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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교육청, 학급 감축 순천 효천고 반발하자 ‘없던 일’

  • 전국 | 2020-12-23 13:57
전남도교육청이 내년도 학급 배정에서 순천 효천고 1학급 감축을 시도했다가 반발에 부딪쳐 무산되면서 원칙도 모호한 오락가락 행정을 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사진은 전남 무안에 위치한 전남도교육청 청사 모습 / 더팩트 DB자료
전남도교육청이 내년도 학급 배정에서 순천 효천고 1학급 감축을 시도했다가 반발에 부딪쳐 무산되면서 원칙도 모호한 오락가락 행정을 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사진은 전남 무안에 위치한 전남도교육청 청사 모습 / 더팩트 DB자료

대상학교 선정 기준 편의적으로 모호 ‘오락가락’ 원인/ 학급당 인원 많은 순천지역, 기계적 학급 감축 비교육적 / 순천시민 “한 학교도 억울함이 없는 혁신행정” 요망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전남도교육청이 내년도 고교 학급배정에서 순천시 효천고의 1학급 감축을 시도했다가 반발에 부딪치자 원점으로 후퇴해 오락가락 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감축 대상 선정 기준도 자의적으로 모호하다는 여론이다.

전남도교육청은 ‘2021학년도 고교 신입생 학급인가 및 학급당 학생수 기준’에 따르면 학생수 감소를 이유로 지난 7월말 고교평준화 지역인 순천, 여수, 목포지역 내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각 1학급씩 감축키로 계획하고 학급감축 대상학교에 통보했다. 이 계획에 의하면 순천의 경우 효천고 또는 강남여고, 여수 한영고, 목포 홍일고 등 모두 사립 고등학교가 학급 감축 대상교로 지정됐다.

도교육청은 10월 중순께 효천고를 최종 학급 감축 대상교로 정하고 통보했다. 이후 11월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순천출신 오하근 도의원이 끈질기게 부당성을 지적한데다 효천고측도 행정소송까지 불사할 태세를 보이며 강력 반발했다. 도교육청은 12월초 결국 순천지역 학급 감축은 없던 일로 원점 회귀했고 2022년도에 효천고 학급을 감축하는 선에서 무마됐다.

이 과정에서 학급당 인원 지역별 차별과 학급 감축 대상교 선정이 자의적으로 모호하다는 점에서 우려는 낳았다.

우선 순천지역의 내년도 고교의 학급당 정원은 24명인데 반해 여수와 목포지역 고교 급당 인원은 23명이란 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 마져도 순천의 경우 도교육청이 학급 감축을 시도했다가 감축이 무산됐기에 망정이지 당초 계획대로 1학급 감축을 강행했더라면 순천지역 고교의 급당 인원은 이보다 많은 25명선이 됐을 수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순천지역 급당 인원수 형평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도내 3개의 평준화 지역을 기계적으로 1학급씩 감축을 시도한 도교육청의 행정도 도마위에 올랐다.

더구나 순천지역 고교 급당 인원을 23명으로 여수, 목포와 같은 수준으로 맞출 경우 순천지역 고교 학급 감축 논란을 없었을 것이고 교육의 질도 담보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다 감축대상 학교로 효천고를 지목한 ‘학급 감축 기준’이 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와관련 도교육청측은 학년당 학급수가 많고 최근 3년 동안 신입생 지원자 비율이 낮은 학교를 감축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학급수 기준을 적용할 경우 같은 10학급 규모인 순천고, 순천여고, 매산고, 금당고, 효천고가 일차적 감축 대상 고교에 해당한다. 최근 3년 동안 신입생 지원율이 낮은 것이 기준이라면 강남여고가 가장 지원율이 낮았고 이어서 효천고가 해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점에서 강남여고가 대상이 될 수도 있었다.

효천고 한 관계자는 "학교 단위의 교육적 의지와 역량, 결과물, 투명행정 등을 종합 평가해서 대상교를 선정해야지 혁신교육 아니겠느냐"고 반문하고 "사립이라는 이유로, 또 시내 중심부에서 떨어진 지리적 여건과 남녀공학이라는 물리적 환경에 따른 지원율 하락을 기준으로 한다면 말이 되느냐"고 억울해 했다.

다른 교사는 "도교육청의 단순한 기준에 의한다면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학생은 가정적 환경 때문에 교육 혜택도 못받고 영원히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가난의 되물림을 하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 학생의 꿈과 의지, 품성, 능력 등을 감안해서 지원하는 것이 바른 교육일 것이다"라고 도교육청의 학급감축 기준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이와관련, 순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순천의 한 여고가 운동부 운영과정에서 여러 유형의 비리가 밝혀져 교장이 퇴진하는 등의 부패사건이 있었는데 이런 학교가 학급감축 대상이 되는 게 교육혁신의 한 징표가 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전남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평준화 지역 고교 학급과 학생 배정이 단순하지 않는 행정이어서 나름대로 고심한 끝에 기준을 정해서 시행하는 것"이라면서 "어떤 기준을 갖고 해도 서운한 곳이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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