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인기 예능 '무한도전', 끊임없는 성장
[더팩트 | 김민지 기자] 어느새 500회다. 지난 2005년 4월 23일 MBC 예능 프로그램 '토요일' 속 한 코너로 시작했던 '무한도전'은 어느새 대한민국 방송계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콘텐츠로 성장했다. 쉽진 않았다. 다소 생소했던 리얼 버라이어티 장르를 정착시키고,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어내고, 끊임없는 도전을 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은 살아남았고 장수 예능이 됐다.
'무한도전'은 지난 2005년 '토요일'의 코너 '무모한 도전'으로 처음 론칭했다. 당시엔 지금과 사뭇 다른 포맷을 가지고 있었지만 '도전'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한 건 이때부터였다. '다양한 도전을 통해 꿈을 위해 도전하는 이들에게 불굴의 정신과 용기를 심어주고자 한다'는 기획의도를 가진 '무모한 도전'에서는 '황소vs인간 줄다리기' '지하철vs인간 100m 달리기' '연탄 나르기' 등 주로 몸으로 하는 도전들을 보여줬다. 그러나 5~6% 대의 낮은 시청률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그러다가 김태호 PD가 연출을 맡으며 '무한도전'은 변화를 맞는다. 김 PD는 '퀴즈의 달인'이라는 포맷을 적용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퀴즈의 달인'은 '도전'이라는 성격과는 맞지 않았지만 캐릭터쇼를 하기엔 최적의 형태였다. 덕분에 비디오 청년 유재석, 호통 박명수, 건방진 뚱보 정형돈, 퀵마우스 노홍철, 상꼬맹이 하하, 식신 정준하 등 각 멤버들의 캐릭터가 살아났고 이는 재미로 이어졌다. 또한 '무한도전'의 전성기를 이끌어 갈 6인 체제가 완성된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부터 '무한도전'은 마니아층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현재와 같은 포맷의 '무한도전'이 시작된 건 지난 2006년 5월부터다. 김 PD는 '퀴즈의 달인' 포맷을 뒤로하고 다시 '도전'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 그러나 아이템은 단순히 몸을 쓰는데 머무르지 않고 더 확장됐다. 이들은 모델로 패션위크에 서기도 하고 때론 노래를 불렀다. 자체적으로 정극을 찍고, 가요제를 개최하고, 갑자기 멤버의 집을 방문하는 등 형식의 제한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매주 어떤 주제가 나올지 기대하며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시즌부터 '무한도전'이 리얼 버라이어티 장르를 표방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예능 프로그램은 대본에 바탕을 두고 진행됐으며 이를 벗어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이 형식을 깨기 시작했다. 출연진이 지각하는 걸 그대로 보여주고, 서로 어색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예 정식으로 친해지는 자리를 마련해 이조차 방송으로 소화했다. 박명수가 짜증을 내고 정준하가 삐쳐도 이는 그대로 전파를 탔다. 세련된 맛은 없었지만 새로웠고 신선했다.
덕분에 이는 프로그램 고유의 매력으로 자리 잡았다. 대한민국 최초 리얼 버라이어티 쇼 '무한도전'이 인기를 얻은 뒤 예능계에는 리얼 버라이어티 붐이 일었고 현재까지 경쟁력 있는 포맷으로 자리하고 있다. 혹자는 대한민국의 예능을 '무한도전' 전과 후로 나누기도 한다. 말 그대로 예능의 역사를 다시 쓴 것이다.
이후 '무한도전'은 점점 더 발전했다. 초기에는 한 회로 끝나는 단순한 아이템들이 많았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를 더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횟수가 늘었다. 또한 추격전 가요제 달력특집 무한상사 토토가 등 프로그램만의 독창적인 아이템을 발굴하기도 했다. 끊임없는 성장을 통해 '무한도전'은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갑작스러운 멤버 교체로 인해 몇 번의 위기를 겪었고, 프로그램 자체가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었다. 또한 방송 내용과 아이템 등이 논란에 휩싸인 경우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무한도전'은 담금질을 했고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무한도전'의 역사는 'ing'다. 약 10년 동안 같은 시간대 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화제성 역시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아직도 토요일 오후면 많은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에 끌어모으는 힘을 가졌다. 그래서, 여전히 '무한도전'이 줄 웃음과 재미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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