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재필 기자] 5월 14일 정오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로세움. 동문과 서문, 총 2곳으로 나눠진 출입구에는 100m가 넘는 긴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리는 '2017 효정(孝情)문화페스티벌 in Tokyo' 참석차 도쿄 지역에서 온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가정연합)의 회원들이다.
'2017 효정문화페스티벌'은 '효' 문화를 일본사회에 정착시켜 '참가정'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가정연합이 올해부터 여는 행사다. '행복한 가정, 약동하는 일본, 희망의 세계로'이라는 슬로건이 말해주듯 이날 행사는 가정연합이 줄곧 추진해 온 '참가정·참사랑' 운동의 일환이기도 했다.
행사가 열린 이날은 일본에서는 '어머니의 날'(5월 두번째 일요일)이었다. 가정연합의 종교적 이념이 '참가정'인 탓인지, 행사에는 1만 2000여 명의 가정연합 회원들이 모였다. 아리아케 콜로세움은 2020년 도쿄 올림픽 테니스 경기장으로, 수용 인원은 1만 명 규모다. 수용인원을 훨씬 넘어선 탓에 행사장 내는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날 행사는 개회선언, 도쿄 효정청년합창단 합창,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낭송, 도쿠노 에이지 가정연합 일본회장의 환영사, 일본 국회의원 축사, 문선진 가정연합 세계회장의 한학자 총재 소개, 한학자 총재 기조연설, 억만세 삼창의 순으로 진행됐다.
◆가정연합 '효·참가정' 중심사상…일본 언론에서도 큰 관심
이날 행사에서 눈에 띈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일본 언론의 관심이 의외로 컸다는 점과 회원들 중 청년 수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를 취재하려 온 일본 언론의 한 관계자는 "일본 내에서 가정연합의 인지도나 영향력이 꽤 높다"며 "가정의 가치를 통해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한일 관계는 물론 세계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가정연합의 가치관이 일본 사회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에서 가정연합의 인지도, 영향력은 꽤 높다.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지난해 6월 25일자에 일본 내 종교들의 인지도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실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가정연합은 인지도 56.4%로 전체 종교 중 4위를 차지했다. 1위는 창가학회로 88.6%였다.
일본 유력 주간지 <주간현대>는 2013년 7월 20일자 '일본 내 신(新) 종교'와 관련한 분석기사에서 정치력과 발신력(의견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힘. 여기서는 영향력의 뜻으로 쓰임) 측면에서 창가학회와 함께 가정연합을 상위권으로 분류했다.
도쿠노 에이지 가정연합 일본회장은 "신도수만 늘리는 데 관심을 갖는다면 신도들이 떠나지 않겠나. 가정연합은 일본 사회가 당면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참가정·참사랑 운동'을 제안했고, 이 같은 가정연합의 가르침을 일본 사회가 받아 들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송용천 일본총회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송 총회장은 "일본 내 다른 종교에서는 신도들이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신도 중 청년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하지만 가정연합은 청년 회원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70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기존 회원들의 이탈 현상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중단없는 발전'을 강조해 온 한학자 총재의 구상에 따라 일본 내 '참가정·참사랑' 캠페인은 물론 평화활동과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결과"라며 "'실질적 내적 성장을 통해 외적 성장을 이루자'는 한 총재의 선교 전략이 주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가정연합, 한학자 총재 체제 이후 '청년 인재 양성' 집중
이날 행사에서도 청년들이 눈에 띌 정도로 많았다. 주최 측은 4000명이 넘는 청년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한학자 총재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청년들의 역할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한 총재는 "세계 인류가 '하나님 아래 한 가족'이 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일본이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참사랑을 실천해 세계를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 청년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1만명의 인재를 길러낼 예정"이라며 "이들은 세계를 무대로 '참가정·참사랑' 운동은 물론 평화·봉사활동을 펼칠 것"이라며 일본 청년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실제 가정연합은 한학자 총재 이후 핵심역량을 '청년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효정문화페스티벌을 비롯해 2014년 2만여명이 참여한 '글로벌 유스 페스티벌'도 청년 역량 강화를 위한 행사다. 청년들의 결속을 다지고 국경·인종·민족·문화를 넘어 세계평화운동에 매진하자는 게 큰 틀의 목표다.
가정연합의 핵심 비전인 '비전 2020'도 청년지도자 양성과 접목된다. 젊은 인재양성을 통해 교회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가정연합은 2020년까지 세계 40개국에 청년 선교사를 파견해 국제공헌과 가족애를 실천하고 '세계적 청년지도자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가정연합은 젊은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에도 많은 투자를 한다. 한 총재도 취임 이후 교육을 통한 젊은 인재양성을 줄곧 강조했다. 2013년 3월 문을 연 '천주평화사관학교'가 대표적 인재양성 기관이다. 한 총재는 "이제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그래서 미래의 지도자 양성은 물론이거니와 각계각층의 모든 지도자 자리에 있는 사람들부터 교육해나갈 것"이라며 "그것은 세계평화를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역설했다.
◆"가정연합 당위성은 참가정 통한 인류 구원"
이날 한학자 총재는 가정연합의 당위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인류 구원을 위한 참가정 운동이 가정연합의 사명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한 총재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독생자, 독생녀를 통한 하나님의 꿈은 인류의 참조상, 참부모가 되는 것"이라며 "그 꿈을 실현할 하나님이 약속한 나라가 한국이며, 일본은 한국과 함께 태평양 문명권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에 모인 여러분이 앞장서 위대한 역사의 주역이 되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지난 2015년 첫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가정의 완성이 곧 세계평화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와 비슷한 대목이다.
한 총재는 당시 "가정의 완성이야말로 세계평화로 가는 길"이라며 "하나님의 사명을 받은 참부모요, 독생녀로서 인류 구원을 위해 참가정 운동을 전파하겠다"고 말했었다. 독생녀는 하나님의 외아들인 예수(독생자)를 빗댄 표현으로 가정연합에서는 문선명 총재를 독생자, 한학자 총재를 독생녀로 칭한다.
가정연합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효와 정의 가치관을 일본 사회에 일깨워주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며 "이를 통해 일본의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족 간 갈등과 청소년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이 최근 냉각된 관계를 풀고, 평화롭고 올바른 관계를 맺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뜻도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정연합은 도쿄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일본 내 각 광역지자체별로 효정문화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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