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태극기 수난' WBC! 2009년 한일전도 거꾸로 달렸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서울대회에 앞서 지난달 21일 열린 고척스카이돔 시설물 점검에서 태극기가 거꾸로 게양됐다. /문병희 기자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서울대회에 앞서 지난달 21일 열린 고척스카이돔 시설물 점검에서 태극기가 거꾸로 게양됐다. /문병희 기자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물불이 바뀌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대회가 태극기 수난의 현장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 태극기는 물을 뜻하는 감과 불을 상징하는 이가 거꾸로 달린 채 전 세계로 중계됐다. 더욱이 한국의 부진한 성적과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열린 대회에서 태극기가 거꾸로 달린 채 전 세계로 중계됐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다. 대한민국은 무기력한 경기력 속에 2대회 연속으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거꾸로 달린 태극기는 사전에 충분히 바로잡을 시간이 있었다. 한국은 본선에 앞서 지난달 25일과 26일 열린 쿠바와 평가전을 앞두고 이번 대회를 맞아 새롭게 선보인 풀HD급 전광판 점검에 나섰다. 지난달 21일 진행된 점검에서 태극기와 쿠바 국기는 나란히 전광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앞서 태극기 오류가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 앞서 본선 대회가 진행돼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설물관리공단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앞서 태극기 오류가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 앞서 본선 대회가 진행돼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설물관리공단

이 때부터 이미 태극기는 감과 이가 바뀌어 있었다. 문제는 태극기 오류를 알아보고 수정한 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쿠바와 두 차례에 걸친 평가전은 물론이고 지난 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1차전에서도 버젓이 잘못된 태극기가 풀HD 전광판에 투영됐다. 본선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제대로된 조치가 없었던 셈이다. 여기에 대표팀의 초라한 성적과 대표팀 주축 김태균이 네덜란드와 1라운드 2차전 경기에서 거수경례를 해 구설에 올라 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태극기는 유독 WBC에서 수난을 맞았다. 2009년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태극기의 건곤감이 순서가 '이감곤건' 순서로 엉망진창으로 달렸다. 특히 한일전에서 잘못된 태극기가 일장기와 나란히 자리한 모습은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축구 북한과 콜럼비아 경기에서 북한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북한 선수 소개 영상에 게재돼 논란이 됐다. /온라인커뮤니티

이 밖에도 태극기는 월드컵, F-1포뮬러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불리는 올림픽에서도 홍역을 겪은 바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은 콜럼비아와 첫 경기에서 30분 이상 항의하며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다. 이유는 북한 선수의 국기로 인공기가 아닌 태극기가 걸렸기 때문이다. 당시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북한 국기대신 남한 국기가 비춰진 것은 명백한 실수"라면서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WBC 조직위원회는 잘못된 태극기 게양에 대해 현재까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2009년에 이어 2017년 서울 대회에서도 태극기가 수난을 겪고 있는 만큼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해 보인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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