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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나의 연예공:감] '미우새' 논란으로 본 '저작권 인식' 현주소

  • 연예 | 2022-01-12 09:41
SBS '미운 우리 새끼' 제작진이 콘텐츠 유사성 논란에 대해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SBS 제공
SBS '미운 우리 새끼' 제작진이 콘텐츠 유사성 논란에 대해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SBS 제공

이말년 유튜브 내용과 유사성 지적…뒤늦게 공식 인정 후 사과

[더팩트|원세나 기자] '미운 우리 새끼' 제작진이 콘텐츠 유사성 논란에 대해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SBS '미운 우리 새끼:다시 쓰는 육아일기'(이하 '미우새) 제작진은 11일 공식 홈페이지에 지난 9일 방송에 대한 공식 입장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미우새'에서는 과거에도 다양한 주제 토론을 방송했다"고 운을 떼며 "이날 방송에서도 김종민 본인이 진행한 웹 예능 '뇌피셜'(2018.8)에서 다뤘던 '동물의 왕은 사자 vs 호랑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송에 나오지는 않았으나 촬영 현장에서 토론의 여러 가지 근거를 찾아봤다"며 "이 과정에서 이말년 웹툰작가의 유튜브 '침펄토론' 영상(2018.11)을 참조했고, 이 부분을 사전에 방송으로 고지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말년 웹툰 작가와 연락해 그 과정을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고 덧붙이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향후 '출처 표기'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9일 방송된 '미우새'에서는 김종민과 지상렬이 끝장 토론을 벌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당시 두 사람은 '사자와 호랑이 중 누가 더 강한가'라는 주제를 놓고 토론을 펼쳤고, 각각 호랑이와 사자의 장점을 어필했다.

지상렬은 88올림픽 마스코트가 호돌이였다는 점, 호피 무늬가 패션으로 자리 잡을 만큼 인기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호랑이의 편을 들었고 김종민은 '라이언 킹'을 예로 들며 이에 맞섰다.

이 과정에서 나온 "드렁큰타이거라는 가수가 있듯 호랑이는 간이 약할 수 있다", "변호사, 판사 등 희소성이 있는 직업은 다 '사'자 직업", "호랑이는 곶감을 무서워한다" 등의 발언이 전부 과거 이말년(유튜브명 침착맨)과 주호민이 '침펄토론'에서 했던 발언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 내용이 웹툰작가 이말년의 유튜브 방송 내용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방송화면 캡처
지난 9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 내용이 웹툰작가 이말년의 유튜브 방송 내용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방송화면 캡처

이후 논란이 일자 SBS 측은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해당 장면이 담긴 클립 영상을 삭제했고,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제작진은 해당 내용을 참조한 사실을 시인한 뒤 사과했다.

지상파와 케이블 등 방송 채널뿐 아니라 유튜브, 각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무한 경쟁이 시작되면서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다양한 플랫폼들 통해 다채로운 소재의 콘텐츠들이 공개되면서 대중은 취향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신선한 포맷과 이야기가 대중의 인기를 얻고 나면 우후죽순 격으로 비슷한 종류의 콘텐츠들이 따라 나오기 마련이다. 중심이 되는 소재를 가져가되 이야기를 살짝 비틀거나 색다르게 변주하는 식이다.

유행에 편승하는 이런 루트는 이미 업계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저작권 인식'이다. 같은 콘텐츠 제작자, 생산자로서 서로 '고유의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 '미우새' 제작진은 이 점을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박지현 문화평론가는 이에 대해 "흔히 생각하는 '저작권'에 대해 개념의 범주를 넓힐 필요가 있다"며 "개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나 숏폼 콘텐츠 등에도 자신들만의 고유 스토리가 담긴다. 이런 것들도 모두 저작권이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상에 온전히 독창적 콘텐츠는 없다. 흉내와 모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창작 콘텐츠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대신 각 콘텐츠를 생산하는 주체들은 서로의 저작권을 지켜주는게 마땅하다. 콘텐츠 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글로벌 미디어 시대에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더욱 중요하다.

이번 '미우새'의 콘텐츠 유사성 논란이 여러모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wsen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지난 9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 내용이 웹툰작가 이말년의 유튜브 방송 내용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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