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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현장] ‘안마·단란주점·보도방’ 밀집 모텔촌이 소년체전 숙소?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인천광역시에서 개최되는 '2014년 제4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선수들의 숙소가 유흥업소가 밀집된 모텔촌으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팩트>이 15일 오후 2014년 '제43회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앞두고 지정된 선수단 숙소가 있는 지역을 방문했다. 밤이 깊어지면서 선수단 숙소 주변은 유흥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인천=김아름 인턴기자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인천광역시에서 개최되는 '2014년 제4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선수들의 숙소가 유흥업소가 밀집된 모텔촌으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팩트>이 15일 오후 2014년 '제43회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앞두고 지정된 선수단 숙소가 있는 지역을 방문했다. 밤이 깊어지면서 선수단 숙소 주변은 유흥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인천=김아름 인턴기자

[인천=김아름 인턴기자] "대낮에 성인도 지나다니기 꺼리는 거리에 학생을 재우다니 말이 안 되죠."

전국 스포츠 꿈나무들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2014년 제4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이하 소년체전)'의 개막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를 주최하는 대한체육회와 인천시, 시교육청 등은 원활한 경기 운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어린 학생들이 나흘동안 지내게 될 숙소가 성인들이 자주 찾는 유흥업소 인근으로 아이들 교육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더팩트>은 15일 오후 소년체전을 앞두고 선수단이 묵게 될 숙소 환경 주변을 직접 살펴봤다.

선수단 숙소로 지정된 숙박업체 입구에 '선수단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선수단 숙소로 지정된 숙박업체 입구에 '선수단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미성년자 선수단 숙소 옆 '안마방·단란주점'

차츰 땅거미가 지며 어스름해지는 15일 오후 6시 인천 부평구 부평동 '테마의 거리'라 불리는 번화가. 많은 술집과 노래방 등의 유흥업소가 밀집된 곳이다. 유흥업소 주변에는 '모텔촌'이라 불릴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숙박시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이미 선수단 숙소로 지정된 모텔 입구에는 '제4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선수단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크게 내걸렸다. 현수막 바로 옆에는 '성인방송 서비스 제공', '월풀 완비' 등이 적힌 간판도 눈에 띄었다.

저녁 8시 어느덧 인근 상가의 입간판이 하나둘 켜지며 테마의 거리는 '화려한 밤'의 모습을 드러내며 불야성을 이뤘다. 주점 등 업소는 밤 문화를 즐기기 위한 젊은 청년들로 가득 찼다. 이미 술에 취한 사람과 모텔로 들어가는 남녀의 모습도 종종 보였다.

부평동과 마찬가지로 소년체전 선수단 숙소가 있는 계양구와 남구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히 취재진이 찾아간 모텔촌 골목과 인근 상가 주변에는 '안마방', '보도방'뿐 아니라 낯 뜨거운 전단지가 바닥에 굴러다녔다. 또 주차돼 있는 차량 유리창에는 여성의 나체가 여실히 드러난 사진이 꽂혀 있어 보는 이를 민망케 했다. 밤이 깊어지면서 노래방과 단란주점 주변은 차에서 내리는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학생 선수단이 머무르게 될 모텔 주변에서 '안마방', '보도방' 등 유흥업소 간판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학생 선수단이 머무르게 될 모텔 주변에서 '안마방', '보도방' 등 유흥업소 간판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 유흥업소 주변 모텔 관계자들로 "이해되지 않는다"

유흥업소 지역에 초·중학생 선수단 숙소를 지정한 것을 목격한 한 여성은 "어린 학생을 이런 유흥업소 밀집 지역에서 숙박하게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경기장과 가까운 곳에 정해야 하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성인 방송을 제공하는 모텔에 아이들을 묵게 하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근 주점에 있던 손님도 취재진의 '인근에 초·중학생이 숙박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나이트 및 룸 등) 호객행위가 허다하고 젊은 청춘남녀가 모텔을 수시로 드나드는데 외부 환경에 민감한 아이들이 그걸 보고 무슨 생각 하겠느냐"며 "도무지 인천시나 시교육청 등 담당 기관에서 무슨 생각으로 결정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단 숙박 지정'과 관련해 부평의 ○○○모텔 관계자는 "(인천시에서) 따로 선정해 선수에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 교사나 연맹 등 단체에서 개별로 문의해 예약한다"며 "요금도 (기존에 받던) 일반 객실 요금과 같은 가격이다"고 말했다.

계양구의 또 다른 ○○모텔은 앞서 말한 내용을 반복하며 "(객실 이용 요금에 대해서는) 대답해 줄 수 없다. 업체마다 다르므로 알려지면 안된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나 숙소 선정을 거절한 숙박업소도 있었다.

부평의 한 모텔 주인은 예약 현황을 묻는 질문에 "(우리 모텔에서는) 선수들에게 (숙소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거절했다"며 이유에 대해 "(이 지역은) 아시다시피 유흥업소와 모텔이 빽빽이 들어차 있는 성인 중심지역에 (초·중등) 학생을 생활하게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자식을 생각하면 이런 곳에 학생을 지내게 할 수 없다. 찾는 손님이 다 거기서 거기인 데다가 성인 방송이 버젓이 나오는 방에 (학생을) 묵게 하는 게 정상이냐"고 덧붙였다.

선수단 숙소 주변 거리 바닥에서 낯 뜨거운 전단지를 볼 수 있다.
선수단 숙소 주변 거리 바닥에서 낯 뜨거운 전단지를 볼 수 있다.


◆인천시 "불가피 지정"…숙박 요금 상한선도 몰라

이같은 지적에 인천시 위생정책과 관계자는 "위치적으로 (모텔 등 대부분 숙박업체가) 상업이 밀집된 공간에 있는 이유도 있으나 어린 학생이 많아 원거리로 숙소를 지정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유흥업소 밀집) 지역에 지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혹시 주변 환경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알고는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잠시 말문을 멈춘 뒤 "지속적인 점검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 업체별 숙박 요금에 대해서도 뚜렷하게 명시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더욱이 숙박 요금 상한선도 정해져 있지 않아 업체들이 암암리에 폭리를 취할 가능성도 다분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요금이 일괄적으로 정해져 있거나 상한선이 정해져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관계자는 "(요금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으며 법적으로 요금을 정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모텔 등 숙박업체는) 학생 가방을 방에 두게 될 경우 대실 손님을 받지 못하는 점에 손해가 크다고 불만이 많다"며 "(각 업체에게) 과도하게 (요금을) 받지 말라고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시에서 개최되는 이번 소년체전은 오는 24일에서 27일까지 진행되며 근대3종을 포함한 육상, 수영, 축구, 야구 등 33개 종목에 초·중등부 1만2000명의 학생과 임원 5000명이 참가한다.


사건팀 beautifu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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