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전반기 결산 ③] '악몽의' 6월! 지긋지긋한 '부상 일지'

추신수가 이적 첫 해 부상에 발목 잡히며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다. / 텍사스 레인저스 페이스북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1억 달러 사나이'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가 이적 첫해 부상에 발목 잡히며 최악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시즌 개막전부터 문제가 됐던 '부상'이 '추추 트레인'의 질주를 막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추신수는 지난 14일(이하 한국 시각)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2014시즌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 홈 경기에 7회말 대타로 출전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0-3으로 패한 지난 12일 에인절스전부터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시즌 전반기를 마쳤다. 추신수의 전반기 성적은 90게임에 출전해 322타수 79안타 타율 2할4푼2리 9홈런 33타점 출루율은 3할6푼2리를 작성했다. 아메리칸 리그 타율 64위, 15위의 성적이다.

분명 아쉬운 기록이다. 시범경기에서 1할대 타율로 걱정을 샀던 추신수는 5월 초만 해도 아메리칸리그 타율, 출루율 1위를 달리며 몸값을 제대로 했다. '불타는 방망이'는 연속 안타 행진을 만들었고, 뛰어난 선구안으로 볼넷을 고르는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먹튀'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는 추신수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부진한 성적으로 우려를 사고 있는 추신수를 두고 '파이어 세일(fire sale)' 또는 트레이드로 팀을 떠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즌 초반 추신수에게 호의저이었던 현지 언론마저 점점 등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시즌 전부터 이어진 '부상'이 걸림돌이었다. 추신수는 스프링캠프에서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고생했다. 시즌이 끝나고 공을 던지지 않으면 근육은 수축한다. 다시 공을 던지면 근육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약간의 염증이 생긴 것이다. 일명 '스프링 트레이닝 암(spring traing arm)'. 지난해 텍사스와 7년간 1억 3000만 달러(약 1379억 원)의 'FA 대박'을 터뜨리며 의욕이 넘치게 시즌을 준비한 것이 결국 '독'이 된 것이다.

이후, 시범 경기 성적보단 재활에 힘써온 추신수는 시즌 개막과 함께 불을 뿜었다. 4월 한 달간 타율 3할1푼9리, 출루율 4할4푼6리로 텍사스 타선을 주도했다. 5월 5일에는 빅 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타율, 출루율 부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승승장구할 것 같던 추신수였지만, 또다시 '부상 악몽'이 찾아왔다.

이번엔 발목이었다. 지난 4월 22일 4-3으로 이긴 오클랜드 애슬레틱전에서 1루에 전력 질주하다 왼쪽 발목을 다쳤다. 이후 5경기 연속 결장하며 '숨 고르기'에 나섰다. 하지만 추신수가 빠진 텍사스 타선은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였고, 결국 완쾌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6경기 만에 다시 경기에 나서게 됐다. 5월 초까지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지만, 이후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발목 통증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계속되는 심판들의 애매한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추신수를 더욱 힘들게 했다.

6월은 말 그대로 '악몽'이었다. 안타(17개)보다 삼진(26개) 수가 더 많았고, 타율 1할7푼9리, 출루율 2할7푼8리에 머물렀다. 론 워싱턴(62) 텍사스 감독은 지명 타자 출전으로 추신수의 '아픈 발목'을 배려했지만, 전반기 마지막까지 뚜렷한 효과는 보이지 못했다.

운동선수라면 '부상'은 짊어지고 가야 할 '숙명'이다. 더구나 7개월 동안 페넌트레이스를 펼치는 야구 선수라면 더하다. 2002년 미국에 진출해 현재의 자리에 올라오기까지 산전수전 다 겪은 추신수다. 이번 전반기 부진 역시 충분히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FA 먹튀, 파이어 세일, 트레이드'라는 비난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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