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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태양의 후예' 김원석 작가 "토 나오게 열심히 썼어요"

  • 연예 | 2016-04-22 05:00

'태양의 후예'를 집필한 김원석 작가. 그는 이 드라마의 원작인 '국경없는 의사회'를 집필했다. /블리스미디어 제공
'태양의 후예'를 집필한 김원석 작가. 그는 이 드라마의 원작인 '국경없는 의사회'를 집필했다. /블리스미디어 제공

"김은숙 작가와 공동 작업? 마법사와 한 편 먹고 싸운 느낌"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로 새롭게 떠오른 인물은 누구일까? 데뷔 6년 만에 '인생작'을 만난 김지원? 신 스틸러로 활약한 '김일병' 김민석? 이들도 이들이지만 그 어떤 사람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이 가운데 하나는 바로 김원석 작가다. 그동안 본인의 이름보다 작품이 더 유명했던 김 작가는 '태양의 후예'를 만나 스타 작가로 발돋움했다.

신드롬 열풍을 일으킨 작품을 탄생시킨 작가에게 이런 인기를 생생하게 눈으로 보는 기분은 어떨까.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작가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작가로 활동한 후 처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해본다는 김 작가는 드라마의 엄청난 인기에 얼떨떨해했다. 이제 막 '스타 작가' 반열에 오른 김 작가를 <더팩트>가 만나봤다.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 작품은 최고 시청률 38.8%를 기록했다. /KBS 제공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 작품은 최고 시청률 38.8%를 기록했다. /KBS 제공

'태양의 후예'는 방송사에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였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 3사 가운데에서도 유독 드라마 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KBS에 놀라운 시청률을 선물한 작품 이어서다. 드라마는 첫 회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보여준 건 물론, 40%에 육박하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로 등극했다.

"집필을 할 때는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을 줄 몰랐어요. 첫 방송부터 시청률이 잘 나왔잖아요. 또 시청률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너무 커서 정말 놀랐죠. 김은숙 작가와 통화하면서 '뭐 이렇게까지 잘되나'하면서 신나 했어요. 예상 못해서 더 마법 같았죠."

'태양의 후예'의 원작자는 김 작가다. 그가 집필한 '국경없는 의사회'에 살을 붙인 것이 바로 '태양의 후예'다. 2011년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을 받은 '국경없는 의사회'를 김은숙 작가가 흥미롭게 봤고 이후 두 작가의 공동 집필이 이뤄졌다. 두 '김 작가'의 협업은 꽤 흥미로웠다. 무거운 주제를 다뤄온 김 작가와 로맨틱 코미디에 강한 김은숙 작가의 조합이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지 궁금증을 자아낸 덕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재난 현장에서 피어오른 휴머니즘은 묵직한 울림을 줬고 '김은숙 작가표' 멜로는 두말할 나위 없이 흥미진진했다. 특히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는 이야기 전개와 톡톡 튀는 대사는 작품의 '킬링 포인트'였다. 두 작가는 어떻게 함께 작업을 하게 됐는지, 공동작업을 할 때 실제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태양의 후예' 작가 김원석. 그는 김은숙 작가와 작품을 공동으로 집필했다. /블리스미디어 제공
'태양의 후예' 작가 김원석. 그는 김은숙 작가와 작품을 공동으로 집필했다. /블리스미디어 제공

"김은숙 작가가 원작을 굉장히 잘 봐줬어요. 멜로를 넣으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겠다고 해서 (공동집필을) 시작했죠. 저와 김은숙 작가, 보조 작가 3명이 공동 작업을 했는데 함께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토의를 많이 했어요. 충분히 이야기를 한 후 결정을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다수결이었죠. 물론 메인 작가 찬스가 있어서 우기면 가끔은 통과됐지만요.(웃음) 자기주장을 가지고 서로 설득하고, 타협하고, 다수결에 의해 선택을 하기도 하고, 결과에는 승복하고,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떠들고…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법을 이번 드라마를 하며 배웠어요. 전 김은숙 작가를 존경하고 김은숙 작가는 저를 존중해줬어요."

"김은숙 작가가 김은숙 작가인 게, 대본이 그 손을 거치기만 하면 놀라워졌어요. 단어 순서를 바꾸고 문장을 추가했을 뿐인데 통쾌, 상쾌, 유쾌한 것들이 나왔죠. 저도 '심쿵'했으니까요. 시청률이 30%를 넘은 날 김은숙 작가에게 '나 마법사랑 한 편 먹고 싸운 느낌이다. 내 편이라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죠. 드라마 대사가 '오글거린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지만 저는 대사들이 멋지고 재밌었어요. 전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그 대사를 좋아합니다."

'태양의 후예'에서 군인 캐릭터를 연기한 송중기. 드라마는 애국주의를 강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KBS 제공
'태양의 후예'에서 군인 캐릭터를 연기한 송중기. 드라마는 애국주의를 강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KBS 제공

드라마는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회자되며 인기를 얻었지만 그만큼 비판받기도 했다. 군인 유시진의 애국심이 '애국주의'를 강요하고 몇몇 장면은 '국뽕'에 취하게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기본적인 설정의 오류나 이야기의 개연성 부족, 과도한 PPL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김 작가는 이런 지적들을 존중하며 잘못은 작가인 자신에게 있다고 입을 열었다.

"고증과 관련해 오류가 있는 건 제 책임입니다. 군과 의사들의 감수를 받았는데 '드라마다 보니 디테일한 부분은 넘어가 주셨으면 한다'고 말씀드린 부분이 있어요. 고증에 대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내 책임이에요. 더불어 많은 분들이 상황의 개연성, 인물들의 감정선을 다룰 때 디테일한 부분을 놓쳤던 걸 지적해주셨어요. 토 나오게 열심히 쓴 대본이라 후회는 없지만 방송을 보고 나서 (김은숙 작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 다음 드라마에서 더 좋은 면모를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해요."

"'국기에 대한 경례' 장면을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그게 멜로신이라고 생각했지만 비판을 하신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야죠. 사실 주인공이 군인이라는 설정일 때 고민이 많았어요.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했죠. 그러다가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보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군인들의 모습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많은데 내가 저 사람에 인생에 대해 잘못됐다고 이야기할 순 없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명예로운 군인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실수가 있었다면 죄송하지만 진짜 군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태양의 후예' 13회에서 진행된 PPL. 해당 장면은 광고가 노골적이라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KBS2 '태양의 후예' 방송 화면 캡처
'태양의 후예' 13회에서 진행된 PPL. 해당 장면은 광고가 노골적이라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KBS2 '태양의 후예' 방송 화면 캡처

"작가, 배우, 연출, 스태프, 마케터 등 드라마를 만들려면 여러 가지가 필요한데 PPL도 그 가운데 하나예요. PPL은 드라마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죠. 작가들도 최선을 다해서 재미있고 의미 있게 봐주실 만한 신으로 썼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반성해야겠죠. 한 편으로는 드라마 제작 환경이나 여건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 작가는 '태양의 후예'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드라마에 대한 비판 역시 애정에 기반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모두 겸허히 수용했다. 한 번 만들어봤으니 두 번째는 더 나아지지 않을까. '태양의 후예' 시즌2 제작 계획이 궁금했다.

"시즌2 계획은 없어요. '태양의 후예'로 할 이야기는 다 한 것 같아요.(웃음)"

breeze52@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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