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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文의 남자' 양정철, 서훈 국정원장과 한정식집 '밀담'(영상)

  • 단독/이슈 | 2019-05-27 08:20

양 원장은 서 국정원장의 차량이 떠날 때까지 한참을 식당 밖에서 서 있었다. 양 원장이 서 국정원장의 경호차를 바라보고 있다. /이철영 기자

여당 '싱크탱크' 수장과 국가 정보 총책임자 4시간 독대...만남 배경에 관심 집중

[더팩트 | 강남=이철영·허주열·이원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알려진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대한민국 국가정보를 총괄하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한정식집에서 철저한 경호 속에 '비밀 회동'하는 현장을 <더팩트>가 단독으로 확인했다.

양 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비공개 만남은 야인생활을 하던 양 원장이 2년 만에 여의도 정치권으로 복귀한 지 꼭 일주일 만으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양 원장은 16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독대한 데 이어 5일 만에 다시 국정원장을 독대할 정도로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6시 20분께부터 10시 45분께까지 4시간 이상 서울 강남구 모처의 한정식 식당에서 독대했다. 이날은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사회적 경제, 문재인 정부 2년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날이다. 지난 14일 취임한 양 원장이 처음으로 맞이한 민주연구원의 공식행사였으나, 신임 수장인 그는 불참했다.

민주연구원 관계자는 "양 원장이 당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다른 일정과 겹쳐 부득이하게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토론회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취재진은 양 원장이 홀로 국회를 나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후 양 원장이 도착한 곳은 강남구의 한 식당이었다. 그는 자동차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1인당 식사비 8만8000원 한정식집 4시간 독대

양 원장이 도착한 이 식당은 한정식을 메뉴로 단일 코스요리를 선보이는 곳으로 1인당 식사비가 8만8000원이다. 양 원장이 이곳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누구와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더팩트> 취재진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확인한 결과 그가 만난 사람은 서 국정원장이었다.

두 사람은 4시간가량 술을 곁들인 비밀 회동을 했고, 식당 입구로 나와서도 한동안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양 원장은 서 국정원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서 국정원장은 양 원장의 어깨를 토닥였다. 마지막으로 양 원장은 서 국정원장에게 90도로 깎듯하게 인사했다. 이후 서 국정원장이 먼저 식당 안팎에서 대기하던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사들과 함께 대기하던 고급 세단을 타고 자리를 떠났다. 직후 양 원장은 모범택시 타고 이동했다.

국가정보를 책임지는 국정원의 수장과 정당 싱크탱크 수장이 비공개 회동을 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집권여당의 총선 전략, 정책 수립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은 친문 핵심 인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국정원장을 단독으로 만나 4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는 것은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예고할 사안으로 보인다.

양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핵심 역할을 한 여권 핵심 인사다. 양 원장은 지난 2016년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문 대표가 김종인 전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세울 때, 2016년 총선 당시 표창원, 김병기, 조응천 등 '문재인 키즈'로 불리는 인사 20여 명을 영입, 19대 대선 준비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한 '광흥창팀'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후 양 원장은 2017년 대선에서 민주당 문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부실장을 맡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손발을 맞추면서 대선 승리에 기여하며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이 21일 오후 강남의 모 한정식집에서 4시간의 독대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강남=이철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이 21일 오후 강남의 모 한정식집에서 4시간의 독대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강남=이철영 기자

◆2년 '야인 생활' 마친 양정철 원장, 정계 복귀 후 '광폭 행보'

이런 양 원장은 문 대통령 당선 후 2년여 동안의 야인 생활을 마치고 최근 여의도 정치권으로 복귀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양 원장은 정치권 복귀 배경에 대해 "정권교체의 완성은 총선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 임기 동안 완전히 야인으로 있으려 했으나, 뭐라도 좀 보탬이 돼야할 것 같아서 어려운 자리를 감당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복귀하자마자 국가 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국정원장과 장시간 독대 자리를 가진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킬 행보로 전망되고 있다. 국정원장은 청와대와 함께 공식 보고라인에 있는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도 독대가 쉽지 않은 인사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이에 대해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6개월간 서 국정원장을 독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다른 사람들이 배석한 자리에서 만난 것도 정보위 회의할 때를 제외하면 1시간을 넘은 적이 없다"며 양 원장과 국가정보원장의 사적 만남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국회 정보위 한 위원은 "이 사안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국정원 공식 보고라인에 있지 않고, 정부에서 일하지 않는 대통령 최측근이 대북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고 민감한 시점에 정보기관장을 만나 대체 무슨 얘길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어 "문재인 정부는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을 폐지했다고 하면서 그것을 전가의 보도처럼 들이밀며 탈정치화를 완성했다고 했다"며 "이게 탈정치화를 완성한 현장인가. 정보기관의 수장이 저녁시간에 이런 사람(양 원장)을 만나서 4시간가량 술을 마시고 무슨 얘길 나눴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한 것 자체만으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가정보원은 정부조직법상 유일한 대통령 직속기관이다. 국내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조직이다. 이에 문 대통령도 서 국정원장과 조직원들에게 가장 당부한 내용도 '정치적 중립'이다.

양 원장과 서 국정원장은 식당을 나와서도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서 국정원장이 양 원장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철영 기자
양 원장과 서 국정원장은 식당을 나와서도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서 국정원장이 양 원장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철영 기자

◆ "국정원장은 정치적 중립 의무...여당 관계자 독대는 오해 소지 충분"

지난 2017년 7월 20일 취임 후 첫 국정원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서 국정원장과 직원들에게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정권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지 않겠다"며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 국정원을 정치로 오염시키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는 과거 국정원의 정치 이용 등으로 불거졌던 혼란 등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이런 당부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핵심인사인 두 사람이 장시간 밀담을 나누는 게 목격되면서 많은 해석을 낳게 할 전망이다. <더팩트>가 만난 복수의 전직 국정원 직원들도 양 원장과 서 국정원장의 만남은 부적절한 처신으로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복수의 전직 국정원 직원들은 "국정원장이라는 직책은 일반 공무원과 다르다. 원장의 임무엔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다"면서 "국정원장은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때 정치적 중립이라는 가치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국정원장이 여당 관계자를 만났다는 것은 분명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그 만남이 여당의 정책을 돕는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과거(이명박·박근혜 정부) 국정원장들이 재판장에 섰던 모습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국정원장은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야 하고, 역사를 직시해야하며 역사를 만들어가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면서 "정치인, 대통령 측근을 만나지 못한다는 게 아니다. 만남에서 개인과 정파적 이익이 가미되어선 안 된다. 국정원이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양 원장은 서 국정원장의 차량이 떠날 때까지 한참을 식당 밖에서 서 있었다. 양 원장이 서 국정원장의 경호차를 바라보고 있다. /이철영 기자
양 원장은 서 국정원장의 차량이 떠날 때까지 한참을 식당 밖에서 서 있었다. 양 원장이 서 국정원장의 경호차를 바라보고 있다. /이철영 기자

◆ 양정철 원장과 서훈 국정원장, 문 대통령 대선 캠프 '인연'

양 원장과 서 국정원장은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캠프에서 함께 일한 바 있다. 서 국정원장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28년간의 국정원 생활을 마무리한 뒤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재직하다가 19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가 탈락했다. 또한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으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양 원장도 두 캠프에서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한 정보위 위원은 "두 사람의 만남은 어떻게 봐도 부적절하다. 여권 총선전략을 같이 숙의했다고 해도, 북한 문제 등 국정원 업무와 관련한 이야기를 했다고 해도, 서 국정원장 개인의 진로를 의논한 자리였다고 해도 모두 명백히 부적절하다"며 "일각서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3철'(양정철·전해철·이호철)을 말하는데, 3철이 아니라 '1철' 같다. 전해철 의원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그 정도 급(양 원장)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더팩트> 취재진은 당사자인 양 원장으로부터 서 국정원장과 만난 이유를 듣기 위해 26일 오후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양 원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에 1차 문자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회신이 오지 않았고 재차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양 원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결국 취재진은 양 원장에게 '서훈 국정원장과 회동, 누가 만나자고 했는지? 왜 만났는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등의 질문을 다시 한번 메시지로 전달했다. 취재진은 이후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양 원장의 휴대전화기의 전원이 꺼져있다는 메시지만 들을 수 있었다.

한편 양 원장이 수장으로 있는 민주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로써 시대가 요구하는 비전과 정책을 설계하고 제시하며 정책 정당 실현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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