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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씨네리뷰] 섬세한 연출과 가슴 먹먹한 연기의 '미씽'

  • 연예 | 2016-11-26 05:00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가 오는 30일 개봉된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포스터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가 오는 30일 개봉된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포스터

뛰어난 배우들이 모인 연기의 향연

[더팩트|권혁기 기자] 요즘 뉴스 사회면에서 보면 아이를 낳아 놓고도 무책임한 부모가 많다. 아동학대부터 숨지는 사건까지,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보면 혀를 끌끌차고 경악하게 만드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알 수 있다. 아이를 잃어버리는 일이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는 일인지를 말이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제작 다이스필름)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돌싱 육아맘 지선(엄지원 분)과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 분)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작품이다. 소아과 의사인 남편 장진혁(고준 분)과 이혼 소송 중인 지선은 "다은이(딸)를 보내"라는 말에 "절대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법원에서는 드라마 홍보 대행사를 운영하는 지선보다는 의사인 진혁의 손을 들어주려고 하고, 지선은 어떻게든 자신이 키울 수 있다는 증명을 하기 위해 미친듯이 일을 한다. 하지만 몸은 하나라 보모가 꼭 필요했다. 먼저 일하던 나이 지긋한 보모는 실수로 다은이를 다치게 하면서 내보낸 상태였다. 그러다 한매가 찾아온다. 한매는 윗집 보모의 소개로 받은 친구다.

처음에는 한국말이 서툰 한매에게 아이를 맡기기가 껄끄러웠다. 병원도 가야하는데 언어의 장벽은 걸림돌이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매는 곧바로 고용됐다. 아무리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던 다은이를 자장가 하나로 안정시켰기 때문이다.

지선은 한매에게 다은이를 맡기고 다시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다. 제작사와 미팅, 드라마 제작발표회를 소화하면서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는 등 두배로 더 열심히 일했다. 한매는 다은이를 자기 자식처럼 아끼고 돌봤다. 콧물이 나오면 입으로 직접 빨아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목요일 아침, 평소처럼 다은이와 한매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선 지선은 바쁜 하루를 보내고 들어와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금요일 오전, 자신이 지난밤 마시고 식탁 위에 올려 놓은 컵이 그대로라는 사실을 깨닫고 방을 뒤졌지만 다은이와 한매는 집에 없었다. 병원에 간다는 메모를 기억하고 찾아갔지만 간호사는 "약을 목요일에 와서 찾아갔다. 한 달치를 받아갔다. 보통 여행가는 분들이 그렇게 받아가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다"고 답했다.

아연실색한 지선은 한매가 고용할 때 준 외국인 등록증을 들고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아이를 숨기면 우리에게 불리하다"는 민 변호사(조달환)의 말에 신고를 취소한다. 오매불망 한매의 연락만을 기다리던 지선은 자신의 집 앞을 서성이던 의문의 남자 현익(박해준 분)을 붙잡고 다짜고짜 "우리 집에 있던 중국인 한매를 아느냐"고 물었다. 현익은 "한매? 받을 돈이 있어 왔다. 집에 없으면 됐다"면서 발길을 돌리려고 했지만 "제발 제 아이랑 한매를 찾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에 중국 여성들이 주로 근무하는 한 안마방에 데리고 갔다.

안마방 마담(김선영 분)과 종업원들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한매의 이름과 나이 모두가 거짓이었고, 그가 아이까지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러나 박형사(김희원 분)는 다은이의 양육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한 지선의 자작극으로 보고 이지선을 수배하기에 이른다.

점점 한매의 비밀을 알아가던 지선은 충격적인 사실에 접근하게 된다.

주연 엄지원과 공효진은 가슴 먹먹한 연기를 제대로 펼친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스틸
주연 엄지원과 공효진은 가슴 먹먹한 연기를 제대로 펼친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스틸

'미씽'은 이언희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주연배우 엄지원, 공효진의 가슴 먹먹한 연기가 맞아 떨어진 작품이다. 이미 '소원'으로 찢어지는 엄마의 마음을 연기했던 엄지원에게, 이언희 감독은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커다란 숙제를 줬고 엄지원은 당당하게 해냈다. 공효진은 단 '1'도 기존 '공블리'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게 연기했다. 그가 중국어를 구사하는 장면만 봐도 얼마나 큰 노력을 했을지 짐작이 된다.

여기에 다른 작품에서는 주연급인 김희원, 박해준이 조력자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사족이지만 김희원과 박해준은 드라마 '미생'에서 각각 박과장과 천과장 역을 맡은 바 있다. 김희원은 '백마진' 등 비리를 저지르던 인물이었으며 박해준은 영업3팀의 허리였다. '미생'에서 김희원의 빈자리를 박해준이 채웠다면, '미씽'에서는 형사와 피의자로 만난다.

이언희 감독의 연출력을 믿은 '신스틸러'가 대거 등장한다. 김선영과 조달환 모두 제대로 자기 몫을 챙겼다. 여기에 연극계에서 유명한 배우 김지훈, 2014년 '타짜-신의 손'을 시작으로 '밀정' '럭키' 등 스크린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고준, 지난 11일 종영된 MBC '워킹 맘 육아 대디'에서 얇밉지만 가슴은 따뜻한 시어머니로 등장한 길해연까지 이만한 배우들이 모이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응팔은 잊어라!' '응팔'에서 고경표의 엄마로 출연했던 김선영은 '미씽'에서 제대로 웃음보를 터트린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스틸
'응팔은 잊어라!' '응팔'에서 고경표의 엄마로 출연했던 김선영은 '미씽'에서 제대로 웃음보를 터트린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스틸

출연만으로도 큰 힘이지만, 그 안에서 연기가 더욱 빛이 난다. 특히 김선영은 '미씽'의 최대 웃음 포인트다. '응답하라 1988'을 생각하고 간다면 제대로 허를 찔릴 예정이다.

이언희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 쫄깃한 스토리가 버무려진 '미씽'은 오는 30일 15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된다. 러닝타임은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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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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