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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영의 정사신] '독재'와 '민주', 6·29의 두 얼굴

  • 정치 | 2020-06-30 05:00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회 본회의를 단독으로 열고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가 본회의를 마친 뒤 나오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회 본회의를 단독으로 열고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가 본회의를 마친 뒤 나오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6·29선언 발표된 날 민주당 상임위원장 독식…역사의 아이러니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1987년 6월 29일 노태우 민주정의당 당 대표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담은 6·29민주화선언을 했다.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이다. 대통령 전두환은 노태우 대표의 민주화선언을 수용했고, 그 결과 같은 해 10월 27일 개헌 헌법이 확정됐다.

33년이 지난 2020년 6월 29일. 전두환과 6·29가 다시 소환됐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에 의해서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하지 않고 국회 정보위원회를 제외한 1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면서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의회 독재가 시작했다며 33년 전 독재정권에서도 없었던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확히 말하면 과반수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점 체제는 1985년 구성된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이다. 13∼20대 국회에서는 의석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이 배분됐으며 법률안 등 안건이 본회의로 가는 길목인 법제사법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한다는 관행이 그동안 유지돼 왔다. 이번에 깨졌다. 주 원내대표로서는 민주화의 길을 연 33년 전과 같은 6월 29일, 그날에 다시 '의회 독재(?)'의 길에 접어든 민주당과 박병석 국회의장에 대해 만감이 교차했을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여당과의 협상 결렬 직후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여당과의 협상 결렬 직후 "민주당과 집권세력은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해 버렸다. 역사는 2020년 6월 29일, 33년 전 전두환 정권이 국민에 무릎 꿇었던 그날, 문재인 정권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정한 기자

그는 "민주당과 집권세력은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해 버렸다"며 "1987년 6월 항쟁, 거기에 굴복한 전두환 정권의 6·29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의 문이 열렸다. 전두환 정권이 국회 의석이 모자라 무릎을 꿇었습니까? 국회 상임위원장 숫자가 부족해서 국민의 뜻에 굴복했습니까?"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그는 SNS에 "역사는 2020년 6월 29일, 33년 전 전두환 정권이 국민에 무릎 꿇었던 그날, 문재인 정권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들의 민주주의 열망으로 이룩한 87년 6.29선언이 발표된 날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협치를 근본으로 하는 국회에서 끝내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 하고 상임위원장 독식이란 '의회 독재'를 낳았기 때문이다.

국민과 사회는 변화하는 데 정치만 오늘도 제 자리 걸음이다. 서로 자리가 바뀌자 언제 그랬냐며 이제라도 바꿔야한다는 민주당이나,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니 알아서 하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 통합당이나 '도긴개긴'이다.

33년 전 6·29 민주화선언은 시민들의 민주화 열망의 결과였다. 이후 역사는 이날을 '시민의 손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쾌거'로 기록했다. 33년이 지난 2020년 6월 29일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싹쓸이와 통합당의 포기를 역사는 어떻게 기억할까. 민주당의 독배일까, 성배일까. 통합당의 무책임일까, 저항일까. 33년 전과 달라진 것 없는 국회를 바라보며 6·29의 두 얼굴을 생각해 본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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