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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의눈] "감방 갈 사람은 지 운명"이라던 우병우 전 수석의 운명

  • 정치 | 2017-04-09 16:22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관심의 중심에 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마지막 핵심 인물인 우 전 수석의 구속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사진은 지난 6일 우 전 민정수석이 서울중앙지검 출석 당시. /이효균 기자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관심의 중심에 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마지막 핵심 인물인 우 전 수석의 구속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사진은 지난 6일 우 전 민정수석이 서울중앙지검 출석 당시. /이효균 기자

[더팩트 | 최재필 기자]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관심의 중심에 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마지막 핵심 인물인 우 전 수석의 구속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 검찰과 올해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우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범죄 사실의 소명 정도나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하지만 지난 6일 피의자 신분으로 세 번째 소환조사를 받은 우 전 수석의 구속 가능성은 높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데다 검찰은 새로운 증거자료를 보완하는 등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수사 의지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 전 수석의 구속 여부가 국민적 관심으로 떠오르자, 과거 우 전 수석과의 만남에서 그가 했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필자는 우연찮은 기회에 우 전 수석을 만나 1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에 취임한 지 3개월 정도 지난 2015년 4월쯤으로 기억한다. 당시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계선(系線) 실세'였지만,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은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었다. 계선은 '비선(秘線)'의 반대어로, 정부 조직의 계통, 즉 공식라인을 의미한다.

당시 우 전 수석과는 정치·사회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기억에 남는 것은 그가 말한 '운명론'이다. '운명론'은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때 권양숙 여사가 명품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했다'는 이른바 '논두렁 시계' 문제에 대해 "국정원이 만들어 언론에 흘렸다"고 폭로한 것을 이야기하는 과정에 나왔다. 우 전 수석은 2009년 대검 중앙수사1과장 시절, 상관인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었다.

우 전 수석이 말한 운명론은 이렇다. "저는 세상에 도(道) 통한 사람이라고 할까요. 잘되는 사건은 자료나 수사나 다 딱딱 맞아요. 안 되는 사건은 안됩니다. 팔자죠. 감방 갈 사람은 가는 겁니다. 저는 뭐, 마지막에 밀어 넣어주는 거지. 도망가는 놈, 자살하는 놈…이렇게 되면 수사 하다가 안 되는 거죠. 팔자죠."

구속 가능성이 높아진 우 전 수석은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다. 사진은 지난 2월 우 전 수석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가던 당시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구속 가능성이 높아진 우 전 수석은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다. 사진은 지난 2월 우 전 수석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가던 당시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검찰은 이르면 10일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이견이 없지만, 법원의 판단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조력자 중 한 명이었다는 점에서 영장이 발부될 것이라는 의견과 국정농단 사태를 사전에 막지 못한 민정실의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은 영장 발부 사유로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 전 수석은 7일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어떤 심정이었을까. "감방갈 놈, 도망갈 놈…. 이 모든 게 팔자와 운명"이라고 호기롭게 필자에게 말했던 우병우 전 수석은 자신의 운명을 짐작하고 있지 않았을까.

불교에서는 자기가 저지른 일의 과보(果報)나 업(業)을 자신이 받는다는 것을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고 한다. 이 단어에는 모든 일은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의 뜻도 담겨 있다고 한다. 우 전 수석의 운명이 '사필귀정'으로 귀결되는 게 '정의'라고 믿는다.

jpcho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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