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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서재] 다시 읽는 '안철수의 생각'…무엇이 변했나

  • 정치 | 2016-02-08 05:00

국민의당을 주도하는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지난 2012년 7월 19일,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의 생각'을 펴냈고, 지난해 12월 13일 탈당을 결심하면서 이 책을 수차례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서울시장 출마 당시 안 의원(왼쪽)과 지난 2월 2일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 당시 모습./더팩트DB, 배정한 기자
국민의당을 주도하는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지난 2012년 7월 19일,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의 생각'을 펴냈고, 지난해 12월 13일 탈당을 결심하면서 이 책을 수차례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서울시장 출마 당시 안 의원(왼쪽)과 지난 2월 2일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 당시 모습./더팩트DB, 배정한 기자

[더팩트 | 오경희 기자] 최근 다시 '안철수의 생각'을 꺼내 들었다. 국민의당을 주도하는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지난 2012년 7월 19일, 대선을 앞두고 이 책을 펴냈다. '대선 출마 선언문'의 성격으로, 당시 역대 최단 시간 최고 판매량 기록을 경신했다. 취재진들 사이에서도 입수 선점 경쟁에 불이 붙었다.

국민들의 열망에 대선 출마 여부를 고민하던 안 공동대표는 저서에서 "제가 정치에 참여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제 욕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란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로부터 3년 2개월여가 흘렀고, 안 공동대표도 변했다. 지난해 12월 13일 더불어민주당(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고, "목표는 단 하나, 정권교체"라며 '스스로' 고난의 길을 선택했다.

안 공동대표 역시 탈당을 결심하면서 '안철수의 생각'을 수차례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그는 자신에게 무엇을 물었고, 어떤 답을 내렸을까.

◆ '민주당 국민에 실망', 예고된 탈당?

안 의원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 표지.
안 의원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 표지.

"진로를 결정할 때 저는 항상 세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의미가 있는 일인가, 열정을 지속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인가, 내가 잘할 수 있는가(28p)…(중략)…저는 지금까지 인생의 전환기마다 '내가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에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을까'를 판단 기준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30p)."

정치에 뛰어든 안 공동대표의 고백이다. 삶의 기로에서 그는 선택했고, 아직까지 열정을 지속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민주당(현 더 민주)'을 평가한 대목이다.

"민주당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였어요. 10년간 집권했으면서 서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도록 했어야 하는데 어땠습니까? 저는 말이나 생각보다 중요한 것이 결국 선택과 행동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민주당 정권의 경우 처음 의도는 좋았지만 실제 선택과 행동이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말았어요.…(중략)…민주당은 지난 4·11 총선에서도 그렇게 판세가 유리했는데 끝까지 우세를 이어가지 못했죠. 제가 총선에서 적극적으로 야당을 편들지 못했던 이유는 후보 공천이 국민의 뜻을 헤아리기 보다 정당 내부 계파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35p)."

대선 출마 이후 문재인 전 더 민주 대표와 단일화 과정에서 사퇴한 안 공동대표는 2014년 독자 신당 창당에 나섰고 김한길 체제의 민주당과 통합했다. 하지만 1년 9개월 만에 결별했고, "지금 야당은 국민에게 어떤 답도 드리지 못한다. 세상을 바꿀 수도,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지도 못한다"며 또다시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명분은 예나 지금이나 '새정치'다.

◆ 핵심 키워드, '복지·정의·평화'

2012년 대선 후보일 당시 국민대학교를 방문한 안 공동대표./문병희 기자
2012년 대선 후보일 당시 국민대학교를 방문한 안 공동대표./문병희 기자

그는 우리 사회의 핵심 키워드로 '복지·정의·평화'를 꼽는다.

안 공동대표는 '보편적 복지의 단계적 시행'을 제안했다. "장애인이나 극빈층 등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 대상의 복지를 우선 강화하고, 동시에 지금부터 보육, 교육, 건강, 주거 등 민생의 핵심영역에서 중산층도 혜택을 볼 수 있는 보편적 시스템을 사회적 합의와 재정여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98p)."

또한 국민의당 기조인 '공정성장론'을 당시에도 내세웠다. "경제양극화의 정점에 재벌의 경제력 집중 문제"를 지적하고 "재벌의 확장과 이에 따른 시장왜곡을 바로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122p)"고 꼬집었다. "달리는 과정에서 어떤 반칙이나 특권도 허용하지 않고 공정하게 겨루게 하는 규칙이 있어야 하고 그게 잘 지켜지는지 심판이 감시해야 겠죠…(중략)…승자와 패자가 나눠졌을 때 패자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86p)"라고도 했다. 지난해 11월 대학 강연에서도 같은 발언을 했다.

재벌개혁은 '내·외부적 접근'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외부적으론 편법상속과 증여, 부당 내부거래 등 모든 위법행위를 철저히 막고, 내부적으론 주주 중심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주의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2013년 4 ·24 재보선 승리 후 국회에 등원한 안 의원이 본회의장에 앉아 있다./임영무 기자
2013년 4 ·24 재보선 승리 후 국회에 등원한 안 의원이 본회의장에 앉아 있다./임영무 기자

경제범죄에 대한 '사법적 단죄'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범죄행위를 통해 벌 수 있는 돈보다 배상액이 훨씬 크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142p)"고 밝혔다.

정권말 권력 측근의 비리는 "무능한 사람이 엉뚱한 자리에 가서 권력을 휘두르다 보니 부패도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며 "사적 인연이 공직 임명의 기준이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 제도적 차원에서 공직자들을 제대로 감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144p)"고 봤다.

안 공동대표는 복지와 정의의 전제조건을 '한반도 평화'라고 규정했다. "안보가 불안하고 평화가 정착되지 못하면 복지국가와 정의로운 국가도 불가능하다"면서 "통일을 '사건'이 아닌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당의 정강정책 가운데 통일 정책에 관해서 김대중 대통령의 '포용정책'을 계승·발전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는 "대북정책, 국방정책, 외교정책이 각각 따로 가는 게 아니라 통합적으로 추진하고 남북대화와 경제협력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 금강산, 개성관광 등을 다시 시작하고 개성공단을 확대하며 같은 협력모델을 다른 지역에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공천, 그리고 '인간 안철수'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명을 발표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명을 발표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오는 4·13 총선이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정당정치'와 '공천'에 대한 시각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인물을 보고 투표하라'고 했더니 어떤 분들은 제게 정당 정치를 부정한다고 오해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정당정치를 믿는 사람입니다. '정당정치'가 아닌 '정당'이 문제라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유권자들이 정당 위주로 투표를 하다보니 정당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들 내부 이해관계에 따라 후보를 공천하고, 정치인들도 국민보다는 소속 정당의 눈치를 봤고 민심에서 멀어지는 것입니다…(중략)…흠이 많아도 특정 정당의 '텃밭'에서 공천만 받으면 자동적으로 당선되는 구조에서는 정당들이 민심을 살필 여유가 없으니까요(36p)."

한편 공동 상임대표로서 리더로 나선 '인간 안철수'는 어떤 사람일까. 탈당 이후 '강철수'로 변신을 꾀한 그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사람들은 인상이 부드럽거나 선해 보이면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선한 것은 약한 것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선한 것의 반대는 악한 것이며, 약한 것의 반대는 강한 것이지요. 따라서 선하면서 강할 수 있고, 반대로 악하면서 약할 수 있지 않을까요?(70p)"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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