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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정청래 "새누리당과 안철수, '연립정부' 핑퐁할 것" <상>

  • 정치 | 2016-04-29 05:00

정청래(51, 마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에서 '연립정부'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 /망원동=배정한 기자
정청래(51, 마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에서 '연립정부'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 /망원동=배정한 기자

[더팩트ㅣ망원동=이철영 기자] "앞으로 2017년 대선까지 가장 눈여겨볼 대목이 '연립정부'이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위험한 사랑이 시작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정청래(51, 마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민의당에서 나오는 '연립정부' 이야기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랜 기간 정치를 해온 정치인으로서의 느낌과 감을 생각할 때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연립정부를 위해 합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그는 제20대 총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음에도 바빴다. 공천에서 배제됐지만 당의 '더컸유세단' 단장을 맡으며 전국 94개 선거구를 찾아 유세했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다닌 거리만 1만 500km에 달한다. 컷오프로 아픈 마음을 추스를 틈도 없었다. 손가락에 붕대도 감았다. 사마귀가 크게 자라 제거 수술을 했기 때문이다.

떠남을 준비하는 정 의원은 마지막까지 '당대포'이다. <더팩트>는 27일 오후 마포구 망원동 후원사무실에서 정 의원을 만났다. 그는 하고 싶은 말도 많았고 앞으로 자신의 앞길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약 1시간 20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 의원은 즐겁게 웃었고 또 앞으로 벌어질 정국 상황에 심각했다.

◆더민주, 연립정부 놓고 새누리당·국민의당과 '삼각관계'

정 의원은
정 의원은 "지금 연립정부 이야기가 나오는데 2017년 대선까지 가장 눈여겨볼 대목이다"며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이합집산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작년 10월 인터뷰 후 약 6개월 만에 정 의원을 다시 만났다. 20대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과 인터뷰 장소가 국회가 아닌 망원동 후원회 사무소라는 차이가 있을 뿐 그는 여전했다. 특유의 유쾌함도 그리고 냉철함과 솔직함도 그대로다.

선거 후 정치권에서는 '연립정부'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이 근원지다. 정 의원은 국민의당이 연립정부를 거론하는 것을 내년 대선까지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지금 연립정부 이야기가 나오는데 2017년 대선까지 가장 눈여겨볼 대목이다"며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이합집산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유력한 대선 후보가 없다. 그렇다 보니 안철수 대표가 탐이 날 것이다. 안 대표는 당세가 약하다. 안 대표는 대선 후보만 될 수 있다면 새누리당과 손잡고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이라고 주장할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 의원의 말처럼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연립정부를 위해 손을 잡는다면 더민주는 속앓이할 수밖에 없다. 연립정부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정 의원의 표정은 진지해졌다. 웃음기를 뺀 그는 냉철하기까지 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연립정부를 놓고 핑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연립정부의 모래바람이 내년 대선까지 불 것"이라면서 "제 느낌과 감으로 볼 때 국민의당으로서는 새누리당과 합쳐도 안 대표가 대통령만 되면 '당 정체성이 흔들린 것이 아니다'라는 허구적 논리를 주장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누가 되든 우리가 정권을 재창출한 거라고 할 것이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위험한 사랑이 시작될 것으로 더민주는 좌우를 다 견제해야 하는 운명적 삼각관계에 놓여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정치권에 불어올 연립정부 바람에 더민주와 야권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속담을 예로 들면서까지 정 의원은 연립정부론을 경계했다.

그는 "연립정부라는 안개 정국 속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당이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복잡한 상황일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원내대표, 현란한 개인기로 '연립정부론' 펼칠 것

정 의원이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연립정부'와 관련해 현란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정 의원이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연립정부'와 관련해 현란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연립정부 이야기를 하던 중 이날 국민의당 원내대표에 합의 추대된 박지원 의원의 역할론으로 주제가 바뀌었다. 정 의원은 박 원내대표의 정치력 혹은 앞으로의 활동을 주의깊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표정도 진지했다. 정 의원은 앞으로 박 원내대표의 활동을 축구로 비교했다. 역시 그답다.

그는 "국민의당이 연립정부 군불을 피우고 있는데 이건 몸집 불리기이고 새누리당과의 샅바 싸움"이라면서 "앞으로 박 원내대표의 현란한 슛 동작과 현란한 페이크, 현란한 할리우드 액션과 현란한 심판에 대한 어필 등이 있을 것으로 본다. 박 원내대표의 현란한 개인기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더민주에 경고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과 연립해서 세우는 정권은 교체가 아니라 연장이다. 이걸 분명히 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교체이지 연장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전 대표에게 힘 보태지 않는 것은 '해당'행위

정 의원이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지지율 1위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정 의원이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지지율 1위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남의 당 이야기만 할 수는 없었다. 인터뷰 분위기 반전을 위해 더민주 대선 후보로 주제를 바꿨다. 아직 대선 후보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더민주 대선 지지율 1위는 누가 뭐래도 문재인 전 대표다.

여론조사 결과 15주째 1위를 달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로 대선 후보군에 타격을 입은 것과 달리 문 전 대표는 선거 후 지지율이 오히려 올랐다. 정 의원도 자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문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문 전 대표를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 엄연하게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압도적 1위다. 문 전 대표가 아무리 싫어도 더민주 당원이라면 대선주자 1위에 대해 존중해야 한다. 가능성 있는 분을 통해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에 힘을 보태지 않는 것은 해당 행위라고 본다"라며 "심지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흔드는 것은 이적행위라고 생각한다. 소탐대실( 小貪大失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손실을 본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小)가 대의(大義)를 이길 수는 없다"고 당내 일부를 겨냥했다.

정 의원은 이와 함께 당의 변화도 주문했다. 지금 모습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민심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 의원은 누구보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을 활발히 한다. 이런 경험에서 나온 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당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 중 하나가 '불통'이다. 우리 당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 "SNS를 하는 사람들은 당민이다. 그분들을 국민이 아닌 걸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냥 인터넷에서 노는 애들이라고 생각하는데 하루빨리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선거 때 두 시간 동안 거리를 돌면 약 50명 정도 만난다. 그런데 SNS에서 두 시간이면 1만 명을 만난다. 이게 더 효율적이다. 실시간으로 여론이 올라온다. 왜, 여기에 눈을 감는지 모르겠다. 환골탈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빠른 정당으로 가야 한다. 권투시합에서 주먹이 무거운 선수와 주먹이 빠른 선수가 경기하면 주먹이 빠른 사람이 이긴다. 속도전에 둔감하면 필패"라며 "언제까지 24시간 지난 종이신문 복사를 보면서 민의를 평가하나. 신문이 아닌 구문인데. 때늦은 정당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uba20@tf.co.kr

☞ <하>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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