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청와대가 지난해 12월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를 대량 구입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아프리카 순방시 고산병을 치료를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대체할 의약품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비아그라 구입에 대해 “아프리카 순방시 고산병 치료를 위해 준비했는데 한 번도 안 써 그대로 있다”며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이기도 하지만 고산병 치료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이날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의약품 구입 내역 자료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인 한국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를 60정(37만5000원) 구매했고, 같은 달 비아그라의 복제약인 한미약품 팔팔정 50mg을 304개(45만6000원)를 샀다.
비아그라는 말초 혈관을 확장시키고, 확장된 혈관에 피가 몰리게 만드는 발기부전 대표 치료제다. 혈관 확장 기능이 있는 만큼 고산병을 예방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국민들은 “변명일 뿐”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들은 “비아그라 외에도 고산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있는데 굳이 비아그라를 고집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의문을 보내고 있다.
김광진 전 의원 역시 이날 “비아그라를 고산병 치료제로도 쓴다. ‘~로도’라는 건 원래 고산병 치료제가 없을 때 대용품이라는 건데, 우리나라 최고 의료기관이 고산병 전문치료제를 구입할 능력이 안 된다는 건가?”라며 비판했다.
실제 비아그라 외에도 고산병 치료약이 존재한다. 안압조절약인 ‘다이아막스’는 고산병 치료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등반가들이 주로 복용하며, ‘아세타졸아마이드’, ‘메타졸라아마이드’ 등도 고산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아그라 구입 시기가 애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나섰다. 청와대가 약품을 구입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5개월이나 앞서 비아그라와 복제약인 팔팔정까지 구입한 이유가 궁금하다”며 “치료제로 샀는데 안 먹은 이유도 알고 싶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청와대는 한국노바티스의 니코틴엘 TTS10 등 ‘금연보조제’를 대량으로 구매하기도 했다. 또, 치료보다는 영양이나 미용 목적으로 쓰이는 주사제인 라이넥주·멜스몬주(일명 태반주사), 루치온주(백옥주사), 히시파겐씨주(감초주사), 푸르설타민주(마늘주사) 등도 포함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