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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배려 나선 기업들…워라밸 실천으로 출산율 ‘쑥’

  • 아이희망 | 2018-04-17 08:00
저출산 극복을 위해 기업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사진은 CJ제일제당 인사지원실 담당자가 임산부 직원에게 임산부의 근무환경에 유용한 지원용품들을 담은 ‘맘제일 핑크박스’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 /CJ제일제당 제공
저출산 극복을 위해 기업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사진은 CJ제일제당 인사지원실 담당자가 임산부 직원에게 임산부의 근무환경에 유용한 지원용품들을 담은 ‘맘제일 핑크박스’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 /CJ제일제당 제공

[더팩트│황원영 기자] 지난해 출생아 수가 35만77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저출산 극복을 위해 기업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출산율이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자 일과 생활의 균형(워라밸)을 이뤄 이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임산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장시간 근로하는 관행을 없애고, 경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각종 정책을 펼친다. 기업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출산장려정책에 발맞춰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임산부에게 임산부용 사원증을 별도로 배포한다. 임산부용 사원증은 일반 직원들이 착용하는 빨간색 목걸이끈과 달리 눈에 잘 띄는 밝은 분홍색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임신한 직원은 출산까지 주변의 각별한 배려와 몸관리가 필수적인 데다가 임신 초기의 경우 외형상으로 임산부라는 점을 알아보기 쉽지 않아 별도의 배려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말했다.

임산부인 CJ제일제당 직원들은 ‘맘제일 핑크박스’도 제공받는다. 이 박스는 전자파 차단 담요, 임산부용 차(茶)세트, 음료, 육아 서적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부터 CJ제일제당은 임신 초기·후기에 1일 근로시간 2시간을 단축·근무하는 ‘임신 위험기 단축근로’제도와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일 전후로 최대 4주간의 휴가를 부여하는 ‘자녀입학 돌봄휴가’ 등을 시행하고 있다.

임신·출산과 관련해서는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지원한다. 현행 5일인 남성의 출산휴가는 2주 유급으로 늘렸다. 여성의 경우 임신 초기인 12주 이내와 출산이 임박한 36주 후에만 신청할 수 있던 ‘임신 위험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12주와 36주 사이에 8주를 추가해 매일 2시간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선순환적 기업 문화 정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임산부 직원을 대상으로 '예비맘 배려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우선 근로기준법상 임신 후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에만 사용 가능했던 '임산부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임신기간 전체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임산부 직원들은 임신을 인지한 순간부터 출산 시까지 2시간 단축근무로 하루 6시간만 근무할 수 있다. 근무 시간이 단축돼도 급여는 기존과 동일하다.

또 현대백화점은 임산부 직원 전원에게 '예비맘 택시카드'를 지급한다. 월 10만 원 한도 내에서 택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로, 유통업계에서 임산부 직원에게 택시카드를 지급해준 것은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다.

아울러 임산부 직원을 위한 각종 휴가 및 휴직 제도도 마련돼 있다. 임신 초기 유·사산 위험이 있어 안정이 필요한 임산부가 최대 2주간 쓸 수 있는 '초기 임산부 안정 휴가'를 비롯해 임신 기간 중 충분한 안정을 위해 임산부가 원할 때 기한 제한 없이 사용 가능한 '출산 준비 휴가', 인공 수정과 같은 시술시 최대 60일까지 신청할 수 있는 '난임 치료 휴직'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여성 고객이 많은 백화점 업태의 특성상 여성 친화적 근무 환경 조성은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해 임산부 직원에 대한 종합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여성 직원 비중은 지난 2012년 33.2%에서 2015년 43.6%, 2016년 43.8%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은 임산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장시간 근로하는 관행을 없애고, 경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롯데 남성육아휴직 대상자들이 서울시 영등포구에 소재한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롯데 대디스쿨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롯데 제공
기업들은 임산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장시간 근로하는 관행을 없애고, 경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롯데 남성육아휴직 대상자들이 서울시 영등포구에 소재한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롯데 대디스쿨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롯데 제공

롯데쇼핑 역시 임신한 직원이 임신을 인지한 지점부터 전 기간 동안 급여 삭감 없이 하루 2시간 이상 단축 근로 가능한 ‘통큰 임산부 단축근로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롯데백화점은 여성 직원을 위해 ‘자동육아휴직제’ ‘임산부 단축근로지원’ 등 출산 및 육아 지원 제도를 선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남성 의무 육아휴직’을 도입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남성 의무 육아휴직제 도입 이후 롯데그룹 남성 육아휴직자는 1000명을 돌파해 국내 전체 남성 유아휴직자의 10%를 차지했다. 또한 결혼·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강사 육성 커리큘럼을 통해 전문 문학강사로 육성하는 경력개발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2009년 식품기업 최초로 가족친화경영 인증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2020년까지 재인증을 획득했다. 매일유업은 △자녀의 출산·양육 및 교육지원제도 실시 △사내근로복지기금 제도 운영(난임시술비 지원, 임신·출산·돌 축하선물 제공) △매월 둘째, 넷째 금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지정해 조기 퇴근 유도(월2회) △수유 편의시설을 갖춘 여직원 휴게실 운영 △근로시간을 유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차 출퇴근제, 재택 근무제 도입 △다자녀 출산가구에게 축하금 제공 △직원 및 배우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 △직원의 임신을 축하해주는 ‘베이비샤워’ 파티, 태교여행 ‘베이비문’ 행사 등 다양한 가족친화 제도를 운영하면서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가능하게 하는 직장환경을 조성했다.

대한항공은 전체 직원 1만8700여 명 가운데 약 42% 이상이 여성인 만큼 임산부 직원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성 직원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퇴사 고민 없이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내 문화와 제도를 활성화해 경력 단절을 예방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육아 휴직은 꼭 출산 휴가 사용 직후가 아니어도 자녀가 만 8세 이하이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출산과 육아휴직을 사용한 이후에도 최대 3년까지 상시 휴직이 가능해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한다. 난임 판정을 받은 여직원 중에 인공수정, 시험관 시술 희망자를 대상으로 최대 1년 휴직을 부여하는 난임휴직제도도 시행한다.

임신·육아기간 중 근무하는 직원을 위한 편의도 제공한다. 대한항공 본사 항공의료센터 내에는 사내 수유 공간인 모아사랑방을 운영하고 있다. 임원 주차장 내에는 임산부 전용 주차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임직원이 직접 선택한 어린이집과 위탁보육 계약을 맺어 보육료도 지원한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6월부터 일자리 질을 높이기 위한 ‘조직 문화 7대 혁신안’을 발표하고 임산부 직원을 배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자체 근로 감독센터 신설 △퇴근 후 업무 차단 △2주 휴식 의무화∙전직원 리프레쉬 제도 △출산 장려를 위한 배우자 2주 유급 출산 휴가 등을 지원한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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