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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의 눈] '황교안 선수 교체설', 왜 여의도 정가를 흔드나

  • 오피니언 | 2019-07-31 10:03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당 선수 교체설도 나오고 있다. /이덕인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당 선수 교체설도 나오고 있다. /이덕인 기자

정무적 감각·리더십 부족 논란… 정치 신인의 한계?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최근에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황교안 대표에 대한 불만이 정말 많다고 한다.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지만 취임 이후 보여준 모습은 너무 실망스럽다는 거다. 이미 선수 교체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한다."

한 야당 중진 의원이 사석에서 귀띔했다. 벌써 몇 번째 듣는 얘기다.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이 같은 이야기는 최근 여의도에서 적지 않게 들린다. 보수진영의 차기 대선 주자 1순위로 거론되는 황 대표에 대한 '선수 교체설'이기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단순한 '설'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느 정도 수긍이 가게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황 대표는 그간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쉽지 않다. 얼마 전엔 한 대학교 특강에서 학생들에게 덕담을 해주려다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스펙 안 좋은 아들이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해서 취업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자 그는 "사실은 점수가 더 높다"고 실토(?)했다. 이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낮은 점수를 높게 이야기했다면 거짓말이지만, 그 반대도 거짓말이라고 해야 하느냐"고 해명했다가 궤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달엔 여성 당원들이 행사에서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춤'을 춰 논란이 컸다. 당시 행사에서 황 대표가 "오늘 한 거 잊어버리지 말고 좀 더 연습을 계속해서 정말 멋진 한국당 공연단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12일엔 국제대회인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막행사에서 약 50분가량 졸아 빈축을 샀다. 당일 오전 황 대표가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모아 놓고 "조는 분이 계신다. 곤란한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어 그의 졸음은 더욱 웃음거리가 됐다.

황교안 대표는 아들 스펙 거짓말 논란, 성인지 감수성 부족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남윤호 기자
황교안 대표는 아들 스펙 거짓말 논란, 성인지 감수성 부족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남윤호 기자

이러한 논란들은 다소 황당하고, 가벼울 수 있지만 결정적으로 황 대표의 정무적 감각과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문을 낳고 있다. 황 대표는 어떤 논란이 커질 때 '이게 왜 문제냐'는 태도를 보인 경우가 적지 않다. 15년 이상 국회에서 일 했다는 한 한국당 의원실 보좌진은 기자에게 "걱정이 된다. 몇 분 의원님들을 모시고 또 정치권을 경험해오면서 정치인에게 중요한 건 정무적 감각과 판단력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황 대표의 경우 이 부분이 좀 부족한 것 같다"며 "눈앞의 작은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보수의 대선 후보가 되겠냐"고 푸념했다.

리더십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계속되는 정부·여당의 경제·안보 실책이 불거지고 있음에도 한국당은 온전히 대여 투쟁에 전력을 집중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내부에서도 잡음이 끊기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당에선 다시 계파 갈등이 고개를 든다. 황 대표가 주요 보직에 친박(친박근혜)계를 기용하면서 비박계(비박근혜)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버티기' 논란으로 당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박순자 의원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향해 "원망스럽다"고 반발했다. 같은 당 홍문표 의원과 1년씩 위원장 임기를 나누기로 했다가 말을 바꾼 박 의원에겐 황 대표의 설득도 먹혀들지 않았다. 박 의원이 공개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열고 지도부가 '사퇴를 종용했다'고 폭로전까지 벌이면서 황 대표는 완전히 체면을 구겼다.

최근엔 당내 계파 갈등까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남윤호 기자
최근엔 당내 계파 갈등까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남윤호 기자

아직은 설 뿐인 선수 교체설은 이런 당 상황에 대한 우려 속에서 점점 무게감을 갖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에게 선수 교체설에 대해 물었더니 "전혀 그런 얘기는 없다. 누가 그런 소리를 하냐"고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정말 소문뿐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들은 이들이 '에이, 말도 안 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 같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왜일까.

마침 이를 인식한 것인지 황 대표의 '경쟁자'들도 점차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또 다른 대선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1일 오랜만에 국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홍 전 대표는 이날 황 대표 체제를 평가해달라는 한 대학생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면서 "황 대표는 정치 초년생이고 나는 24년을 (정치) 한 사람"이라고 돌려까기(?)를 시전했다.

홍 전 대표 말대로 지난 1월 정치권에 들어와 곧바로 대표로 선출된 황 대표는 여전히 정치 경력 1년이 채 안 된 정치 신인이다. 그런 그가 당내 기대감을 높이기는커녕 벌써부터 교체설의 주인공이 된 것은 상당한 굴욕이다. 황 대표는 이 소문을 들었을까.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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