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에게 맞는 IPTV 서비스는 무엇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두 아이 엄마 ㄱ 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저녁만 되면 모든 걸 내팽개치고 TV 앞에서 떠나질 않는 아이들 때문이다. 강제로 뜯어말리자니 또 한바탕 소동을 벌일 생각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교육적인 내용을 담은 콘텐츠가 많은 키즈 관련 서비스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또한 고민이다. 넘쳐나는 키즈 콘텐츠 중 무엇이 좋은 것인지 통 모르겠다.
40조 원 규모 '키즈' 시장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바빠지면서 관련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콘텐츠들은 인공지능(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혁신 기술을 입고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는 중이다. 특히 스마트폰, AI 스피커, IPTV(인터넷TV) 등 광범위한 영역에 '키즈' 서비스를 적용하는 이동통신사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콘텐츠는 소중한 우리 아이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도 시켜준다. 이제 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르면 안 될 듯하다.
IPTV 1위 사업자인 KT부터 살펴보자. KT는 최근 대교·스마트스터디·아이코닉스 등 교육 기업들과 손잡고 올레tv 서비스 패키지 '키즈랜드'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의 콘셉트는 '놀면서 배운다'이다. 특징은 VR과 AR 등 신기술을 접목했다. KT 관계자는 "'키즈랜드'는 일부만 누리는 영재 교육 서비스를 모든 아이들이 부담 없이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키즈랜드' 내용을 들여다보면 프리미엄 동화 500여 편을 '독전·독서·독후' 활동 3단계로 읽을 수 있는 '대교 상상 키즈'가 있다. 이는 TV에 독서 학습 프로그램을 넣은 것이 핵심이다. 아이들은 책을 읽기 전에 영상을 통해 책 주제에 대해 미리 학습하게 된다. 읽은 뒤에는 IPTV AR 체험학습 서비스인 'TV쏙'을 통해 3D 공룡 등이 나타나는 가상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KT는 가상 세계의 모습을 TV 화면으로 보여주는 'TV쏙 모션인식' 서비스 외에도 '핑크퐁·뽀로로·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등을 만날 수 있는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부모의 걱정을 덜기 위해 일일 시청 시간과 VOD(주문형비디오)를 제한하고 유해 콘텐츠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키즈모드' 기능도 더했다.
LG유플러스도 IPTV '키즈 콘텐츠'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U+tv 유아서비스 플랫폼 '아이들나라'가 1년 만에 누적 이용자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짭짤한 재미를 보기도 했다. LG유플러스의 키즈 콘텐츠는 책을 읽어주고 AR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KT와 유사하다. 다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적용된 세부 기능에서 차이가 있다. LG유플러스의 키즈 콘텐츠 중 이용 빈도가 높은 서비스는 '책 읽어주는 TV'와 AR 기반 서비스 '생생자연학습'이다.
'책 읽어주는 TV'는 베스트셀러·동화 330편을 구연동화 전문 성우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서비스다. 그림과 책장을 넘기는 효과 등을 통해 독서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낸다. '책 읽어주는 TV'의 누적 이용 횟수는 1000만 회 이상으로, 이는 '아이들나라'에서 교육 콘텐츠 소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LG유플러스는 설명했다.
AR 자연관찰학습 콘텐츠인 '생생자연학습'은 KT의 'TV쏙'과 비슷하다. 공룡과 동물, 곤충 등 54가지 캐릭터를 3D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울음소리 듣기, 가상 먹이주기 체험 등 다채로운 기능을 제공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꾸며졌다. 이외에도 LG유플러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EBS 다큐프라임, '핑크퐁' 동요 등 350여 개의 VOD를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끝으로 SK텔레콤의 미디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키즈 콘텐츠'를 알아보자. SK브로드밴드 역시 관련 콘텐츠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애니메이션 기획 및 제작을 진행하는 등 일찍 키즈 시장에 주목한 SK브로드밴드는 2002년 '뽀로로 시즌1'을 최초로 투자하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는 '뽀로로'의 성공에 힘입어 '로보카폴리' '라바' '레전드히어로 삼국전' '좀비덤' 등으로 애니메이션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아이들의 시청 습관을 길러주는 기능에 신경 쓰고 있다.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B tv 키즈존'에서는 부적절한 일반 TV 콘텐츠에 접근하는 것을 막아주고 하루 시청 시간을 설정하는 기능 등을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는 인기 캐릭터 '뽀로로'와 함께 일어나기, 세수하기, 밥 먹기 등 아이들이 필수 생활습관을 익히는 데 도움을 주는 '뽀로로TV 앱'도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SK브로드밴드의 키즈 콘텐츠는 '영어 교육'이 강점이다. 회사는 B tv에서 유튜브 인기 키즈 영어 교육 콘텐츠를 무료 VOD로 볼 수 있는 '영어쑥쑥 튜브'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은 1400만 구독자를 보유한 '리틀베이비범' 등 해외 우수 영어 교육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잉글리시 젬 채널'을 통해 영어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영어 교육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키즈 교육 콘텐츠 분야에서 경쟁력을 지속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이 키즈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기존 사업이 정체되면서 활로를 모색하는 차원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또 투자하는 만큼 수익성이 높아 기업들이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2015년 기준 12세 이하 자녀가 있는 키즈 가구는 약 188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10%를 차지한다. 전체 비중은 적지만, 키즈 가구의 유료 시청 비율이 일반 가구보다 높다는 점에서 주요 고객층이다. 또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도 키즈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IPTV 업계 관계자는 "'키즈 콘텐츠' 시장을 딱 잘라 시장 규모를 측정하긴 어렵지만, 키즈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다들 공감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긍정적인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 단순 수익성뿐만 아니라 미래 고객을 확보한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