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환의 '靑.春'일기] 사고치는 자, 수습하는 자, 피해받는 자

  • 정치 | 2020-08-25 05:00
지난 14일 이후 연일 세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 수도권 중심에서 이제는 전국으로 빠르게 번지는 양상이다. 사진은 지난 3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교회 신도들이 예배에 참석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지난 14일 이후 연일 세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 수도권 중심에서 이제는 전국으로 빠르게 번지는 양상이다. 사진은 지난 3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교회 신도들이 예배에 참석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사랑제일교회 비협조에 방역당국 진땀…국민만 피해 떠안아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최근 춘추관의 단골 대화 주제는 단연 '코로나19' 상황이다. 주말을 지낸 뒤 24일 다른 기자들과 마주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 기자가 "다들 어떻게 주말을 보냈냐"라는 물음에 세 명의 기자들이 "집에서만 있었죠"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만큼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고 볼 수 있는 한 단면이다. 춘추관 측은 지난 18일 출입기자들에게 최대한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4일 이후 연일 세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 수도권 중심에서 이제는 전국으로 빠르게 번지는 양상이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주원인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강행한 보수성향단체에 있다는 여론이 대체적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4일 기준 사랑제일교회, 광화문집회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었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측은 방역당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일부 교인들의 격리 위반과 역학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로 방역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할 만한 행동도 벌어지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전 목사는 '바이러스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음모론을 제기했고, 어떤 확진자는 도주하거나 방역당국에 침을 뱉는 몰상식한 일도 저질렀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급증한 21일 오전 인천 남동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한 아이가 코로나19 검사 전 눈물을 보이고 모습. /이덕인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급증한 21일 오전 인천 남동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한 아이가 코로나19 검사 전 눈물을 보이고 모습. /이덕인 기자

광복절 집회를 계기로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관련한 n차 감염자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국민의 일상도 다시 제동이 걸렸다. 기업뿐 아니라 힘겹게 버티고 있는 수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정상 등교도 어려워졌고 아이를 돌보는 부모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현장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은 끝 모를 사투를 벌이게 됐다. 국민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은 셈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푸념하게 된다. 지난 1월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내에 침투한 이후 장기간 불편함을 참아가며 쌓아온 국민의 수고가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 민생과 밀접한 경제와 고용 문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나아가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성공적인 방역으로 세계의 모범으로 떠오른 한국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정부는 또다시 코로나19의 재유행을 진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총력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우선 공동체의 안전을 침해하는 행위는 엄히 다스릴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방역에 비협조하거나 무단이탈 등 개인 일탈행위 또한 용납할 수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어떤 종교적 자유도, 집회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국민들에게 그와 같은 엄청난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 안전과 공공의 안녕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공권력의 엄정함을 분명하게 세우겠다"고 말했다.

부디, 코로나19 위기를 국민의 헌신과 동참 속에 잘 극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면식도 없지만, 코로나19 검사를 앞두고 울음을 터트리는 한 아이의 사진을 떠올리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정말 치료 없이도 완치가 가능한가. 문득 여러 생각이 든다. 그저 이웃에 피해를 끼치지 않고 '현재'의 삶에 충실해야겠다. 사고치는 자, 수습하는 자, 피해받는 자가 더는 없었으면 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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