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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상의 줌인사커] 황선홍-홍명보의 축구인생 제3막은?

  • 스포츠 | 2010-12-12 12:05

월드컵 대표 팀이 1990이탈리아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로 장기간 전지훈련에 나섰을 때의 얘기다. 전지훈련 첫날 이회택 감독(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이 동행 취재에 나선 필자에게 손가락으로 두 선수를 가리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내가 새 유망주를 찾아냈소. 그 것도 둘씩이나 말이요. 앞으로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예비 거목들이니 이기자도 미리 잘 봐 두시오.”


이 감독이 말한 두 선수는 다름 아닌 황선홍과 홍명보였다. 당시 황선홍은 건국대, 홍명보는 고려대 3년생이었다. 대학무대에서는 제법 알아주는 선수들이었지만 대표 팀 초년병이어서 일반 축구팬들에게는 그리 낯익은 이름이 아니었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이름 석자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큰 재목감으로 머릿속에 각인된 것은 아니었다.


이 감독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황선홍과 홍명보는 이탈리아 월드컵 본선에서 대뜸 주전을 꿰차더니 이후 2002년 태극 유니폼을 반납할 때까지 ‘H-H 특급라인’이라 불리며 대표 팀의 공격(선홍)과 수비(명보)를 확실히 주도했다. 이들은 대표선수로 활약하는 동안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고 A매치 100회 이상 출전으로 센추리클럽에도 가입했다.


황선홍은 2003년 전남 드래곤즈, 홍명보는 이듬해 LA갤럭시를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이들에게는 이때까지가 축구인생의 제1막이었고 누구보다도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황선홍은 2003년 현역 은퇴 후 소속팀 전남의 2군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축구인생 제2막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1군 코치(2005~06년)를 역임했고 2008년 12월 마침내 부산 아이파크 감독을 맡아 올 시즌까지 3시즌을 치렀다. 반면 홍명보는 2005년 5월 국가대표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고 2007년 8월 올림픽 대표 팀 수석코치를 거쳐 현재는 감독을 맡고 있다. 황선홍이 K리그를 활동 무대로 하고 있는 데 반해 홍명보는 줄곧 제도권에 몸담고 있는 셈인데 이들의 지도자로서의 첫 발,즉 축구인생 제2막은 1막 만큼 성공적이지 못했다. 황선홍은 부산 아이파크 감독을 맡는 동안 한 번도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지 못하는 등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홍명보 역시 얼마 전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위에 그쳐 한국축구의 24년 묵은 금메달 체증을 씻어내지 못했다.


2010년 한 해가 저문다. 황선홍과 홍명보는 새해 시작과 함께 축구인생 제3막을 연다. 올 시즌 후 부산에서 포항 스틸러스로 배를 바꿔 탄 황선홍은 새 팀에서 새 출발을 앞두고 있고 홍명보에게는 런던올림픽 예선전이 기다리고 있다. 두 감독 모두 지도자로서 뭔가 보여줘야 할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


하늘에 태양이 둘일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절친한 친구요 동반자이만 한편으론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라이벌이다.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같은 때 비슷한 길을 걸어온 때문이다. 같은 키(187cm), 같은 학번(87년)에 같은 팀(포항)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고 대표 팀에서의 시작과 끝도 ‘오십보백보’였다. 화려하고 성공적이었던 선수시절과 달리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아직 입증해 보이지 못한 것까지도 둘은 서로 닮았다.


이들의 축구인생 제3막은 어떻게 전개될까.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황선홍, 홍명보의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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