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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홍의 클로즈업] 라이징스타들, 뜨고 나면 '태도 돌변' 왜?

  • 연예 | 2021-05-03 05:00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등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급속히 인기를 얻은 라이징 스타들이 입장이 바뀐 뒤 소속사와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2019년 5월 '미스트롯' 인천공연 당시. /더팩트 DB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등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급속히 인기를 얻은 라이징 스타들이 입장이 바뀐 뒤 소속사와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2019년 5월 '미스트롯' 인천공연 당시. /더팩트 DB

연예기획사와 소속 아티스트 간 관계는 동전의 양면

[더팩트|강일홍 기자] 연예기획사와 아티스트 간 관계는 동전의 양면일 때가 아주 많습니다. 늘 함께 가야 할 운명이면서도 서로 등을 맞대고 있어 바라보는 시각은 정 반대이기 때문이죠. 주변의 온도 차에도 매우 민감합니다. 다시 말해 초보 신인시절엔 사이가 좋다가도 대중적 인지도가 생기고 주목을 받으면 갈등을 빚거나 다툼으로 이어지는 등의 사달이 나기 쉽다는 얘깁니다.

흔히 동업은 수익을 위해 같은 사업이나 영업을 함께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기획사(매니저)와 연예인은 동업자 관계보다 더 끈끈하고 유대감이 깊은 동반자 쪽에 가깝습니다. 처음엔 '성공'(스타 도약)이라는 '꿈'(목표)을 일궈내기 위해 똘똘 뭉쳐 올인합니다. 신인시절엔 누구나 '인기를 얻더라도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소속사는 이를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사찰에서는 화장실을 해우소(解憂所)라고도 부르는데요. 바로 근심을 푼다는 의미입니다. 흔히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뒤가 급할 때는 오직 한가지 근심에 딴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도 불과 몇 분 사이에 마음은 바뀐다는 것이지요. 거꾸로 '성공'이라는 목표가 하나였을 때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만 그 꿈이 현실로 다가서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국악소녀 송소희는 대법원이 '소속사에 정산금과 부당이득금 등 총 3억788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이후에도 전 소속사와 7년 넘게 지루한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 DB
국악소녀 송소희는 대법원이 '소속사에 정산금과 부당이득금 등 총 3억788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이후에도 전 소속사와 7년 넘게 지루한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 DB

부모까지 간섭하고 참견, 소속사가 일일이 '스케줄 보고'

사실 이런 일은 벼락스타가 종종 탄생하는 연예계에선 낯선 일도 아닙니다. 국악소녀로 대중적 스타가 된 송소희가 대표적인 케이스인데요. 안타깝게도 전 소속사와 분쟁이 생겨 7년 넘게 지루한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송소희와 소속사 양측의 관계는 다름 아닌 '돈' 때문에 어긋났습니다. 서로 '잘해보자'고 손잡은 지 불과 1년여 만인데 급속한 대중적 인기몰이가 만든 불행입니다.

양측 모두 당연히 할 말이 있습니다. 당시 소속사 측은 '송소희가 자신들과 계약을 맺어놓고 수익을 분배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고 송소희 측은 '소속사로서 이렇다할 지원도 하지 않는 마당에 수익을 배분해달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맞섰는데요. 양측의 입장을 보면 누구 말이 맞는지 헷갈립니다.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고 법원이 소속사 측 손을 들어주면서 송소희 측이 패소합니다.

이 갈등은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마무리 되지 않은 채 진행 중인데요. 이렇게 된 건 물론 양측의 기대치가 판이하게 다른 까닭입니다. 대법원은 '송소희 측이 소속사에 정산금과 부당이득금 등 총 3억788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이행되지 않은 채 또 다른 싸움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소위 '한솥밥을 먹는' 동반자적 관계는 등을 돌리는 순간 곧 이전투구의 대상이 됩니다.

최근 몇년 사이 트로트 오디션프로그램을 통해 라이징 스타들이 급부상하면서 일부 기획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2년전 '미스트롯'에 도전 후 소속사와 분쟁을 겪은 정다경 김소유(왼쪽부터). /더팩트 DB
최근 몇년 사이 트로트 오디션프로그램을 통해 라이징 스타들이 급부상하면서 일부 기획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2년전 '미스트롯'에 도전 후 소속사와 분쟁을 겪은 정다경 김소유(왼쪽부터). /더팩트 DB

인기 치솟아 '현실적 이해' 커질수록 갈등과 다툼 불가피

최근 몇년 사이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라이징 스타들이 급부상하면서 일부 기획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특히 대중적 관심도와 파급력이 컸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출신 신인가수들이 소속사와 알력을 빚는 경우가 많은데요. 얼마 전 필자가 만난 기획사 대표는 소속 신인가수를 '미스트롯1'에 출전시켜 TOP7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오히려 웃음을 잃었습니다.

그는 가요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잔뼈가 굵은 고참 매니저입니다. 웬만한 일이라면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을 내공을 지녔지만 신인가수와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 갈등 때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그의 말은 생짜 신인을 데려다 1년 넘게 가르쳤는데 조명을 받으니 태도가 급변했다는 것이죠. 부모까지 간섭하고 참견해 거꾸로 일일이 보고를 해야하는 상황이 됐다고 합니다.

오디션에 출전한 신인이 최종 순위권에 들면 방송사가 별도 에이전트에 위탁해 일정 기간 관리를 받습니다. 다시 원소속사로 되돌아가기까지 방송출연료나 기타 행사 개런티는 에이전트사와 셰어합니다. 문제는 인기가 올라갈수록 원소속사와 맺은 계약이 부당한 것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현실적 이해가 클수록 초심을 잃을 가능성이 커지고 갈등과 다툼이 불가피해지는 게 세상사 이치라지만 좀 씁쓸한 것도 사실입니다.

eel@tf.co.kr

최근 몇년 사이 트로트 오디션프로그램을 통해 라이징 스타들이 급부상하면서 일부 기획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2년전 '미스트롯'에 도전 후 소속사와 분쟁을 겪은 정다경 김소유(왼쪽부터).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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