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여주는 여자' 윤여정 "이루지 못할 꿈은 꾸지 않는다"
[더팩트 | 김경민 기자] 배우 윤여정(69)의 현실적인 연기는 정신을 번쩍 들게 했지만 따뜻한 다독임이 담겨 있었다.
윤여정은 지난 6일 개봉한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 여성으로서 근근이 삶을 살아가는 소영 역을 연기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소모가 많은 캐릭터였다. 그래도 윤여정은 거뜬했다. 소영이란 강한 캐릭터에 밀리지 않았고 배우 윤여정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입혔다.
그런 윤여정은 어떤 생각으로 무엇을 꿈꾸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에게서 배우라는 타이틀을 걷어내고 인간적인 내면을 살짝 들여다보는 기회를 얻었다.

인터뷰①에 이어서
- 이재용 감독과는 세 번째 호흡이다.
"이재용 감독과 함께하기 수월하다. '여배우들'(2009년)에서는 샴페인 마시고 신나게 수다만 떨었으니 편집하는 게 힘들었을 것이다. 이 감독이 까다로운 사람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2013년)를 한다길래 '뒷담화 재탕을 또 하냐'고 적극 반대했다. 내가 말린다고 안 하진 않더라고. 그 뒤에 나와 같이하려고 노배우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더라. 그런데 배우라고 하면 화려한 직업으로 생각하잖나. 대중이 공감할 것 같지 않아 성매매 할머니로 (바꿔서)사회성 있는 이야기를 하면 차라리 나을 것 같더라. 감독이 시놉시스를 보냈길래 '나보고 하라고?' 물었더니 '누구보고 하라고 하겠냐'길래 그래서 했다."
- 요즘 자극적인 영화 쏠림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나.
"그런 영화에 투자가 되니까 그렇겠지. 조그만 영화라도 좋으니 여배우 남배우 따지지 않고 다양성 있었으면 좋겠다. 인구 5000만 중 1000만 영화가 많이 나온다는 건 참 특이한 민족이다. 그 열정 때문에 전쟁 후에 여기까지 왔겠지만. 상상도 못할 정도로 발전했다."
- 어떤 사람이 '죽여주는 여자'를 봤으면 좋겠나.
"여러 사람이 보면 좋겠지. 늙은 사람은 피하지 않을까. 그들에게 닥친 문제니까 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GV에 가도 젊은 사람들이 많더라. 어머니가 93세인데 '디어 마이 프렌즈' 이야기를 못 쫓아가더라. 치매 이야기를 보고 '왜 그런 이야기를 하냐'고 싫어하더라."

- tvN '디어 마이 프렌즈'나 '꽃보다 누나'를 어떻게 기억하나.
"'국민학교' 친구들이 그때까지 함께하며 같이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결말이잖나. '디어 마이 프렌즈'는 무작위로 시청자를 끌어모아야 한다는 점에서 노희경 작가의 엔딩은 좋았다.
'꽃보다 누나'를 촬영할 때 나영석 PD가 여자들하곤 안 해봐서 여배우들 특유의 민감함이 힘들었나 보더라. 말은 안 해도 알 수 있잖나. 최근엔 다시 보고 싶다."
- 꾸준히 작품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나.
"처음엔 돈이 필요해서 연기했고 너무 절실했다. 환갑 넘으면서 그 시절에 대한 보상심리가 있다. 자식들 다 독립시키고 책임을 다한 후 말년은 사치스럽게 살리라 결심했다. 무슨 옷을 근사하게 입겠다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작가나 하고 싶은 감독과 일하겠다는 거다. 그게 배우로서 사치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 내 마음대로지(웃음)."
- 윤여정에게 남은 꿈이 있나.
"꼭 해보고 싶은 건 없다. 이루지 못할 꿈은 꾸지 않는다. 꿈은 이룰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나는 70살이니까 그렇지만 여러분(취재진)은 많이 꿔라. 나이가 왜 없다고 하는지, 나이는 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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