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환의 '靑.春'일기] '휴가 반납' 대통령에게도 쉼표가 필요해

  • 정치 | 2020-08-05 05:00
문재인 대통령이 폭우 상황 점검을 위해 여름휴가 일정을 취소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7년 7월 강원도 평창 오대산 상원사 앞에서 시민과 악수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폭우 상황 점검을 위해 여름휴가 일정을 취소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7년 7월 강원도 평창 오대산 상원사 앞에서 시민과 악수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2년 연속 여름휴가 취소…비 피해 대처 상황 점검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최근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맛비를 보면서 '올해는 유독 힘든 해'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민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엄청난 비로 인해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 피해가 커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3일부터 7일까지 예정됐던 휴가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폭우'가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지난해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휴가를 포기했던 것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최근 많은 비가 내렸고, 또 주 중반까지 강수량이 더해질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비상 상황을 점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수도권 지역 곳곳에서 시설물 관리의 어려움으로 시민들의 안전이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실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지난 1일부터 나흘째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피해도 계속 늘고 있다.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오전 6시 집계에 따르면 사망자는 12명, 실종자는 14명으로 집계됐다. 이재민도 1000명이 넘었다. 위험에 처한 시민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소방당국의 인명 피해도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진 3일 오전 산사태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금일로의 한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진 3일 오전 산사태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금일로의 한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청와대도 '비상'이다. 서울을 포함한 중북부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됐던 3일 청와대 직원들이 '민방위복'을 입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휴가일에 맞춰 휴가를 갔던 윤도한 국민소통수석과 강민석 대변인도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비 피해로 시민들이 신음하고 있는데, 휴가가 대수일까. 문 대통령이 설령 휴가를 떠났다더라도 업무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정부가 6·17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오르면서 악화한 여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부동산 대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또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의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에 대한 처분이 늦어지고 있는 등을 문제 삼아 즉각 교체하라고 시민단체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의 잇따른 말실수로 정부도 유탄을 맞고 있다.

이뿐 아니라 경제 및 고용 개선 문제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두고 일본과 외교 문제, 장기 교착국면에 빠진 남북관계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현안들이 단시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이라는 점에서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만큼, 문 대통령은 각종 정책에 대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크지 않을까 싶다. 정국은 혼탁하고 나라 안팎의 정세도 불확실해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렇다고 쉼 없이 강행군만 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추후에라도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어떨까. 사명감과 책임감도 좋지만, 적절한 휴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건강한 심신이 건강한 결정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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