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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아이돌②] ‘샤크라’ 보나, 불화설·불운·부진…‘3불’을 말하다

  • 연예 | 2011-07-06 13:58

‘샤크라’ 멤버로 연예계 첫발…팀 해체 후 힘든 시간 보내
“솔로 데뷔 연이은 좌절”…‘난 아직 가수다’재기 의욕 활활

[손현석 기자·공경민 객원기자] ‘샤크라’는 원조 걸그룹 군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는 아니었다. 이국적인 인도풍 스타일로 튀었던, 그 의상과 궤적을 함께한 곡으로 돋보였던 그룹이었다. 물론 프로듀싱을 맡았던 ‘룰라’의 이상민 덕분에 성공적인 경착륙(?)을 한 건 사실. 그래도 멤버 4명(이니, 황보, 려원, 은)의 독특한 매력이 없었다면 그와 같은 ‘달콤한 열매’를 딸 수 있었을까. 이런 원초적 물음을 되새김질하다 ‘샤크라’의 전 멤버였던 보나(29)를 만났다.

보나는 미스코리아 출신의 이니가 탈퇴한 후 2002년 3집 발매 때부터 투입된 ‘대타 멤버’였다. 당시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넘치는 끼와 열정으로 팀의 후속 활동에 큰 힘을 보탰다. 지금도 그를 원년 멤버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 해체 후 려원과 황보는 각각 배우와 방송인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고, 막내 은 역시 행복한 결혼 생활과 간간히 이슈메이커로 등장해온 반면 그는 지금도 컴백 무대조차 서지 못한 채 아직도 재기의 날을 갈고 있었다.

대체 멤버로 발탁돼…“운 좋게 연예계에 데뷔”

데뷔 때만해도 자신을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여겼다. “중·고등학교를 호주에서 졸업한 뒤 20살 때 한국에 잠시 놀러왔다가 주저앉게 됐어요. 집안 사정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그 기간에 잠시나마 직장 생활이랑 아르바이트 하고 그랬어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걸그룹 오디션을 봤는데, 운이 좋게도 한번에 합격해 ‘샤크라’ 멤버로 들어갔죠.” 하지만 그의 말대로 단순히 “운이 좋아서”만은 아니었다. 호주 한인사회에선 각종 댄스경연대회를 석권하는 등 이미 그 재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꿈에서나 바라던 일이 현실로 이뤄졌다는 기쁨도 잠시. 보나에게 두려움과 중압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이쪽 계통의 직업을 가지게 됐고, 이미 명성을 쌓은 그룹에 중간에 합류해 부담이 컸어요. 즐기면서 해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었던 거죠. 당시 샤크라 3집부터 참여했는데, 제가 들어간 뒤 2달 만에 앨범이 나왔어요. 저만 준비 안된 상태에서 노래와 춤 연습하고, 뮤직비디오 찍고 멤버들이 함께 곧바로 무대에 올랐던 거예요.”

“샤크라 해체, 멤버간의 불화가 원인 아니었다”

그렇게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빠르게 적응해나갔다. 그는 “4집 활동부턴 거의 자리를 잡았어요. 그 당시엔 멤버들끼리 5집 앨범까지 함께하자는 얘기를 할 정도로 팀워크는 좋았는데, 소속사(키스엔터테인먼트) 자금난이 겹치고 1~2년 동안 멤버들이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던 모양이다. ‘샤크라 5집’ 발매 계획이 무산되고 멤버들의 개별 활동을 선언했던 그 시절이.

당시 ‘샤크라’ 해체의 원인이 멤버들간의 불화라고 보는 시선들이 많았다. “당시 려원 언니가 ‘나홀로 활동’을 선언하는 등 멤버들간의 불화설로 해체됐다는 기사도 나왔던 걸로 기억해요. 근데 그건 아니었어요. 지금에 와서 감히 얘기하자면 각자가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서 그랬던 겁니다. 이미 4집 활동 때부터 각자 활동을 한다는 의견이 오고 갔어요. 여느 걸그룹이 다 그렇듯 소소한 다툼은 있었지만 갈라설 정도로 크게 싸워본 적은 없어요.”

솔로 데뷔 위해 소속사만 3번 거쳐…“우울증 앓어”

그 이후부턴 불행의 연속이었다. ‘의리 때문에’ 기존 소속사와 재계약을 맺고 솔로 앨범을 내려 했지만 1년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는 “정말 1년 반이란 세월을 아무 일도 못하고 지냈어요. 혼자서 연습하다 우울증에 걸리기도 했죠”라며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다니던 성당에서 CCM(현대적인 크리스천 음악) 사역하면서 마음을 다스렸죠. 그러다 다른 연예기획사에 들어가 솔로 앨범을 낼 준비를 다 마쳤는데, 또 회사 자금난으로 엎어지고 말기도 하고”라고 담담히 어투로 말했다.

그렇게 6년이란 기간 동안 거쳐간 소속사만 3곳. 피팅 모델, 뮤지컬 배우, 보컬 트레이너 등을 일을 닥치는 대로 하면서 버텼다. 이런 와중에도 노래와 춤은 ‘독학’했고, 배우로 전향을 목적으로 교육도 짬짬이 받았다. 보나는 “지금 돌아보면 주변에서 제대로 된 조언을 받았던 적이 없었던 거 같아요. 워낙 힘들게 지내다 보니깐 스폰서 제안도 받기도 하고…. 심각하게 ‘시집이나 가버릴까’ 하는 고민도 했었지만 여기까지 버텨온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어요”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나도 가수…현역 아이돌그룹 멤버 어떨까요?”

얼마나 갈급했으면 가수 발굴 오디션 프로그램인 케이블 채널 Mnet ‘슈퍼스타 K 시즌2’까지 도전했을까. 그는 이 같은 질문을 예상한 듯 “‘샤크라’ 출신이란 타이틀 때문에 조심스런 부분이 있었지만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솔직히 제 자신이 연예인이란 사실조차 느끼지 못했던 때이기도 했고요”라며 “당시에 마지막 4차 예선해서 ‘다른 사람보단 잘해야지’라는 부담감에 무슨 음절을 내는지도 모르고 실수하고 말았어요. 나중에 괜히 도전한 거는 아닌지 후회도 조금 들긴 했죠”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나 보나는 이제야 희망의 싹을 발견했다. “주변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분들도 생기고, 전부터 일이 잘 풀리고 있어요. 올해는 무조건 컴백할 겁니다. 아직 시작해 못해봤는데, 지금 와서 관두면 너무 억울할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희망사항에 대해 물으니 수줍은 표정으로 “현역 아이돌그룹 멤버에 들어갈 자신도 있는데…어디 없을까요? 지금 제일 좋아하는 그룹이 ‘2NE1’이거든요. 언젠가는 같이 공연도 해보고 싶고…그래도 제가 거기 들어가고 싶다고 말하면 팬들한테 돌 맞을지 몰라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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