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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나의 연예공:감] 코미디의 부활? 주인공들 인식 개선이 우선

  • 연예 | 2021-11-17 07:00
KBS 2TV 새 코미디 서바이벌 프로그램 '개승자'가 지난 13일 첫 방송 됐다. /KBS 제공
KBS 2TV 새 코미디 서바이벌 프로그램 '개승자'가 지난 13일 첫 방송 됐다. /KBS 제공

시대 흐름에 따른 인식 변화에 발맞춰야

[더팩트|원세나 기자] "공개 코미디는 왜 사라졌을까."

'개그로 승부하는 자들'이 위기에 놓인 코미디 프로그램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개그에 진심인 '개승자'의 팀장들은 머리를 맞대고 심도 높은 고민을 나눴고 그들이 나눈 대화는 여러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개승자'는 KBS 2TV 새 코미디 서바이벌로 '개그콘서트' 폐지 후 약 1년 5개월 만에 돌아온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방송은 개그맨들이 팀을 구성해 판정단 앞에서 개그를 하고 더 많은 선택을 받은 개그팀이 살아남는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13일 전파를 탄 첫 방송은 시청률 5%(닐슨 코리아 기준)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그콘서트'가 폐지되기 전 약 석 달 동안 2∼3%대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나름대로 성공적인 출발이라는 평가다.

첫 방송 후 제작진은 14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김준호, 변기수 방송불가 영상(feat. 시청자데스크)'이라는 제목의 비하인드 컷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김준호 이수근 김원효 등 '개승자'의 팀장 12인이 코미디의 발전 방향과 '개승자'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솔직하고 적나라한 의견이 오간 가운데 김준호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부진한 이유로 '엄격한 심의 기준'을 꼽았다. 그는 "KBS가 유독 (심의 기준이) 더 빡빡하다"며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해서는 안 되는데, 지금은 개그를 다 비하로 본다. 우리는 비하할 의도가 없다"고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방송통신위원회를 찾아가 정중하게 대화를 시도하겠다. 1인 피켓 시위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심의 완화를 위해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4일 '개승자' 공식 유튜브 채널에 '김준호, 변기수 방송불가 영상(feat. 시청자데스크)'이라는 제목의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영상화면 캡처
14일 '개승자' 공식 유튜브 채널에 '김준호, 변기수 방송불가 영상(feat. 시청자데스크)'이라는 제목의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영상화면 캡처

앞서 김원효 역시 "제약이 많으면 조심스러워진다. 조심스럽게 하다 보면 위축되고 예전만큼 못 살린다"는 의견을 냈고 변기수도 "직설적이고 1차원적인 게 가장 웃기는데 그걸 막아버리니까 2차원적인 걸로 못 간다"며 "심의 위원님들, 개그 심의를 조금만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영상이 공개된 후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개그맨들이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달라진 시대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개그맨들이 오히려 과거에 매몰돼 있다는 지적이다.

1차원적인 개그가 통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이야말로 1차원적인 인식이다. 그때 그 시절 우리는 '잘 알지 못해서', 미처 깨닫지 못해서 생각없이 웃었다. 약자에 대한 차별일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생각없이 던진 말과 행동에 상처받는 이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변했고, 대중의 인식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했다. 과거엔 아무렇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불편해졌다. 그만큼 대중은 성숙해졌고 그에 따라 눈높이도 높아졌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개그맨들은 시대 흐름을 읽어야 한다.

공교롭게도 15일 tvN '코미디 빅리그'가 출연진 및 관객을 향한 외모 비하로 논란이 됐다. 동료 개그맨의 외모를 희화화한 것도 모자라 관객의 외모를 평가하고 지적하기까지, 그야말로 '구시대적 개그'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개승자는' 개그맨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어렵게 다시 시작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그 무대를 채우는 주인공들부터 변해야 한다. 개그맨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비하와 조롱 없이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코미디를 맘껏 만들고 즐기길 바란다. 다채로운 재능을 지닌 많은 개그맨이 건강한 웃음으로 시청자들을 다시 TV 화면 앞으로 끌어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wsena@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14일 '개승자' 공식 유튜브 채널에 '김준호, 변기수 방송불가 영상(feat. 시청자데스크)'이라는 제목의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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