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남 기자] 스토리가 간단치 않다. 추구하는 이념이 달라 '동지' 혹은 '적'이 되기도 했다. '운동권 출신 386' 인사들의 변천사를 살펴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이유다. 과거 반독재 민주화 운동이란 사회적 문제를 토대로 형성된 그룹이다.
이들은 독재 정권에 저항, 민주화의 발판을 만든 '능력자'다. 몸을 사리지 않고, 독재 정권에 맞서는 모습에 사람들은 매료됐다. 스포츠 선수로 비유하면 '복싱선수'에 가깝다. 상대의 카운터펀치를 허용하더라도 꿋꿋하게 일어선 뒤 '더 큰'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 6·3세대, 운동권의 서막…손학규 김근태가 막내
운동권의 발원지는 박정희 정권 때인 1964~1965년이다. 이른바 6·3세대로 통한다. 이들은 '굴욕적인' 한일수교에 반대하며, 정치와 사회에 눈을 떴다. 타고난 민주주의 정신과 정의감, 그리고 반골 기질은 이들을 '운동권 최전선'에 서게 했다. 운동권 그룹이 형성된 것도 이즈음이다. 이른바 '운동권 시대'의 개막이다.
'6·3세대 얼굴마담'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정대철 민주당 고문, 홍사덕 의원 등이 운동권 출발주자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은 '6·3세대' 막내 격에 속한다.
그러나 이들은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을 계기로 위기를 맞았다. 1974년 유신정권에 반대하는 유인물이 대학가에 배포되자 학생, 지식인, 종교인 등을 주동자로 지목, 180여명이 구속됐다. 이철 전 의원, 이해찬 전 총리,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원혜영 민주당 의원, 장영달·유인태 전 의원,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이 옥고를 치러야 했다. 한나라당 인사인 김문수 경기도지사, 박계동 전 의원 등도 같은 케이스다.
운동권 인사들이 대거 구속되면서 운동권은 침제기를 맞이했다. 또 군사정권 아래 아무런 힘도 쓰지 못했다.

◆ 운동권 침체기 새바람…송영길, 안희정, 이광재 등 '386세대 등장'
그러던 중 1983년에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이 결성됐다. 1970년대 운동권에 '새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차원으로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이 중심이다. 이해찬, 정봉주, 문학진, 강창일 의원 등도 이 단체에 소속되어 있었다.
민청련은 전두환 정권에 공개적 투쟁에 돌입하는 등 정치인의 '양성 역할'을 했다. 광범위한 민주화 운동의 바람을 일으키며, 민중민주운동협의회(민민협)·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전국학생연합(전학련),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을 결성하는 밑거름이 됐다.
특히 이들의 산하조직인 삼민투쟁위원회(삼민투) 등도 대거 생겨났다. 이때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최고위원, 이광재 전 지사 등이 학생운동권의 불씨를 살렸다.
눈에 띄는 점은 민청련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정신적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전대협은 1987년 6월 항쟁이 고조되면서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1기 전대협은 고려대 84학번인 이인영 최고위원이 의장을, 연세대 81학번 우상호 전 의원, 경희태 83학번 김태년 전 의원이 중심이다.
2기 전대협에는 오영식·정청래·이기우 전 의원, 백원우·최재성 의원이다. 3기전대협에는 임종석·이기우·한병도 전 의원 등이다. 이른바 386(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이들은 한국사회 최초로 집단적으로 정치의식화된 세대이며, 민주화 운동의 승리를 이끈 주역들이다. 특히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 결과 지지부진했던 민주화를 일거에 확대하면서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2004년 총선을 통해 드러났다. 그리고 어느덧 40세가 넘어 ‘486세대(40세,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로 불리우게 됐다.

◆ 잡초같은 486 몰락, 그리고 부활의 역사는 이제 시작?
386에서 486으로의 변모는 '분열의 원심력'이 작동하는 시작이었다. 권력을 장악하려는 '투쟁'이 시작됐고, 계파간의 권력다툼도 치열했다. 이로 인해 새천년민주당이 분당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민주당-중도개혁통합신당 등을 거쳐 간판만 바꾼 민주당으로 원상 복귀했지만 민심은 이들을 외면했다. 이 때문에 18대 총선에서 이인영 최고위원, 정청래·우상호 전 의원 등이 '운동권 출신 486세대'가 대거 몰락했다.
그러나 2010년 6·2 지방선거를 계기로 상황은 반전됐다. 운동권 출신인 송영길 최고위원은 인천시장, 안희정 최고위원은 충남도지사, 이광재 전 의원은 강원도지사 등에 당선됐다. '운동권 출신 486인사의 부활'이었다.
또 19대 총선을 앞두고 ‘운동권 출신 386 인사’들의 대반격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6·2 지방선거 기세를 몰아 ‘486 부활’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서울 구로(갑), 우상호 전 의원은 서울 서대문(갑), 정청래 전 의원은 서울 마포(을)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
특히 486세대 리더격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정권 탈환을 위해 ‘야4당 통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총선과 대선이 다가올수록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도 야권 단일화 필요성이 확산되고 있다. 이인영 최고위원의 역할이 힘을 얻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486세대들이 ‘중심’에 우뚝 설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486세대 역시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을 대비해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인맥구축서비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사모 온라인 팬클럽'을 결성, 대선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는 사실을 밑바탕으로 젊은층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SNS를 하기 싫다면 정치를 하지 말라"는 말을 할 정도로 '486세대'는 민주화 운동 리더'에 이어 'SNS 정치인 리더'도 꿈꾸고 있다.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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