬들이 많아졌다.
KIA와 선 감독은 모두 '명가 재건'을 위해 최선을 약속했지만 미래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우선 주전 선수들의 '줄이탈'이 이어진다. 지난 2010년부터 팀 2, 3루를 책임져온 '키스톤 콤비' 김선빈(25)과 안치홍(24)이 올 시즌을 끝으로 입대를 결심해 앞으로 2년간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안치홍은 올 시즌 타율 3할3푼9리 18홈런 19도루로 '커리어 하이'를 찍어 아쉬움은 더하다. '베테랑' 박기남(33)과 김민우(35), '신예' 강한울(23)과 박찬호(19)가 이들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이지만, 무게감이 확연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올 시즌 팀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긴 '부동의 에이스' 양현종(26) 또한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올해를 끝으로 구단 동의를 얻어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양현종이 줄곧 새로운 도전을 원한만큼 구단으로선 그를 붙잡긴 어려워 보인다. 선 감독 역시 "좋은 선수가 간다고 하면 '가라'고 말할 감독이 어디 있겠느냐. 하지만 본인이 원한다면 어쩔 수 없다. 큰 무대에 도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외에도 '중심타자' 나지완(29)은 팔꿈치 수술을 앞두고 있고, 이범호(33)는 햄스트링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며 풀타임 출전이 힘든 상황이다. '50억 사나이' 김주찬(33)은 최근 두 시즌 동안 잔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 시즌 도중 팀에 합류한 송은범(31) 역시 2년 동안 단 5승(15패 5세이브 6홀드)에 그치며 좀처럼 부활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주전 선수들 이탈 현상은 곧 성적과 반비례하기 마련이다. 현실적으로 당장의 성적보다 '팀 리빌딩'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선 감독은 최악의 성적에도 2년이란 시간은 보장 받았다. 가을 야구에 목말라 있는 KIA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