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다영 기자] 교황 베네딕토 16세(85)가 이달 28일 퇴위하겠다고 발표했다. 2005년 4월 19일 78살의 나이로 265대 교황에 선출돼 즉위한 지 7년 10개월 만으로 그는 고령을 퇴위 이유로 들었다.
교황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28일 오후 8시(한국시간 3월 1일 오전 4시)에 퇴위한다. 신 앞에서 나의 양심을 거듭 성찰한 결과 고령으로 내 기력이 더는 교황직을 적절히 수행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퇴위 이유를 밝혔다.
이어 교황은 "이 일(교황 퇴위)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교황직에서 퇴위한다는 것을 완전한 자유의지로 선언한다"고 말했다. 교회법은 교황의 자유의지에 따른 퇴위를 인정하고 있다.
이날 오전 추기경 회의를 소집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교황은 "앞으로도 평생을 헌신하는 목회자로서 교회를 헌신적으로 섬기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차기 교황은 다음 달 말 선출될 예정이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 회의 '콘클라베'는 베네딕토 16세가 퇴위한 날로부터 15∼20일 이내에 열릴 것"이라며 "부활절(3월 31일) 이전에는 새 교황이 즉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남부에서 태어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951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1977년 뮌헨 대주교로 발탁된 뒤 4개월 뒤 50세의 나이로 추기경에 올랐다. 1981년부터 바티칸 신앙교리성성 장관으로 24년 동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보필했고 2005년 4월 265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재직 중 사제들의 과거 아동 성추행 추문 탓에 여러 차례 사과하는 등 곤란을 겪은 바 있다.
베네딕토 16세가 퇴위하게 되면 1415년 그레고리오 12세가 퇴위한 이래 598년 만에 처음으로 선종에 앞서 퇴위한 교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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