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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의 눈] 과거와 현재가 다른 조국과 민주당의 '이중잣대'

  • 오피니언 | 2019-08-26 07:51
과거와 현재가 다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의 말이 논란이다. 그때는 아니고, 지금은 된다는 '내로남불'식 대응에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새롬 기자
과거와 현재가 다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의 말이 논란이다. 그때는 아니고, 지금은 된다는 '내로남불'식 대응에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새롬 기자

'조국 딸 특혜' 국민과 의사들 분노…'내로남불'도 적당히 해야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말 한마디로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도 있는 게 정치권이다. 정치인의 말은 범인(凡人)보다 무겁고, 앞과 뒤가 다르지 않아야 한다. 문재인 정권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분명 범인이 아니다. 하지만 말의 무게는 범인과 다를 바 없는 듯하다.

조 후보자의 과거 발언 몇 가지만 살펴보자. 그는 서울대 교수 재직시절 "유명 특목고가 비평준화 시절 입시명문 고교의 기능을 하고, 이런 사교육의 혜택은 대부분 상위 계층에 속하는 학생들이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장학금 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 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그런데 조 후보자의 딸은 해외 유학 뒤 한영외고에 들어갔고, 고2때 건국대 의대교수의 논문 준비에 2주간 인턴십으로 참여한 뒤 '제1저자'로 기재되는 영광(?)을 누렸다. 고3때는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실 인턴십에 참여해 국제조류학회 포스터 발표 '기회'도 가졌다.

이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세계선도인재전형에 합격해 무시험으로 고대에 들어갔다. 대학 졸업 후에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다니면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시를 준비해 이듬해 의전원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서울대 대학원에서 두 차례에 걸쳐 장학금 800만 원을 받았고, 의전원에 진학한 이후에는 2차례 낙제(유급)했음에도 6차례에 걸쳐 120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조 후보자의 과거 발언과 비교하면 '언행불일치',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문재인과 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발언과도 배치된다.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인 2017년 8월 당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정의롭고 공정하며 모두가 잘 사는 국가를 만드는 길에 그 어떤 주저함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의 딸이 의전원까지 걸어간 길은 과연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인가.

2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원회 위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 후보자 딸의 고등학교 재학시절 대학의 논문 작성 참여를 '보편적 기회'라고 언급해 국민정서와 괴리된 모습을 보였다. /뉴시스
2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원회 위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 후보자 딸의 고등학교 재학시절 대학의 논문 작성 참여를 '보편적 기회'라고 언급해 국민정서와 괴리된 모습을 보였다. /뉴시스

고대 학생들은 21일 조 후보자 딸의 고대 입학을 제2의 정유라 사건에 비유하며, 이를 비판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의사 전용 최대 커뮤니티인 메디게이트에는 조 후보자 딸의 고등학교 재학 시절 논문 사건과 대학원 장학금과 관련한 비판 글 수백 건이 올라와 있다. 각종 포털과 커뮤니티에도 마찬가지 여론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민심이 들끓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 법사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 후보자의 딸이 대학 논문 프로젝트의 인턴십에 참여한 것이 "특혜가 아닌 보편적 기회"라고 주장하며, 국민정서와 괴리된 인식을 보였다. 청와대도 이날 브리핑에서 "조 후보자와 관련한 합리적인 의혹 제기도 있지만, 일부 언론은 사실과 전혀 다른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며 "언론이 부족한 증거로 제기한 의혹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청문위원들이 수집한 증거자료를 통해 철저히 검증될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질책은 달게 받겠지만, 딸 부정입학 논란은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상세한 답변이 필요한 모든 사안은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당청과 같은 입장을 내놨다. 조 후보자와 당·청이 똘똘 뭉쳐 제기되는 의혹을 '가짜뉴스', '해명 가능한 의혹'이라고 방어하는 모양새다.

조 후보자와 당청에게 가진 자의 보편적 시각이 아니라 국민의 보편적 시각에서 정치행위를 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인 것일까. 내로남불도 적당히 해야 한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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