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10년차 인디밴드의 음원 사재기 폭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6일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드러머 김간지는 브로커로부터 음원 사재기 제안을 받았던 상황을 증언했다. 김간지는 "당시 브로커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며 "그 사람들이 '밴드를 10년 정도 했는데, 이제 뜰 때가 됐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맥락 있다. 연막 칠 수 있다'며 음원 사재기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 배분은 8 대 2. 음원차트 폭등으로 인해 발생한 수익의 80%를 브로커가 가져간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간지는 "'소름 돋는 라이브'같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신곡을 노출시키고, 바이럴 마케팅으로 순위가 폭등하는 것처럼 꾸미자고 했다"며 음원 사재기의 구체적인 정황까지 설명했다. 그는 "회사에서 먼저 자금을 투입하고, 가수들로부터 발생한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내 음악이 빛을 봤으면 좋겠다'하는 음악인들로선 한 번쯤 솔깃할 수 밖에 없는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간지는 "사재기 노래가 대부분 발라드인 이유가 업자들 대부분이 4~50대라 눈물바다 감성"이라고 덧붙였다.

음원 사재기 논란은 지난 24일 박경의 대규모 저격으로 시작됐다. 박경은 자신의 SNS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는 글로 가수 6명의 실명을 동시에 언급했다. 사건 초기 박경의 SNS 글을 삭제하고, 사과글을 올리며 사태를 수습하려던 세븐시즌스 측은 저격당한 가수들이 잇따라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이슈와 별개로 아티스트를 대변하고 보호하겠다"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래퍼 딘딘은 "사재기가 너무 많아 차트가 콘크리트", "제가 이 업계 종사자다. 내 귀로 듣고 내 눈으로 봤다", "기계가 없어질 때까지 음악 해서 이겨내겠다. 사재기 아웃"이라며 잇따라 입장을 밝혔다. 래퍼 마미손도 26일 공개한 신곡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공개했다. 노래의 가사에는 이번 사재기 논란을 겨냥한 가사가 눈길을 끌었다. "페북에 돈 써야지", "천 개의 핸드폰에 '별의 노래(마미손의 노래)'만 틀고 싶어", "여름에도 발라드 틀고 싶어", "기계를 어떻게 이기란 말이냐, 내가 이세돌도 아니고" 등의 가사는 '페북픽', '기계픽'부터 한여름 발라드 열풍, 스트리밍 공장 등 관련 논란들을 넣어 음원 사재기 논란을 저격했다.

[더팩트 | 이효주 기자 ] hyojurish@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